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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Feb 25.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서른

흐린날, 텅빈하늘 : 정원영(feat. 낯선사람들), 1집 - 1993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K-Pop 수준을 한 단계 높인
버클리 사단의 중심.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부터 국내 K-Pop은 일명 '버클리 사단'이라고 불리던 출중한 뮤지션들이 해외의 다양한 Jazz, Rock, Pop, Funky, Blues 등의 견문을 넓히고 국내로 다시 돌아와 다양한 앨범과 노래들을 선보였는데, 흔히 이때 당시의 멤버들을 '버클리 사단'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K-Pop의 중흥기인 1990년대의 커다란 음악적 기둥으로 성장하는데, 지금은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음악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으로도 더 알려져 있는, '정원영'이라는 출중한 뮤지션이자, 아티스트, 프로듀서가 그 중심에 함께 있었다.


그런데, 흔히 버클리 사단이라 불리는 '정원영, 한상원, 김광민, 한충완, 김병찬 등'과 같은 뮤지션들의 뿌리를 찾아 천천히 걸어 올라가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사랑과 평화', '부활' 등 K-Pop 전설의 밴드와 만나게 된다.


레전드는 항상
또 다른 레전드를 만들어왔다


전설의 위대한 탄생 사진 한 장, 왼쪽부터 김효국, 유재하, 김광민, 송홍섭 등 본 숨은 명곡 시리즈에도 자주 등장하는 당대 최고의 뮤지션들의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정원영은 1970년대 중후반, 아직까지도 절친이자 음악적 소울 메이트인 '한상원'과의 밴드 결성을 시작으로 ‘쉼’, ‘석기시대’, ‘사랑과 평화’, 그리고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건반을 담당했었다. 그 이후 한상원과 함께 버클리 음대 Professional Music 전공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된다. 참고로 한상원은 버클리 졸업 후에 The New England Conservatory로 진학하였다.


이들은 그들이 경험한 음악적 경험들을 국내 K-Pop에 담기 시작했는데, 그 영향력이라는 것이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만든 굉장한 사건이었다.


정원영은 솔로앨범 활동 이외에도, 정원영 밴드, 정원영-한상원 밴드, GIGS 등 다양한 프로젝트 그룹 활동도 이어가고 있는데, 특히 GIGS 활동 시절에 함께 한 정재일, 이상민이라는 천재 뮤지션들의 멘토가 되기도 했다.


좌로부터 정원영(건반), 강호정(건반), 정재일(베이스), 한상원(기타), 이적(보컬) 이상민(드럼)이 함께한 GIGS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던 그는 안타깝게도 뇌종양을 앓게 되는데, 다행히 그는 어려운 시기에 찾아왔던 질병을 이겨내고 다시 왕성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오늘 소개할 노래 '흐린 날, 텅빈하늘'은 정원영 1집에 실린 재즈보컬 그룹 '낯선 사람들'이 보컬로 참여한 노래로 1993년 발매되었다.


1993년 발매된 정원영 1집


정원영 1집은 재즈, 특히 정통 퓨전 재즈를 기반으로 대중성과 실험성 모두가 담겨있는 명반이라 할 수 있는데, 앨범 9곡 중 4곡이 연주곡일 만큼 앨범 구성이 독특하다.


참고로 이 앨범에는 이전 숨은 명곡 아홉 번째 노래, '송홍섭'편에서도 다룬 '어느 날 오후'가 재수록되어 있기도 하고, 이 앨범 모두가 '송홍섭'이 운영하던 송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는 것을 보면 그들만의 케미와 아름다운 음악적 관계를 볼 수 있는 것 같아 재미있기도 하다.


https://brunch.co.kr/@bynue/38


정원영 1집이 가지는 상징성은 '하나기획'의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라는 것이기도 한데, 이전 '낯선 사람들'편에서도 잠시 소개했었지만, '동아기획'의 음악적 가치나 소명을 이어 가고자 뭉쳐진 새로운 '기획사'가 바로 '하나기획'이다. 


타이틀 곡인 '가버린 날들'은 정원영의 노래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노래 중에 하나일 텐데, 그만큼 경쾌하고 흥겨운 리듬에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듯한 후렴구의 멜로디와 코러스가 매력적이다.


오늘 소개할 명곡인 '흐린 날, 텅 빈 하늘'은 정원영이 직접 작사/작곡/편곡을 하였고, 낯선 사람들이 참여한 노래로, 퓨전 스타일의 재즈 보컬곡인데 단조로 시작되어 장조로 이어지다가 다시 단조로 회기 하는 곡의 흐름, 그리고 마지막에 이어지는 토속적 굿거리장단을 표방하는 듯한 리듬과 멜로디는 한국적인 정서적 공감뿐만 아니라 굉장한 실험성을 느끼게도 해준다.


그리고 곡에 흐름에 따라 교묘히 조바꿈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재치도 당시에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이기도 했다.

 


이 노래는 낯선 사람들의 더할 나위 없는 화음, 그리고 노래 도중 '~그대여'라는 가사에서 너무나도 뚜렷이 그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소라의 목소리까지 아름답기만 한데, 난 개인적으로 정원영의 비음 섞인 기교 없이 툭툭 내뱉는 노래 스타일도 굉장한 매력과 독특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곡은 흐린 날과 텅 빈 하늘로 떠난 연인에 대한 상실을 노래하고 있는데, 후렴에 '슈비르 두밥'이라는 가사, 원래는 흥겨워야 할 노랫말이 오히려 슬프고 애처롭게만 느껴진다.


만약 오늘 하루가 찌뿌둥히 흐린 날이고,

한없이 알 수 없는 무기력감과 상실감이 느껴지는 하루가 되어서,

지난 연인이 생각나는 시간이라면, 이 노래를 들어보자.


혹시 다시 같이 별을 셀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흐린 날, 텅 빈 하늘

정원영, 1집 - 1993


작사 : 정원영

작곡 : 정원영

편곡 : 정원영

노래 : 낯선 사람들


하늘이 푸르질 않아 내 작은 가슴엔

매일매일 흐린 날들이야


별들이 보이질 않아 너 떠난 밤부터

매일매일 텅 빈 하늘일 뿐


지나는 사람 속에 묻혀도 봤지만

느낌 없이 또 가버린 하루


거리마다 흩어진 우리들의 조각들

하나씩 품에 안아보지만


슈비르 두밥 그대여 슈비르 두밥 그대여

채울 수 없는 허전한 너의 빈자리


슈비르 두밥 그대여 슈비르 두밥 그대여

다시 또 함께 별을 세며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DkScHUF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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