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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Jul 16.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마흔일곱

물망초 : 한상원(feat. 양희은), 1집 - 1993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펑크 마스터!


대중에게 아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K-Pop을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아티스트인 한상원에게 오랜 기간 동안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 그 이름, 펑크 마스터!


이젠 이름보다 더 익숙해져 버린 그의 닉네임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의 펑크(Funk)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남다른데, 그는 Jazz, Blues, Rock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걸출한 아티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펑크 뮤지션으로 불리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한상원은 지난 숨은 K-Pop 명곡 서른 번째에서도 소개한, 그의 음악적 소울 메이트라 불리는 정원영과의 밴드 결성을 시작으로 '쉼', '석기시대'와 같은 밴드에서 국내 음악 활동을 하던 중, 미국 버클리로 유학을 결심하게 되고, 이 시기에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정원영, 김병찬, 김광민 등과 함께 K-Pop의 음악적 수준을 한단계 높인 버클리 사단 1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버클리 졸업 이후 The New England Conservatory로 진학하였는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당시 경제적 이유로 인해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귀국하였다고 한다.


https://brunch.co.kr/@bynue/87 


귀국 이후, 오늘 소개할 '물망초'가 실려있는 그의 첫 번째 솔로 앨범인 'Seoul, Soul Soul Of Sang'을 기획/발매하게 되는데, 이 앨범은 그가 유학시절 미국에서 접한 펑크, 힙합,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 녹아있는 명반이다. 


유명 베이시스트인 Will Lee를 포함한 미국 현지 세션맨들이 주로 참여한 이앨범은 한상원 본인이 기타, 베이스, 신디사이저 등 악기연주는 물론 당시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던 Vocoder를 활용한 보컬까지 대부분의 음악 녹음에 직접 관여했는데, 그의 천재적 재능을 아낌없이 모두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닐 훌륭한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앨범에서는 오직 2명의 객원 보컬만이 노래로 참여했는데, 바로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 그리고 한국 포크계의 전설적 대모, 양희은이다. 참고로 김종진은 이 앨범이 나올 수 있도록 물심양면 결정적 도움을 준 조력자라고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너무나 아쉽게도 이 앨범은 음악적 완성도에 비해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가사와 노래가 굉장히 중요한 한국 대중음악에서, 대부분의 노래 보컬을 Vocoder로 처리했다는 것이 대중에게는 다소 이질감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앨범을 통해 그는 '펑크 마스터'라는 평생의 닉네임을 얻게 된다. 


1993년 발매한 한상원의 Seoul, Soul Soul of Sang 앨범 표지


그는 이후 버클리 동기인 한충완, 김병찬과 함께 참여한 Korea Super Session 2집, 자신의 이름을 건 밴드인 한상원 밴드, 김현철, 전인권 등과의 음악적 협업과 활동을 지속하다가 1998년 대한민국에 길이 남을 또다른 명반 'Funky Station'을 발매한다.


그의 오랜 동료인 정원영과 김광민 이외에도, 신윤철, 신해철, 조규찬, 이현도, 이소라, 유 앤 미 블루 등 장르를 불문한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아티스트들이 이 앨범에 모두 참여하였다.


각각의 아티스트가 가진 다채로운 색깔에 한상원의 음악적 독특함이 얹어져 새롭고도 멋진 음악들이 탄생했는데, 그 어느 곡 하나 버릴 수 없는 K-Pop Funk 역사에 길이 남을 명반이라 칭송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K-Pop Funk의 레전드 앨범
한상원 2집 'Funky Station'


1998년 발매된 한상원 2집 앨범 표지


앨범 발매 이후 한상원은 전인권, 이현도과 같은 뮤지션들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함께 하기도 했고, 전설적 프로젝트 그룹인 밴드 긱스에서 정원영, 이상민, 정재일, 이적, 강호정 등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Crush와 함께 협업한 R&B 싱글 앨범 'SKIP'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시 돌아와, 오늘 소개할 47번째 숨은 명곡 '물망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노래 선곡에 대해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아니 Funk가 레전드인 앨범에서
보컬 재즈 블루스 선곡을?


사실, 이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라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에겐 아주 생소한 노래들일 수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로 '물망초'의 보컬 버전의 경우는 이후 양희은(1995)과 김현철(1995)의 앨범에 실려 타 노래에 비해 대중에게 비교적 알려진 곡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선곡한 이유는, 대중의 벽이란 너무나도 높아서 인지도가 타 노래에 비해 조금 낫다는 이야기일 뿐 아직까지는 양희은, 김현철의 찐 팬이 아니고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노래일 수 있기에 이 기회를 통해 널리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연주곡과 보컬 버전의 ‘물망초’는 1995년 양희은의 앨범에 실렸고, 같은 해 김현철 'Who Stepped On It' 앨범엔 새롭게 편곡되어 발매 되었다.


무심한 듯 툭툭 내던지는 드럼, 그리고 깨끗하고도 정갈한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시작되는 노래는 전형적인 미디엄 템포의 재즈 블루스 리듬으로 잔잔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젠 중년에 접어들었지만, 청아하고도 중후한 이질적(?)이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양희은만의 보컬이 담담히 귓가에 맴돌게 되는데, 노래 중간중간 멋들어지게 그녀의 보컬을 지원하는 한상원만의 기타 리프가 마치 고개를 끄덕거리는 추임새처럼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Don't Forget Me(나를 잊지 말아요)'가 꽃말인 물망초의 실제 사진


그리고 이 노래가 더더욱 명곡인 이유는 양희은이 쓴 너무나도 서정적이고도 감성적인 가사 때문이기도 한데,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물망초의 유명한 꽃말처럼, 노래에서 느껴지는 아련한 옛사랑의 추억은 양희은의 음색과 어울려 그 옛날의 나로 돌아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나의 가슴에
물망초 꽃다발이 되었어.


누군가 그랬다.

헤어짐이 걱정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불타올랐던 사랑은 서서히 식어가는 중이라고...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그때의 나, 그리고 마치 파아란 하늘빛과 닮은 물망초 같았던 그녀가 생각 나 웃음 짓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사랑에 움추려 들게 된다. 어쩌면 시작하기 전 다가올 헤어짐의 아픔 때문에 적당히 타협하고, 그리고 또 포기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 그땐 그랬지...


헤어질 상상도 못 했던 그 때의 그 시절,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있을까?




물망초

한상원(feat. 양희은), 1집 - 1993


작사 : 양희은

작곡 : 한상원

편곡 : 한상원

노래 : 양희은


언젠가 넌 말했지 슬픈 땐 하늘을 본다고

흐르는 네 눈물이 자그만 물망초 꽃처럼


그때는 정말 우리가 헤어질 줄

꿈에서라도 생각을 못했어


파아란 하늘빛 닮은 네 눈물

나의 가슴에 작은 물망초 꽃다발이 되었어


지금도 널 생각해 파아란 하늘을 볼 때면

날 잊지 말아 줘요 슬프게 말하는 것처럼


그때는 정말 우리가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어


파아란 하늘빛 닮은 네 눈물

나의 가슴에 작은 물망초 꽃다발이 되었어


언젠가 넌 말했지 슬픈 땐 하늘을 본다고

흐르는 네 눈물이 자그만 물망초 꽃처럼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CRTCkfJJG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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