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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Nov 04. 2022

오랜만의 휴식에 적어보는 지난 일들

이미 다 지난 일이지..

  결국 약 세 번째의 모임장 노릇도 끝이 났다.

음... 그동안 친해지려고 노력했었던, 마음을 어쩌면 과하게 많이 썼던 그 사람도 떠났다.

뒤돌아보면 '맞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억지로 친해지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시간 동안은 몰랐지만.. 다 지나고 보면 또렷하게 보이는 게 있다.

그 시간 동안은 애써 부인했던 '사실'들..

예를 들면, 그 사람은 내가 자신을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나를 생각해주진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이기적이었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것이 항상 더 중요했었다.


그 목적은 이성관계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어떤 적도 있었냐 하면, '모임장'의 위치에서 거의 매번의 모임에 얼굴을 비췄던 나는,

그가 관심이 있었던 이성과 만들려던 (그 입장에서는) 조금 어색한 자리에 나까지 불러냈을 때도 나갔다.

어색한 건 아마 그와 그녀였을텐데, 모임에서 있었던 일련의 일들로 그는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을 다소 접었지만, 아마 '미련은 남아 보이는 상태'였고,

그와 그녀 모두에게 별다른 트러블은 없었던 나는 그냥 '친했던 사람들끼리 모이는 자리'라는 명분 좋은 그의 말에 다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 자리에 나갔었다.


그 자리에서 내가 본 추한 몰꼴들.. 뭐 굳이 추하다고 까지는 안 해도 되는데 굳이 이렇게 적는 이유는,

그전에 그가 그녀에게서 상처받은 일들을 '구구절절' 읊어댔던 상대가, 자가 말마따나(이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당황스럽다..)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해줬던 상대가 나였기에..

그랬던 그가 그녀랑 술기운으로 잦은 스킨십을 주고받으면서 헤벌쭉 거리는 '이중성'이, 솔직히 그 자리에서 표현은 못했지만 상당히 '역겨웠다.'

  사람이 욕심이나 이기적인 마음 같은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인간관계에 임하다 보면, 결국에는 순리대로 풀리는구나.. 하고 느낀 것이,

그 세명의 술자리의 결론은, 그녀와 그의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결말의 원나잇으로 종결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중간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간(약 오후 11시)까지 연락이 안 되는 나를 걱정하던 남자 친구와 엄마 덕분이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나를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와 그녀보다는, '나 자신을 자신들의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와 남자 친구' 덕분에, 그런 추한 상황까지 목격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역시 인생에서 챙겨야 할 사람, 과한 오지랖을 한없이 베풀어도 되는 사람들은 매우 한정적이라 느끼게 된 또 하나의 일이다.


 뭐, 그 이후로도 그와 그녀 개개인에 대해서 나 자신은 별다른 트러블은 없었으므로..(뭐 굳이 따지자면, 그런 자리에 왜 불러냈느냐(그럴 거면 둘이 만나지-_-..솔직히 가기 전에도 목적이 뻔하게 보였지만, 그가 그 자리를 만든 '겉보기 명분'만을 믿어준 나 자신이 좀 한심하다)는 나의 윽박에 그는 끝까지 (원나잇까지 이어진 사실을) 발뺌하는 추한 몰골을 보이긴 했었다. 이런 걸 어쩌면 '착한 사람, 아니 순수한 사람 코스프레'라고 할까..)

그와 그녀를 개인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갖기도 했었고,

그녀와는 근교의 사찰에서 엄청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지금은? 내 곁에서 그는 없어졌고, 그녀는 남아있다.

그가 없어진 것은 어쩌면 내가 그토록 바랐던, '모든 관계가 순리대로 풀리길 하고 절에서 기도도 했던' 그런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성관계가 목적이었으므로, 결국 떠난 것이다.

그는, 순수함을 가장하려 했었고 대부분의 사람과의 만남에서 (타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을 더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그런 의도를 항상 숨겨왔었다.(추후에 그녀와 둘이서 한 얘기를 통해서, 이런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차라리 낫다고 느끼게 되었다.)

반면, 그녀는, 그에 비해서는 (사람과의 만남에서) '가면'이 적은 편이라.. 내 입장에서도 그렇게 틀어진 둘 사이에서 그녀와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자존심만 챙기려고 했었고, 항상 그의 편을 들어주었던 나의 호의를 당연시하게 되었다. 그런 모습까지 보니 나는 그동안 쌓았던 정이 다 떨어져 버렸다.

그래서, 나는 어쩌면, 진작에 '떠나보냈어야 했을' 그를 나의 인생에서 영원히 떠나보낼 생각이다.


  나의 인생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기꺼이 은혜를 베풀어 준 이들은, 앞으로 인생에서 어쩌면 다 갚지 못할 정도로 많은데, 굳이 그런 인간답지 못한 인간한테 더 이상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져 버린 것이다.

뭐, 그렇다고 그에게 이런 말들을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다. 원래 말이란 건, 세게 하고 싶어도 결국 세게 하는 쪽이 더 후회하는 것 같으니까. 그저 끝까지 상대의 기분을 조금 생각해주면서 돌려 말했을 뿐.

다행히 알아 들었는지 조용히 떠나 준 그에게 조금은, (그동안 쌓인 일 때문에) 전혀 고맙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편하려고) 고마워해보기도 한다.

그저 표면적으로는 한없이 좋은 사람이고 친절해 보이던 그가,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자존심 하나는 꼭 평생 애지중지하면서 살길 바랄 뿐.


  어쨌든, 내 곁에 그녀를 비롯한 몇몇만 딱 남아서 -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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