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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Aug 13.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쉰하나

앤, 박정현 Op4 Live Album - 2003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K-Pop 여자 아티스트 중,
여러분의 최고 보컬리스트는?


사실, 이런 류의 질문은 객관성을 유지하기 굉장히 어렵다.


음악이라는 예술 산업은 '대중성' 그러니까, 다수 사람들의 성향이나 선호가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지만, 점점 더 개인의 취향과 선택이 보다 세분화되고 또 중요시되기에 그 결과를 예측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두 눈을 잠시 지그시 감고, 내가 생각하는 국내 Top 여자 보컬리스트를 떠올려 보자.


모두가 동일한 결과가 나올 리 만무하지만, 누군가 '박정현'을 떠올렸다면 최소한 그 결정에 수긍하지 못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만큼 박정현이 지난 수십 년 동안 K-Pop에서 보여준 보컬리스트로의 역량은 여기 보잘것없는 소개글에서 몇 자 언급한다고 다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박정현을 단순 보컬리스트라고 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그녀는 최고의 프로듀서, 아티스트이기도 한데, 그보다 더 존경받을 만한 그녀의 훌륭한 인성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박정현!
모두가 수긍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

누구가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국내 Top K-Pop 보컬리스트 박정현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정현의 데뷔가 당시 큰 히트를 기록했던 'PS. I Love you', '나의 하루', 임재범과의 듀엣곡인 '사랑보다 깊은 상처' 등이 수록되어 있는 그녀의 첫 번째 앨범 'Piece'가 발매된 1998년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을 터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그녀는 미국에서 중학교 1학년 당시, 지역 장기자랑 대회에서 1위를 한 뒤 교민사이에서 유명해져서 가스펠 앨범을 발매하게 되는데, 이때가 그녀가 17세 되던 해인 1993이다. 이 앨범이 그녀의 첫 번째 데뷔 앨범이라 할 수 있고, 그녀는 CCM가수로 미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1993년 미국에서 발매된 박정현의 CCM 데뷔앨범

그녀의 K-Pop 데뷔는 참 가혹하리만큼 어렵고 힘들었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UCLA 대학시절 그녀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K-Pop 가수로의 경험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되는데 데뷔를 준비하던 그녀는 IMF의 여파로 기획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2년간 가수준비를 새롭게 해야 하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녀의 솔로 1집이 나오기 1년 전인 1997년, 박정현은 김민우 4집에 실린 듀엣곡인 December(32)를 함께 부르게 되는데, 이게 그녀의 K-Pop 공식 데뷔 앨범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박정현은 김민우 4집 내 December(32)를 듀엣으로 불러 K-Pop에 데뷔했다.

1998년 데뷔앨범의 히트로 K-Pop 내에 이름을 알리게 된 박정현은 2집 '편지할게요', 3집 'You Mean Everything To Me' 등의 히트곡 발매를 계속 이어가게 된다.


박정현의 1집부터 3집은 일명 '윤종신 사단'이라 불리고 본 숨은 명곡 시리즈에서 프로듀서나 뮤지션으로 자주 등장하기도 한, 윤종신, Story(이승환), 조원선(롤러코스터), 박용준(클래식), 하림, 유희열, 박인영 등이 참여했다. 


박정현은 R&B 가수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녀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팝발라드, 재즈, 블루스, Rock, Disco 등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데, 그녀의 앨범 내 모든 트랙을 하나하나 듣다 보면 그녀의 능력과 역량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4집에 이르러, 그녀의 노래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알려진 '꿈에'를 발매하게 되는데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1위를 차지하는 빅히트를 기록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1집에서 3집까지는 '윤종신'이 메인 프로듀서를 맡았다면, 4집은 윤종신의 오랜 지인인 015B '정석원'이 새로운 프로듀서로 앨범을 총괄했다는 점인데, 윤종신은 박정현 4집에 2개의 노래를 작사하여 박정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4집의 큰 성공 이후, 본 숨은 명곡 마흔다섯 번째에서도 소개한 2002년 월드컵 주제가인 'Let's get together now'를 브라운 아이즈와 함께 부르는 영광을 누리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박정현은 본격적인 일본 진출의 기회를 잡아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https://brunch.co.kr/@bynue/102


일본 관계자들도 그녀의 노래에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


박정현의 정규앨범 표지들, 그녀의 마지막 앨범인 10집은 2023년으로 그녀의 활동은 아직 진행형이다.


일본에서의 유의미한 성공과 활동을 마친 그녀는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때의 앨범들은 그녀의 음악적 성숙미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그녀의 매니아 층에게는 가장 사랑받는 앨범들이 되었다.


아무래도 박정현을 이야기하면서, 유명 방송 프로그램이었던 MBC '나는 가수다'와 JTBC '비긴 어게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는 가수다'가 보컬리스트로의 진가를 알게 해 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Top 가수로 우뚝 서게 해 준 프로그램이라면, JTBC의 '비긴어게인'은 음악에 대한 그녀의 진솔하고도 담백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가수다는 결국 '박정현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나 하는 오해를 살 정도로 그녀의 라이브 가창력과 무대 소화력이 뛰어났었고, 아직까지 그녀가 부른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무대 중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라이브 요정! 박정현!


그녀의 음악적 진가를 알게 해준 대표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와 '비긴어게인'

그녀의 정규 앨범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총 10개로 10집까지 발매되었고, 그 마지막 앨범의 발매시기는 2023년 올해이다. 수십 년간 이어온 그녀의 꾸준하고도 성실한 음악 활동은 왜 그녀가 최고의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인지 알게 해주는 아주 단순하고도 명쾌한 증거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쉰한번째 노래는 박정현의 팬들 사이에서는 명곡 중 명곡으로 이미 잘 알려진 정석원 작사/작곡/편곡의 '앤'이다. 이 노래는 그녀의 정규앨범 4집을 기념하기 위한 라이브 콘서트 앨범에 스튜디오 녹음 곡으로 수록되었기에, 대중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의 제목이 '앤'인 것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난무한데, 애인의 줄임말이라는 설도 있고, And로 헤어진 그다음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며, 특정 영화에 출연한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의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고, 프로듀서 정석원이 자신이 만든 곡 중 가장 아끼는 노래 중에 하나라고만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정현의 폭발적인 고음의 가창력과 다양한 기교가 돋보이는 노래들을 기억하고 또 상상하겠지만, 이 노래는 그런 선입관을 보기 좋게 무시해 버린다. 


어느 늦은 밤 어두운 방 안에서 들릴 것만 같은 어쿠스틱 기타의 잔잔한 연주로 시작되는 노래는 모든 힘과 기교가 모두 사라진 어쩌면 이상하리만큼 애처롭고 안타깝게 중얼거리듯 부르는 박정현의 목소리가 뒤를 잇는다.


피아노가 그녀의 노래와 함께 조우하고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어우러지기 시작하면서 클라이 막스로 다다르는 노래는 오케스트라 현악 사운드와 함께 마치 울부짖는 듯한 그녀의 감정에 나도 모르게 마음 한켠이 미묘한 감정에 울컥해지고 또 먹먹해진다.


나 그대 불행하길 바랬죠
그럼 혹시나 돌아올까


이 노래는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정석원의 담담하고도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는데,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동화되어 어쩌면 그녀나 그의 전화번호를 누르는 참사(?)가 벌어질지도 모르니, 모두 조심해야 한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평생 이불 킥할 이런 참사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아.. 이건 진짜 위험한 노랜데..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들은 이 세상에 너무나도 많다. 그만큼 우린 만나고 또 헤어지고 후회하는 삶을 반복하면서 사랑의 이치를 삶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그래... 오늘 그녀/그가 미친 듯이 그리워진다면, 전화해 보자.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럴 용기를 가질 젊음도 우리의 것이고, 훌훌 털어버릴 기회도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니 평생 이불킥할 추억 정도는 과감히 하루 이틀이면 사라지리라 정신무장해 보자.


 언제나, 세상의 기회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 테니... 




박정현, Op4 Live - 2003


작사 : 정석원

작곡 : 정석원

편곡 : 정석원

노래 : 박정현


나 우연이라도 그댈 마주치게 되길 빌며 외출할 때면 항상 단장을 하게 되네요

예쁜 모습을 다시 보게 되면 그대 혹시 흔들릴까 봐


해주지 못 한말이 많은데 듣고 싶은 말도 많은데

보고 싶을 때도 아직 많은데 이젠 늦었나요


날 가끔이라도 그대 생각하기는 하나요

내게 해준 만큼 지금 그녀에게 똑같이 해주고 있나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밥은 챙겨 먹고 있나요 가끔 내가 보고 싶긴 한가요

그대 나만큼은 아니라도 아프기는 한가요


나 그대 불행하길 바랬죠 그럼 혹시나 돌아올까

그런 못된 생각으로 지냈죠 나를 용서해요


모든 게 끝났단 걸 아는데 잊어야 한단걸 아는데 가슴은 늘 머리보다 더디죠

이젠 누구도 사랑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아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CO3yvPsVj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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