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박家를 좋아해~

집에서는 3:1이긴 하지만...

by 박냥이

'저 사람도 박가다~' 남동생과 내가 티브이를 보면서 누군가의 이름이 나올 때 흔히 하는 말이다. 다름이 아니라, '밀양 박씨'인 어머니는, 특별히 밀양 박씨인 것을 모르더라도 누군가의 성이 '박'씨이면 호감이 급상승하는 것 같다. 우리 집의 가족 구성원들은 다 아버지의 성을 따라 '김'씨이다. 김3:박1.

어머니는 남동생과 나한테서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을 발견하면 자신을 닮아서가 아닌, 아버지를 닮아서 그렇다고 종종 핀잔을 주시기도 한다.

브런치의 필명, '박냥이'는, 이런 어머니의 취향을 고려한 것도 있다. 비록, 브런치 활동에 대해 가족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세하게 알리진 않았지만.(이는, 가까운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본다고 생각하면,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될 것 같아서이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을 했을 무렵, 필명이 '박냥이'라고 어머니한테 말씀드린 적이 있다. 사실, 박+고양이라서 '박냥이'인데, 마치 성씨가 '박'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박물관의 고양이'를 줄인 말이다. 집 근처에 위치한 박물관에서 마주친 고양이에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어떻게 보면, 박냥이의 '박'이 성씨같아 보이고, 어머니가 좋아하실 수도 있겠다고 지레짐작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박가가 될 수 없으니, 가상의 공간에서라도 박가가 되어, 3:1을 2:2로 만들어 주고 싶달까...


어머니는 6남매이다. 물론 다 '박'家다. 이모 4명에 외삼촌 2명. 큰외삼촌은 돌아가셨지만, 나머지 이모들과 작은 외삼촌은 단체 카톡방도 있을 정도로 나름 친밀한 사이다. 최근에 작은 외삼촌의 자녀분이 결혼을 하셨을 때, 결혼식장이 위치한 부산으로, 서울과 대구, 청도에서 다 모이실 정도로, 각별한 사이시다. 특히 대구의 첫째 큰 이모랑 청도의 둘째 이모는 연세가 꽤 되시고 몸도 조금 불편하신데, 먼 걸음을 하셨을 정도다. 오죽하면, 이모들이 이제 서른인 나를 보고, '00아, 이모들 더 늙으면 못 온다~ 어서 결혼해라~'하실 정도다.

이모들을 위해서라도 상대적으로 큰이모들이 오고 가시기 편한 대구에서 결혼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해보기 했다.(필자는 부산 근처에 산다)


어쨌든, 엄마의 박家사랑은 그렇게 지나치거나 크진 않지만, 같이 사는 김家들의 질투(?)와 과대해석에 의해 부풀려진 면도 있다. 그래도 티브이 방송에 나오는 누군가가(특히 다큐 같은 프로에서) '박가'라면, 왠지 어머니의 열굴에 미묘한 화색이 번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반면 '김'씨인 아버지는 딱히 내색하거나 표현하진 않는다. 너무 흔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박가도 흔하긴 마찬가지다. 최근에 모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김00님을 응원하던 걸 보면 어쩌면 아빠도? 하고 생각해본다. 심지어 한 푼 두 푼 아까워하는 아버지께서 유료 문자투표에 참여했을 정도니... (남동생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과, 나의 남자 친구까지도 이런 열정(?)에 이끌려 같이 투표를 했을 정도다...)

'왜, 김00님이 아부지한테 상금 좀 준다나?'하고 놀리는 재미가 한동안 있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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