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일하시는 분이 민원인의 전화를 받고, 전화가 채 끊기지 않은 상태에서 착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옆자리 동료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때 한 말이 민원인에게 제대로 끊어지지 않은 전화기를 통해 흘러들어갔고..
추후에 꽤 여파가 있었다는 이야기.
그녀는 당연히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겠으나..
여하튼 결론적으로는 민원인 입장에서는 상대가 조금만 조심했더라면 받지 않아도 되었을 정신적인 상처를 받았다.
아마 그녀는 뭐 그리 큰 죄책감이라고는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저 그런 일이 논란이 된 게 단순하게 민망하기만 했을지도 모른다.
나자신도 겉과 속이 다를 때가 많다.
특히 계급사회에서 조직생활(밥벌이)를 하면서는 나자신의 속내를 숨겨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상사가 00같이 행동하거나 말할 때 겉으로는 수긍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열이 나거나, 퇴근하고나서 욕이 나올 때도 있다. 뭐, 이런 건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남을 무시하는 것'은 좀 아닌 거 같다.
위 뉴스의 논란 요점도 그 대화 속에 상대를 깔보는 내용이 있어서였기 때문인 기억이 난다.
음, 솔직히 다 쭈끌쭈끌 낡아 부스러질 몸인데
누가 누군가에 비해 특별히 대단할 게 무엇이며..
상대의 직업이나 출신 이런 것으로 깔보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혼자 생각하지만 이런 일들은 무궁무진하게 많고, 대개는 그냥 침묵 속에서, 당연스레 행해지는 일들이다.
마치 그런 체제나 사상들에 반발심을 품고 역겨워하는 게 더 유별나보일 정도랄까.. 그 정도로 너무나 당연한 것..
뭐,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어쩔 수 없이 '적당한 가면'이 필요하다고 체념하고서라도..
그냥 일반적인 사회에서 금전적인 문제 없이, 마음을 가볍고 편하게 한 상태에서 보는 이들에 대해서'만'이라도
나는, 최대한 가식을 떨쳐보려지만-
쉽지는 않다.
가식이란 게, 남에게 잘 보이려는 목적과 동시에 나자신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굳이 가면을 완전 무장해제하는 상대를 꼽자면 가족이나 남친밖에는 없을 정도로..
그냥 어떤 누군가를 만나든지 간에 나의 민낯, 또는 주장을 완고하게 드러내기 보다는 적당히 감추고 상대를 더 배려(?)하는 쪽이다. 배려라기보다는, 논쟁이 싫어서 수긍하는 척(?)을 자주 택한다.(그런 게 과연 '배려'일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표현할 말이 없어서 '배려'라고 썼다.)
그럼에도 나자신의 주장은 굳이 드러내기보다는 내면에 가지고 있는 채 (누군가의 주장과 부딪치거나 비판받지도 않은 온전한 상태로) 굳혀져 있는 상태랄까..
그러니 뭐, 논쟁을 통한 자신의 발전(?)이랄까 이런 것은 내 삶에서는 거의 없고,
만약 누군가가 진심을 담아 내 삶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는 조언을 해준다해도 그것이 100퍼센트 전해지기는 힘든 성격이다. 그 말을 듣고 내가 1퍼센트라도 나아지면 꽤나 흡수했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꽤나 고집스럽다..)
다시, '꺼지지 않은 전화기' 얘기로 돌아가서..
세상 어느 곳에서나 '비밀'이라고, 또는 비밀처럼 이야기한 이야기들이 어느 이야기들보다 파다하게 퍼져나가는 경우가 잦듯이..
세상에 비밀이란 건 없다고 생각하기에,
웬만해선 누군가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을 비난하거나 욕하기보다는.. 그 사람에 대해 굳이 이야기 해야하는 경우라면(솔직히 두사람이 만나서 제3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보다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가장 이상적인 대화라고 생각하고,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히려 충전되는 느낌이랄까..)
그 사람의 좋은 점, 장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는.. 지극히 이상적인 행동을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쉽지는 않은 게 '팔랑귀'이다 보니, 누군가 남의 험담을 하거나 남이 그 사람에게 준 피해나 슬픔 등에 대해 나에게 털어놓는 경우에, 쓸데없는 공감력을 발휘해서 오히려 같이 욕하고 슬퍼해주는 때가 더 많은 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