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기다리며, 윤상 1집 - 1990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뮤지션의 뮤지션!
윤상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단 한 번의 의구심이나 이견 없이, 깊은 수긍의 고개 끄덕거림을 할 수밖에 없는, 그를 표현하는 한 문장.
아마도 저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끝없는 음악적, 기술적 탐구에 있을 터인데, '완벽주의자'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1988년 작곡가로 데뷔한 이래, K-Pop 역사상 장르를 뛰어넘는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천재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가끔 그의 본명이 '이윤상'이라는 것에 깜짝 놀라는 대중들을 보기도 하는데, 그의 데뷔가 K-Pop 레전드 아티스트인 '김현식'의 전설적인 앨범 중 하나인 4집에, 당시 너무나도 앳된 나이로 당당히 참여했다는 것에 더 놀라기도 한다.
그가 첫 번째 작사/작곡한 K-Pop 데뷔곡은 그가 고등학교 시절에 만든 곡으로 향후 많은 후배가수들도 리메이크 한 명곡, '한여름밤의 꿈'이다. 그 까다로운 김현식이 자신의 앨범에 흔쾌히 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그의 넓은 스펙트럼에 대해 다시 되짚어 보자면, 그가 참여한 아티스트만 봐도 그 깊이를 알 수 있다.
김현식, 황치훈, 변진섭, 김민우, 강수지, 박효신, 장혜진, 강수지, 보아, 동방신기, 아이유, J, 박화요비, 러블리즈 등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Blues, Jazz, Ballard, Disco, Electronic, Dance 등 설명하기도 나열하기도 힘든 각양각색의 장르와 함께해 왔고, 수많은 명곡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의 작품활동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베이시스트와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그에게 기획사 대표가 솔로 앨범을 권유했고, 1990년 그의 첫 앨범이 발매된다. 그리고 이 앨범은 90만 장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며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그는 수많은 아티스트나 프로듀서가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두고 기획사와 갈등을 겪기 시작하는데, 그의 2집은 그가 생각하는 Part 1(대중성), Part 2(음악성) 형태의 조금은 기괴한 형태로 발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대중성을 추구했던 Part 1은 1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의 앨범 중 가장 높은 흥행을 이어간 반면, Part 2는 30만 장으로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음악적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그는 군입대 후, 보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게 되는데, 자신의 앨범을 재해석한 리메이크 앨범을 내기도 하고, K-Pop 최초의 Techno 앨범이자 그룹이었던 노땐스를 신해철과 결성하고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의 앨범 중 으뜸이라 생각되는 싱글 앨범 Insensible(1998), 그리고 대중적 평가로 그의 최고 앨범이라 불리는 3집 Cliché(2000)를 발표한다.
어린 나이에 음악적 성과와 대중적 인기 모두를 누렸던 그는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는데, 이 무렵 국내 아이돌 기획사 No.1이었던 SM으로 소속을 옮기게 되어 보아, 동방신기와 같은 당대 최고 아이돌과 함께 작업하게 된다.
긴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아이유, 레인보우, 소녀시대, 러블리즈와 국내 아이돌의 음악을 프로듀싱하기도 하고 일렉트로닉 앨범인 '날 위로하려거든'을 발표하여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이어가기도 한다.
그의 음악적 열정과
그 스펙트럼의 깊이는 끝이 없고나~!
오늘 소개할 50번째 숨은 명곡은 이젠 30여 년이 훌쩍 지나버린 1990년에 발표된 그의 솔로 데뷔앨범에 실린 박창학 작사/윤상 작/편곡 '행복을 기다리며'라는 노래이다.
이 앨범은 당시 굉장히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앨범이기에 많은 대중들이 기억할 듯도 싶지만, 타이틀 곡인 '이별의 그늘', '한 걸음 더'와 같은 히트 송이 대부분일 듯싶고 이 곡을 아는 이는 굉장히 드물 것이라 생각되어 숨은 명곡으로 소개하게 되었다.
여기서 잠시 윤상의 음악적 동반자, 그리고 작사가이자 프로듀서인 '박창학'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박창학은 윤상과 고등학교 친구로 윤상 대부분의 히트곡들을 작사했는데, 그의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작품들은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어?
노래가 이렇게도 시작하네?
이 노래가 숨은 명곡인 이유 중 하나는 당시 굉장히 드물었던 곡의 구성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발라드형 노래가 천편일률적으로 가졌었던 도입부의 시작과 흐름에서 벗어나, 마치 후렴구가 처음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들려지기도 해서 굉장히 독특하기도 했고 그리고 또 멋스럽기까지 했었다.
'째깍째깍' 마치 시계의 초침과도 같은 음향과 더불어 시작되는 노래는 어쩌면 가장 윤상스러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함께 마치 먼 미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듯 나를 이끌어 준다.
그리고 윤상 빼고는 그 누구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미성이 함께 나의 귀를 간지럽힌다.
동화 속 어린 왕자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작은 세상을 그리워하는 이 노래는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얼마 전 묻지 마 폭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다쳤던 각박하고 무서워진 세상의 일면들을 보면서, 순수했었던 그 예전 내 어릴 적 동네가 참 그리워지게 만드는 노래이기도 하다.
요즘 왜 이리 화를 내?
어느 날 별거 아닌 일에 부쩍 신경질적이고 화를 자주 내게 되는 나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리고 가장 흉하게 일그러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언제부터 난 이렇게 망가지고 있었던 걸까?
이젠 다시 찾을 수가 없는 걸까?
혹시 점점 변해가는 지금의 내 모습이 불행하다고 느껴진다면,
그리고 그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로 잠시나마 나를 인도하고 싶다면,
윤상과 박창학이 노래하는 '행복을 기다리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행복은 그리 먼 곳이 아니라 가까이 바로 내 곁에 내 주위에 있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을 테니...
작사 : 박창학
작곡 : 윤상
편곡 : 윤상
노래 : 윤상
어디인가 하늘 끝엔 언제나 푸른 꿈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의 작은 별 하나가 있단다
이젠 찾을 수 없는 걸까
빛나던 햇살의 추억
우리가 숨 쉬던 작은 그곳을
세상이라 했지
그날 변한 것은 없어
모두 그대로 인걸 먼 곳이 아니야
가까이 있는 걸 행복을 꿈꾸며
우리가 숨 쉬던 곳
먼 곳이 아니야 가까이 있는 걸
행복을 꿈꾸며 우리가 숨 쉬던 곳
맑은 미소 고운 눈빛 뛰노는 아이들처럼
오래 전의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별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