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 '살려야 한다' 편을 보면서

한강 수난구조대 72시간

by 박냥이

(제목 사진출처ㅡKBS 다큐 3일)


종종 다큐 3일이나 동네한바퀴를 몇 시간 동안 다시 보기 해놓고 글을 쓰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SNS를 한다.

영상에 온전히 집중하기보다 다큐멘터리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은, 백색소음 느낌으로 일상을 채우고는 한다.

좋아하는 주제는, 다큐 3일은 '시장'편(물건 음식 사고파는 시장), '절'편(불교) 등이고, 동네한바퀴는 서울지역을 다룬 편을 좋아한다.

시간이 많이 없을 땐, 특정 편을 골라서 보기도 하지만, 여가시간이 길 때는 계속 이어지는 영상들을 그냥 틀어놓는 편이다. 지금은 다큐 3일, '한강 수난구조대 72시간'편이 재생되고 있는데, 처음부터 그리 집중해서 보고 있지는 않지만, 중간에 나온,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한 사람을 보고 갑자기 눈물이 났다. 허참, 왠 주책인가.

대강의 내용은, 자살을 하려는 이들을 수많은 CCTV를 통해 지켜보고 이들을 구하는 구조대의 이야기이다.


삶의 끈을 놓고 싶은 저마다의 사연들은 내가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도 여태껏 한두 번, 어디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적은 있지만 시도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그랬던 순간들은 몇 개월 몇 년 사이 점차 잊혀졌다. 실제로 상상처럼 하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그만큼 힘든 일이 아니었거나, 삶에 미련이 많이 남았던 것일 수도 있겠다.

여튼 다큐 3일을 몇 년 동안 봐오면서 이번 편은 참 극적인 72시간이라고 새삼 느낀다.

매번, 저런 삶의 끝에 서있는 이들을 보는 구조대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만약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한 번 더 다시 보기를 해야겠다.

나에게 일은, 그저 삶의 일부분이고 쳇바퀴 돌듯 익숙했지만 아마 저분들에게 매일의 일은, 나처럼 익숙해지거나 지루해질 틈이 없을지도 모른다.


자살에 대해서는 아직 내가 이렇다 저렇다 할 위치와 입장이 아니라 생각한다. 저마다의 삶의 힘듦과 고단함이 있을 거기에. 그래도 만약 자살시도에 실패하고 그것에 대해 후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작은 이유 같은 게 생겼으면 좋겠다.

때때로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시련도 있을지라도. 삶의 끈을 놓고 싶더라도.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더라도.

다시 살아난 이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생의 마지막을 맞으면 좋겠다.

비록 지금 자살을 생각하는 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뭐 특별한 것도 없겠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 자신이 이타적인 것도 아니다.


확실한 것은 나보다 힘든 사람이 참 많구나...

아무리 힘들지라도 결국 나는 그들보다는 살만한 거구나.



P.S. 제목에 넣을 사진 넣는다고 웹 검색했더니, 해당 회차에 대해서, '목숨을 왜 그렇게 하찮게 여기는 건지, 살고 싶은 나한테 다 주세요 그럼ㅡㅡ'이라고 쓴 불편한 글을 의도치 않게 보게 되었다.

RE: 하찮게 여길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오니까요. 당신이 무슨 큰 질병이라도 가져서 그렇게 살고 싶은지 모르지만, 타인의 힘듦에서 비롯된 행동을 그렇게 비난조로 말하는 걸 보니... 당신의 어떠한 힘듦이나 절망에 대해서도 어떠한 위로나 격려를 꺼내기도 힘들어지네요. 한편으로 당신이 보기에 그들의 행동이 미련해 보이거나 안타까워서 나온 소리일지라도, 나처럼 뭐든 그들에게 해줄 수도 없고 해줄 생각도 없을지언데, 당신의 힐난하는 듯한 글이 저에게는 그저 불편한 글로 느껴지네요.(할 일 없는 백수의 괜스런 열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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