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소소한 다툼에 너무 휘말리지 말 것
아버지는 요새 병원에 자주 가신다. 조금 과장하자면, '어디든지 아프면' 조금 끙~ 참고 계시다가 병원으로 달려가신다. 저번에, (보수 없는 자신이 스스로 벌인 일로 인한) 단순 과로에 의해 근육통인데도 '협심증'인지 의심하시며 차로 1시간 거리를 냅다 달려오신 적도 있다. 그에 따라 집에 있는 가족들도 이리저리 휘둘리고 신경 쓰이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심지어 그때는, 엄마와 나는 이모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차에 그런 연락을 받았다..
이런 일은, 가족들에게 특별한 예고나 암시 없이 찾아와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만 해도 다들 밥을 다 같이 잘 먹다가, 아빠는 난데없이 '00병원에 건강 검진하러 가야 한다'라고 하셨고, 그동안 아랫배가 묵직해서 조금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셨다.
이제 이야기를 꺼내신 것을 보면 그동안 꽤 긴 시간을 참아오셨다는 것이다.
엄마는, 투덜대며 정신없이 준비를 하시고 숟가락을 놓을 겨를 없이 따라나선다.
보통, 식구들의 하루 일과가 아침마당이 끝나는 9시 30분경 시작되는 마당에, 오늘은 두 분 다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에 벌써 병원으로 향하셨다.
부모님도 부모님들만의 사정과 인생이 있다. 두 분은 여태껏 살아오시면서 꽤 많이 사소하게 다투셨다.
이제는 그에 같이 휩쓸리지 않게 나만의 꼿꼿한 중심을 세우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다.
아무래도 그간 아버지의 잦은 말썽에 남동생이나 나나 다들 엄마 편을 들어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분쟁에 흙탕물을 더 튕기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때에는, 예민한 기질의 나도 다른 어떤 곳에 집중을 하면서 잦은 말소리들을 그저 무심하게 대하려고 하는 편이다.
가령 오늘은, 오랜만에 인터넷에서 원피스랑 치마 구경을 했다. 아마, 내가 입어서는 영 모양이 살지 않을 옷들이지만.. 그래도 '구경하는 맛'이 있다.
실제 옷가지를 고르는 것과는 달리, 예전에 했던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에서도 나의 캐릭터를 꾸미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었다.
옷가지를 구경하는 일들은 꽤 즐거운 일이다. 가끔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할 때(?)마다 한 번씩 이런 사이트들에 들락날락거린다.
원래라면 나이키, 아디다스, 휠라 이런 스포츠 브랜드의 옷가지들만 슬쩍 구경하다 치웠을 건데, 이제 봄이라서 그런지 관심 없던 원피스나 치마를 파는 사이트들도 여럿 들어가 본다.
나는, 한때 '치마알러지'가 있을 만큼 치마 입는 것을 기피했는데, 하체에 살이 특히 치중되어 있는 내가 치마를 입으면 생각보다 여러 편한 장점들이 많았고, 올 1월의 산부인과 수술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도 치마를 입고 입원생활을 했었다.
그런 불가피한 과정 중에, '치마의 편리성'에 대해 새삼 체감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뭐, 내가 적은 치마는 거의 기장이 종아리 중간 정도까지 내려오는 그런 '긴치마'만을 일컫는다.
무릎 위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가뜩이나 다리가 어마 무시하게 두껍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치마'들은, 바지를 입었을 때보다 이리저리 앉고 걷고 할 때 불편하기도 하지만, 바지를 입었을 때보다 편한 점들도 많다. 허벅지 살이 많아 땀이 많이 나도, 치마를 입으면 땀띠 같은 것이 덜 난달까..
수술 이후 겨울 동안 한동안 치마를 입고 생활했는데, 봄이 되니 그런 두께의 치마들은 더워져서 점점 장롱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고, 이제 더 얇은 소재를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마침 부모님이 두 분 다 병원으로 나가셔서 진정 홀로 있는 시간이다.
설거지거리를 재빨리 해치우고 와서, 나머지 시간 동안 아이쇼핑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