초여름은 여행의 계절

달아오르는 열기에 느끼는 살아있음

by 박냥이

불과 몇 시간밖에 안 비운 차 안이 벌써 후끈후끈하다. 아침에는 분명 그늘이 져있었는데, 그사이에 벌써 햇빛이 차 안 곳곳에 잔뜩 손을 뻗치고 있다. 강가에 차를 댈 때면, 웬만해서는 창문을 열어놓지 않는다. 엄마 말씀으로는 먼지가 들어온다나.. 그래서인지 통풍이 몇 시간 안된 탓에 훨씬 더 후끈한 열기가 차 안에 가득 차 있었다.

겨울 동안은 추워서 핸들을 잡으면 너무 차가워서(핸들에 열선이 없는 구식 차량이라..) 장갑을 끼고 운전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뜨거워서 잡기가 힘들어 마찬가지로 장갑을 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조금만 더 가면 집에 도착이다'하면서 가다가 결국 창문을 다 닫고 에어컨을 틀었다.

차에서 더 크게 진동이 느껴진다. 부르르르르르... (고생이 많다, 00(자동차 이름)이..)

에어컨을 켜면 차의 연비가 더 낮아진다고 들었다. 확실히 경차는 오르막을 오르기에도 에어컨을 켜고 안 켜고 차이가 있다. 급경사를 만나면 모 유투버의 말에는, 에어컨을 잠시 꺼주는 것이 좋다더라.(경차의 경우.+저단기어로)

다시 차를 타고 나선다. 얇은 겉옷을 한 겹 더 걸친 터라 더운 차 안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열기가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고 바람막이 안에서 그대로 맴돈다. 마치 찜질방에 온 듯. 답답하기보다 따듯해서 좋았다. 나도 늙었나 보다. 하하하. 엄마 말씀처럼, 에어컨 바람의 냉기보다 조금 더운듯한 상태가 좋아져 버렸다.


옛날부터 추위보다는 더위에 강했고, 아니 추위에 너무 취약해서 오히려 더위가 나았고, 겨울보다는 여름이 좋았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 속에서 강행했던 제주도 여행보다, 지글지글 끓는 풍경 속의 제주도에서 보낸 여름날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 여름은 내게 여행하고픈 계절이다.

물론, 엄~청 더운 한여름에는, 집안에서 옷을 헐겁게 걸치고 앉아 수박 같은 시원한 과일을 먹는 것이 제일 좋긴 하지만.

요즘 같은 봄인 듯 봄 아닌 듯 초여름 같기도 한 더위속에서는, 이상하게도 온몸에 생기가 감돈달까.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이 영 성가시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살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달까.

여름에는 샤워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아침의 일정으로 여기저기 땀범벅이 된 나는, 각종 세제를 사용해서 한번 씻고, 오후에 또 공원에서 만보를 걷고 나서 그냥 물로만 다시 또 씻었다.

우리 집에서는, 간단히 샤워를 한다는 말을, '물한바가지 덮어씐다'라고 한다.


초여름이 오면 여행을 떠나고 싶다. 어디든 걷고 싶다. 태양에 얼굴에 땀이 줄줄 흘러도, 목이 타는듯한 갈증이 느껴져도 뭔가 살아있는 것 같아 좋다. 맑고 시원한 물을 마시는 일이 더할 나위 없는 쾌감을 준다.

올해 유월에는 아마 다시 돈벌이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전에 '더위속에도 즐거운 나만의 여행'을 또 한 번 떠나고 싶다. 기회가 되면 역시 제주도지만,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 이도 저도 안되면 가까운 부산 바닷가에서 소금 바람을 잔뜩 맞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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