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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인 집단의 한심함에 대한 고찰

작은 세상의 우월주의

by 박냥이

나는 현 직장에 올해 4년째 일하고 있다. 자유로이 이직이 가능한 직종의 특성상 평균 근속 년수는 1-2년 남짓이었지만, 몇 년 전 줄지은 퇴사로 인해 근무조건의 개선이 있었고, 그로 인해 평균 근속 년수가 2년에 달해가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생기는 건 고인물 집단.

나는 배타적인 집단에 소속되는 것이 매우 역겹다.

이들이 하는 일이란,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을 모르는 날 선 비난과, 사람 밑에 사람을 두는 행위들이다.

물론 이건 여느 회사에서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직종은 배알 꼴리면 나가서 자기 사업체를 차리면 그만.

나는 이 직종에 대한 안일 무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거였다. 즉, 이 직종의 모든 인간들이 평등하다고 생각한 거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라는 가까운 어른의 조언.

'악한 끝은 없어도 착한 끝은 있다'는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말씀.

고작 4, 5년 차인 '머리 큰' 이들은 종이명패 하나에 자기가 남보다 잘난 무엇인 줄 알고, 자기보다 조금만 모자란 구석이 있는 이를 뒤에서 비웃고, 씹어대기 일상이다.

'입구멍, 밑구멍 하나만 탈 나도 쉽사리 무너지는 게 인간인데.'

가끔 배타적인 집단 속에 속해서 남을 씹어대는 내 모습이 역겨울 때가 있다.

최근에는 이런 역겨움 때문에 한동안 하지 않던 브런치를 다시 시작했다.

나는 신입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들 중 일부는 상당히 깨인 생각으로 삶을 살고 있었다.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자신을 개선시키려 하는, 더 나은 더 역동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더 나은 나 자신이 되기로 했다.

고인 물의 생각? 비위를 맞추는 삶은 정말 '알빠노!'이다.

나는 내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이런 좁디좁은 사회 안에서 젠체하는 사람이 아닌, 내 스스로 만족하고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리라, 어금니를 악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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