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영국 런던 여행하기
아이가 여행할 때 가장 신나 할 때는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했을 때이다.
우리가 런던에서 만났던 카페들은 우연하게도 각자의 치즈 케이크를 팔고 있었다.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었지만 신기하게도 아이 취향에 잘 맞는 케이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미술관, 공원, 걷기가 연속되면 어느 순간 아이는 지루해하거나 다리가 아파서 지쳐있었기 때문에, 당을 채우면서 기분을 끌어올릴만한 "디저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연히 먹게 된 강력하게 맛깔난 것들이 그 역할을 잘 담당해 주었고, 무사히 런던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큰 도움을 준 고마운 케이크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런던 해롯 백화점은 0 2개는 더 붙은 가격표가 붙은 명품들이 가득했다.
딱히 물건을 사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부자들이 돈을 쓰는 곳은 여기인가 보다 싶은 것이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영국 사람들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덩치가 큰 고급 차량에서 내리는 중동 느낌의 부인들부터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백화점에 들른 김에 우리가 향한 곳은 3층에 있는 해롯 카페였다. 어떤 디저트가 있을지 홍차 맛은 어떨지 궁금하던 차에 8층으로 들렸다. 한 판씩 파는 케이크들은 고풍스럽고 맛있어 보였다.
우리는 메뉴판에 있는 라스퍼베리 치즈 케이크(raspberry-cheesecake)를 발견했고, 과감하게 시켜보았다.
조금 색다른 셰이크를 같이 주문했는데 셰이크맛은 솔직히 입맛에 맞지 않았다,
건강한 말차 느낌이긴 했는데 풀 맛이나 민트 느낌이 나서 아이가 마시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본인이 직접 고른 음료이니 군소리 없이 아주 조금씩 마시는 것을 보니 은근히 웃음이 났다.
아이가 고른 라즈베리 치즈 케이크 가격은 4만 원이 다 되었고 음료도 2만 원대가 되었다.
영국의 물가인지 해롯 백화점의 물가인지 모르지만, 매~ 우 인상적인 가격이었다.
케이크 한 판 가격의 럭셔리한 해롯의 치즈 케이크는 아이의 최애 디저트로써 지금까지도 그 위치를 대신하는 디저트는 없다. 사실 아이는 케이크가 비쌌다는 것만 알지 실제 가격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라즈베리 치즈 케이크의 맛이 정말 진하고 과일의 시큼한 맛과 치즈가 엄청나게 조화로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뭔가 기억에 남을만한 맛이었나 보다 싶다. 사실 한 입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만 하고 있다.
Arthur's Cafe link. Insta link
예전에 출장 왔을 때는 입구에서 꽃이 가득한 입구 앞에서 꽃 향기만 맡고 지나갔던 리버티 백화점, 이번 여행에는 아이와 함께 꼭 가보고 싶었다.
해롯 백화점보다도 더 오랜 역사가 있다는 정도의 정보만 알고 들렸는데, 기대보다 훨씬 역사가 느껴지는 클래식한 건축물이었다.
각 층은 오랜 나무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옛날 느낌이 그대로 묻어있는 인테리어가 매력적이었다. 나는 뭔가 옛날 느낌에 끌리나 보다. 반짝반짝 날카로운 현대식 건물보다 훨씬 맘에 들었다.
리버티 백화점의 제품들도 만만치 않은 가격들이었다. 어깨가 넓고 긴 드레스들이 많았는데 아마 키가 170은 되어야 입어줄 수 있는 크기들의 옷이 대부분이었다.
소인국의 작은 여인이 된 기분이었다. 눈 구경은 충분히 했고, 이제 이곳의 Arthur's Cafe가 궁금해졌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왔기에 첫 끼니이자 디저트이기에 꼼꼼히 메뉴판을 살펴서 골라보기로 했다. 눈에 들어오는 기가 막힌 케이크 세트가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치즈 케이크 세트. TRIO OF BAKED MINI CHEESE CAKE
오늘의 선택은 고민 없이 이것으로~ 오늘은 건강한 말차 느낌 아닌 복숭아 아이스 티로 골랐다.
달달하니 훨씬 직관적인 맛이었으니 딸아이 입맛에는 딱이었다.
나는 아이의 케이크를 눈으로 즐기고, 모든 양을 다 양보했다. 진한 라테 한잔으로 충분하다.
긴 접시에 가지런히 놓인 케이크 3개는 맛과 생김새가 각각 다르고 개성이 있었다,
미식가가 된 기분으로 천천히 케이크 맛을 음미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웃음이 새어 나왔다.
런던의 치즈 케이크 먹기는 잊지 못할 아이의 도장 깨기가 되었을 것이다.
케이크를 고르고 먹는 시간은 달달하기도 했지만, 카페의 분위기에 녹아 쾌적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