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친구 : 봄여름가을겨울, 1집 -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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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별거 아니다. 감기처럼 슬쩍 지나갈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마라 친구야! 힘내~!
2022년 봄 어느 날.. 아침부터 갑자기 대학동기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전립선 암으로 치료받아 거의 회복된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근래 갑자기 전이가 되면서 몸이 굉장히 안 좋아졌다는 거였다.
그 친구도 톡방에 들어와 있었으니, 모두들 친구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고, 나도 혹시 그 친구가 톡방을 보며 잠시의 위안과 힘이라도 얻을까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의 이름으로 친구 자신의 '부고'가 올라왔다.
아마, 톡방을 보고 있던 친구의 아내가 친구의 전화기로 올린 듯했다.
그리고 얼마 후면 친구가 소천한 지, 1년이 되는 날이 돌아온다..
친구야 보고 싶다!
오늘 소개할 곡은 1988년 발매된 명반, 봄여름가을겨울 1집에 실린 '보고 싶은 친구'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시작은 지난 '빛과 소금의 조바심(숨은 명곡 26번째)'을 소개할 때도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부터 인데, 초기 멤버였던 故유재하의 탈퇴 그리고 박성식의 참여로 만든 故김현식 3집이 음악적 첫 디딤이였다.
https://brunch.co.kr/@bynue/83
이후 봄여름가을겨울은 김종진(기타), 故전태관(드럼) 2인조 밴드로 재탄생하게 되고, 역사적인 그들의 첫 앨범 1집을 1988년에 발매하게 된다. 그리고 이 앨범은 당시 Kenny G로 열풍이 불은 한국의 재즈, 특히 그들이 지향했던 퓨전재즈의 대중화를 함께 이끌게 된다.
내가 어떻게 봄여름가을겨울 1집을 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작은 추억들은 지난 캡틴퓨쳐(송재준)의 '그대 뒷모습 보며'(숨은 명곡 15번째) 편에 작게나마 기술해 놓았으니, 궁금한 분들은 봄여름가을겨울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시대를 앞서간 뮤지션 '캡틴퓨쳐'편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https://brunch.co.kr/@bynue/66
항상 고민되는 것은 봄여름가을겨울의 1집과 같은 앨범들은 국내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명반이기도 하고, 수록된 모든 곡들 또한 이미 잘 알려져, 많은 대중들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도 같은데, 굳이 '숨은 명곡'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점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다시 생각해 보면, 요즘 세대를 사는 젊은이들 그리고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았던 친구나 선배들 이라 할지라도, 굉장한 팬덤이 있지 않고서야 앨범의 모든 곡들을 속속들이 다 잘알 수는 없지 않은가?
혹시 누군가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곡이라 해도, 또 다른 누군가에는 숨어 있었던 명곡이 될 수 있으니, 그 논란이라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사람마다, 취향마다 모두 다른 것이니...
이곡은 봄여름가을겨울의 멤버였던
故유재하를 그리는 곡이다.
내가 기억하는 한, 아마도 첫 번째 故유재하를 추모하는 노래가 이곡이 아닐까 싶다. 故유재하가 우리 곁을 떠난 게 1987년 11월 1일이고, 봄여름가을겨울 1집은 1988년도에 발매했으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 3년이 지난 같은 날 1990년 11월 1일, 봄여름가을겨울의 리더였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언더그라운드의 상징이기도 했던 故김현식이 간경화로 세상을 떠났고,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였던 故전태관이 2018년 12월 27일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불현듯 생각난 것인데, 한국 대중가요 중 그리운 친구에 대한 노래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노래도 손으로 꼽을 정도이니...
노래는 지금까지 국내 Top 재즈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한충완의 어쿠스틱 피아노의 반주로 천천히 시작되고, 김종진의 기교 없이 툭툭 내뱉는 듯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귓가에 스며 들어온다.
그리고 송홍섭의 굵고 묵직한 베이스, 故전태관의 드럼이 어우러지는 노래는 마치 친구를 그리워해 울먹이는 듯이 부르는 김종진의 보컬과 함께 그대로 그 마음이 전해져 가슴을 한켠을 후벼 파고든다.
이 노래는 故전태관을 추모하며 다시 뭉친 박성식, 장기호, 김종진이 2019년 12월 27일 발매한 봄여름가을겨울 Re:union 미니앨범 내 재수록되었는데, 장기호의 덤덤한 목소리가 더 애잔하게 들려오기도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wndUuRWijY
그리운 친구야,
넌 어디서 무얼 하고 사니?
굳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유명인을 떠올리거나 생각하지 않아도,
지난날, 내 곁에 내편에 서서 나와 함께 해줬던 그리운 둘도 없는 그때의 나의 친구들..
이젠 삶의 현실 속에 하나둘씩 그 연과 끈이 얇아지고 있다 해도...
그리운 친구가 생각날 때면, 난 이 노래가 듣고 싶어 진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전화기를 들어본다...
친구야~! 사랑하는 내 친구야~!
작사 : 김종진
작곡 : 김종진
편곡 : 김종진
노래 : 봄여름가을겨울
보일 것 같은 너의 모습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고
들릴 것 같은 너의 음성
귀 기울여도 들을 수 없네
지나간 밤 잠 못 이뤄 하얗게 지새웠지
기억 속에 잊혀만 가는 마음에 마음에
보고 싶은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그리운 친구 지금 어디에 무얼 하고 있을까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