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거리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들...
사실 내가 해온 집안일은 여태껏 엄마가 하는 것의 몇 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늘은, 오후 1시가 되기 전 3번의 설거지에 넋아웃이 돼버렸다. 매 차례마다 설거지의 양은 많았다. 엄마나 나나 무얼 하나 만드는데 쓰는 도구가 많다. 가뜩이나 화딱지가 나는 마당에, 소독한다고 뜨거운 물로 설거지를 하고 나면 눈이 건조해서 인공눈물을 넣는다. 이렇게 '정적인' 활동도 지치는 마당인데...
날이 흐려 나가길 미루고 있는 외출을 당장에라도 해야겠다.
집안일은 그 노동력에 대한 어떤 대가도 없으나, 정신과 몸은 지치는 과정이다.
반복적이며 으레 해야 하는 일들... 십수 년간 가정을 일궈오신 엄마에겐 만성이 되었건만, 직장인에서 집순이로 잠시 쉬고 있는 나에게는 아직 힘에 버거울 때가 있다.
차가운 날씨에 빨래를 너는 일도 그중 하나다. 손발마저 차가운 와중에 양쪽 베란다에 빨래를 널다 보면 그냥 다 던져버려 놓고 싶을 때도 왕왕 있다.
이런 귀찮지만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어른들은 당연스레 해오시고 계신다.
무슨 일을 하면, 어떤 '티'라도 나야 하는데, 집안일은 그렇게 많은 티가 나는 일도 아니다. 더군다나 하염없이 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누가 하라고 하진 않지만, 해야 하는 일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고작 설거지와 빨래 몇 번으로 넋이 나가버렸으니... 누가 보면 혀를 끌끌 차겠다.
잠시 외출을 다녀와야겠다. 날이 흐리지만 산에 가서 공기를 한 움큼 두 움큼 마시고 와야지 조금 개운해질 것 같다. 다시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해나갈 힘이 생길 것 같다.
엄마도 어저께 그러시더라. '귀찮으니까 아침에 확 몰아서 다 해버려야 해'.
그 말이 맞다. 그래도 아침에 몰아서 하는 것도 조금 버거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가족이 다 같이 살아가려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가급적이면 서로서로 도와가며 해야 할 일이다.
집안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벼이 여길 수 있는 요령을 빨리 터득하고 싶다.
일단 생각을 비우고 임해보자. '이거 빨리 하고 뭐해야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