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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May 25. 2022

어떤 클리셰라도 부수어버리는 웹툰

이말년 서유기 外

  '클리셰'란 말을 알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뜻은, '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원래 '클리셰' 대신에 이 글의 제목에 쓰려고 했던 '개연성'이라는 단어의 뜻이,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성질' 또는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을 다루는 문학의 보편성'인 것과 비교해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나.. 단어를 파고들어 따지는 과정은 접어두고.. 적으려던 이야기인 웹툰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흔히 '병맛'이라고 일컫어지지만, 그 단어 자체의 부정적인 면 때문에 스스로 약간 바꿔서 써보자면..

'통맛'이라 하자.

내가 만들어 본 '통맛'의 의미는, 으레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것 같은 얘기에서 전혀 다른 방식의 진행이나 결말을 보았을 때 마치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듯한 느낌'을 주는 만화들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이다.


  요즈음 내가 하루 한편씩 챙겨보고 있는 웹툰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이 웹툰들은 벌써 완결이 난지 오래지만, 때늦게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다.

먼저, 이말년 작가의 '서유기'와 '이말년 시리즈'

그리고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 외 다수 웹툰들.

(필명)이말년 작가는 만화가가 아닌 방송인(침착맨)으로 처음 접했는데 제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침착맨 유튜브를 보는 일이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보통 생방송으로 2시간에서 10시간 내리(?) 진행될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때보다 추후 업로드되는 긴 영상(침착맨 원본박믈관)을 틀 때가 더 많다.

음.. 영상에 대한 설명은 조금 광범위한 면도 있어서 생략한다.



  먼저 '이말년 시리즈'는 거의 '한편당 한이야기'로 끝이 나서 이전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해도 큰 지장 없이 기발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큭큭거리면서 보고 있다.

처음에 이 웹툰을 나에게 추천해준 이는 남친이었는데, 그가 무심하게 '니가 좋아할 거 같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리 되었다.

  그리고 '이말년 서유기'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긴 하나 일반적인 클리셰가 적용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다소 기괴하고 쉽사리 생각지 못할 내용으로 각 회차가 진행이 되고 끝이 난다.

  이 만화들을 보면서 내심, 그동안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에 휩싸여 살아왔는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뭔가, 몇 년 안 되는 인생 동안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생각의 연결고리에 고정된 틀이 생겼고 그 틀의 방향을 바꿔주거나 부숴주는 만화랄까..


  각기 다른 연도에 쓰인 여러 댓글들도 대부분, '내용을 종잡을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다니 그(이말년)답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보통 스토리가 연달아 올라오는 웹툰들에서는 댓글에는 다음 이어질 내용을 추리하는 댓글이 많이 보이지만, 이 만화에 대해서는 다들 포기한 눈치가 보였고, 오히려 '자신이 예상한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점점 알아가는 듯했고, '작가가 댓글의 내용대로 순순히 진행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재밌는 댓글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답답하게 생각될 때가 많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여러 관습들'에 부딪쳐서 인생을 살면서 숨이 막힐 때도 있는데 이런 만화에 집중하는 몇 분 동안은 그런 답답함이 조금 해소되어 가면서 자신의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예를 들면 형식적인 취업 준비, 이력서 작성, 면접 같은 것을 임할 때 꽤나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모든 과정 이후에

이런 '통맛'만화를 보면서 내심 긴장했던 끈이 풀리고 삶에 대해 숨 막히는 느낌을 좀 완화시킬 수 있게 된다.

  없던 여유가 생긴 달까..


  가끔은 너무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구름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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