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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Aug 17. 2022

인프피 모임장이 종종 현타 오는 순간들

종종은 아니고 자주...

  나이 서른이 되면서 이중약속을 잡지 않는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체력도 안되고, 정신력도 안되고.. 일단 사람을 만나는 거 자체에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에 한정적이다. 특히 처음 보는 낯선 이를 만나는 자리는,, 쉽사리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과 1여 년 전까지는.. 나름 엔프피(I가 아닌 E, 즉 내향이 아닌 외향적이었다)였기에.. 아직도 사람이 그렇게 좋은지.. 나는 계속해서 모임을 만들고.. 또 지치고 실망하고.. 를 반복한다.

뭐 일련의 일들은 뒤로 하고, 아직까지는 사람이 좋은갑다.

되도록이면 사람에게 기대를 안 하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조금 친해졌다 싶거나 남보다 좀 더 가까워진 인간관계에 대해서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냥... 아무에게도~ 기대하지 말고 뭘 바라지 말고.. 킬링타임용 영화를 보듯. 그렇게 인간을 대하고 만나는 것.

그렇다고 그런 인간들과 그렇게 거창한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인생 이야기 정도를 나눌 뿐..

겉으로는 취미 모임이라 만들었지만, 사실은 친목을 목표로 만든 건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처음부터 친목이라 명시했다면 여태까지 보다 더 다양한 활동을 해올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그리 열심이지 않은  모임 활동에 굳이 아쉬움이라고 부르는  감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제목에 쓰려고 했던.. 현타 오는 순간은..

역시나 예상치 못한 순간 있었다. 내가 버젓이 올려놓은 날짜와 장소, 시간 등은 가볍게 무시하고, 단순히 자기가 편한 사람을 호명해서 특정한 시간에 '그들만의 장소'로 모이는 모임이.. 같은 날 비슷한 지역의 장소에서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열리는 것.(이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글을 이렇게 써버렸지만.. 나중에 이 모든 것이 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사람들을 통제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뭐라고. 다만, 내가 돈을 내고 일체의 회비 없이 운영하는 만큼, 그렇게 되도않게 매너 없이 행동할 거라면.. 자신이 한 달에 돈을 만원 정도 투자해서 직접 모임을 만들어서 모이면 되지 않을까?


  역시 인프피는 이렇게 '지극히 사소한 일'에 대하여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다크하게) 생각하는 게 문제였다.

이렇게 쓰고.. 결국 나의 오해였던 것도 추후에 알고..

막상 기존에 내가 올린 시간에 만난 이와의 대화는 참,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혼자 있을 때는 온갖 암흑의 굴레의 망상(?)을 펼치다가도..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이 지치는 줄도 모르고.. 줄줄줄 대화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상대방이 나와 잘 맞는 경우에 간혹 있다.

어제가 그랬다.

게다가 '빠른 년생'이 존재하던 그 시절에 같이 입학한.. 이제 쉽사리 만나기 힘들어진 그런 '찐동갑'을 만난 것. 정말 가뜩이나 대화의 맥락 없이 온갖 주제를 넘나들며 얘기하는 습관이 있는데, 어제는 그런 것과 그 시절 우리 세대들이 아는 게임들, 추억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같은 날 잡힌 모임이 열리는 오후 9시가 가까워져오고 있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출근길에 올라야 하니, 원래 계획이라면 오후 9시 이전에 귀가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또 되도않는 모임장의 오기(?)'같은 것이 발동해서 처음 온 그 모임원을 데리고 9시에 또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쳐버린 체력.. 오랜 시간을 머물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아니, 내 의지대로.. 집으로 후다닥 향했다.

굳이 변명하자면 컨디션이 꽤 안 좋은 날이었다.

  여튼 모임장이란 건.. 쉽지는 않지만.. 별거 아닌 작은 모임의 한 직책을 맡은 이로.. 일반 모임원들과는 달리 조금 객관성(?)이란 게 생긴달까.. 음.. 예를 들면.. 굳이 어떤 이의 통제 아래에 있어야 되는 느낌이 없으니.. 조금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고, 개개인의 모임원들에 대해서 주관적인 호감을 가질 때도 많지만, 되도록 모든 이들에 대해 좀 더 포용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달까..

이런 것을 객관성과 연관 지을 수 있으려나..

여튼, 만약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나서서 객관적인 위치에 있어야 하게 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아직까지 나란 인간은, 내가 좋은 사람이 더 최고기 때문에.. 만약 그런 경우 나의 호감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렇게 변덕스러운 인프피.. 남친의 말로는 나의 인생 가치관은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변한다는데..

스스로도 '우유부단함의 끝판왕'이라 생각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불만족하진 않는다.

오히려 여러 가지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혼자만의 시간이 즐겁고, 이렇게 생각이 많은 나라서.. 단지 어떠한 물질적인 것 없이도 여러 생각만으로 스스로가 한없이 즐거워지기도 한다.(특히 혼자서 음악 들으면서 운전할 때..)


  역시나 이번 글도, 예전에 적었던 여느 글과 같이 제목과 크게 상관없고, 어쩌면 제목에서 꽤 벗어난 내용을 주절거리고 있다. 뭐,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아니고, 단지 나의 과다한 생각과 상상들을 해소하기 위해 쓰고 있다.


  조금 제목에 연관된 내용을 한번 써보자면..

음,, 현타랄 것까지는 없지만, 조금 스트레스받는 상황이라 하면, 내가 연 어떠한 시간과 장소의 모임에 아무도 오지 않거나 내가 올린 단톡의 어떠한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을 거라 생각하면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방어기제(?)로써 '에이, 뭐 아무도 안 와도, 아무도 대답 안 해도 괜찮아.'하고 누군가의 답변이 오기 전에 미리 지레짐작해버린다.

그러고 나서 누군가의 답이 와있다면, 솔직히 적으면 꽤 행복하다.

마치, '가장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함으로써 상처를 덜 받으려고 한달까.'

뭐, 사실 어느 장소에 혼자만 덩그러니 모임 아닌 모임을 하더라도, 이렇게 글을 쓰면 그렇게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껏 자잘한 모임의 모임장으로서 여러 번 활동해오면서 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누군가의 연인인 채에서 모임장이란 직책을 맡았었다. 그럼으로써 솔직히 내가 모든 모임의 주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성과의 만남'이라는 치열한(?) 남녀 갈등(?)의 상황에서 스스로를 분리시킬 수 있었달까..

즉, 나는 이미 연인이 있으니, 굳이 모임 안에서 누군가를 찾으려 할 필요는 없었고,

모임에 이성을 찾으러 온 여러 남녀들의 기싸움.. 이런 것에 휘말릴 일도 없고,

단지 관중의 입장에서 주로 그들을 관찰해올 수 있었지 않나 싶다.

만약 내가 솔로인 모임장이었다면, 인생에서 어떻게든 '사랑'을 찾으려고 하는 고질병이 발동해서 모임원들 중 마음에 드는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부담을 줬을지도 모른다.(웃음)


  그렇다. 예전에 했던 짝사랑을 떠올려보면. 짝사랑이 대개 그렇지만 나의 짝사랑의 과하게 일방적인 면이 있었다. 특히 '나 좋을 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어서,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혼자 들뜨고 혼자 상처받는 일이 부지기수였지 않나 싶다..(사실 몇 년 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럼에도 연애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역시 '초반'.

미묘한 감정선과 떨림이 오가는 그 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과정들을 모임장이란 감투를 쓰고(?) 구경하는 재미가 꽤 있었지도 않나.. 싶다.(사실 그런 것들보다는 여러 분쟁들이 더 큰 '문제'며 신경을 쓰이게 했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오랜 연인에 대한 신의를 한순간의 흔들림 또는 욕망에 저버리지 않는 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아닐까.. 뭐, 대부분이 솔로인 우리 모임에서 그런 일이야 있겠냐만은..(게다가 다들 어느 정도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라 열정 넘치는 이십대와는 또 다른 것 같다(웃음).)

이만 두서없는 글을 마치고, 유투브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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