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3, 박선주(feat. 윤미래, 정인) 4집 - 2006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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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의 선생님,
최고의 보컬 트레이너
이젠 유행을 넘어서 시대의 역사적 현상으로 변화된 K-Culture, 이러한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있어서 K-Pop이 언제나 든든한 기둥이자 버팀목으로 꿋꿋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데에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러한 세계적 K-Pop 아티스트들의 성장 배경에는 수많은 국내 기업과 음악인들의 처절한 노력들이 함께 했을 터인데 국내 보컬 트레이닝 방법과 가이드를 체계화하고 그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가장 존경받는 '보컬 선생님'을 뽑자면 주저 없이 '박선주'가 머릿속에 떠오를 것 같다.
그러나 그녀를 그저 '보컬 트레이너'라 칭하는 것은 너무나 무지한 일임이 분명하다. 그녀는 훌륭한 제자들을 키워낸 아티스트의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음원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알려진 '여성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음악 좀 한다!'라고 알려졌던 박선주는 대학 입학 후, 김건모, 조갑경, 박미경 등 전설적 아티스트가 함께 몸담았던 서울 예대의 음악 동아리 '예음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격적 음악교류를 하게 된다.
박선주는 동아리 활동 중 각종 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 명지대학교 백마가요제, 서울예술대학교 연연가요제에서 출중한 실력으로 대상을 거머쥐게 되고, 이제는 나얼이 리메이크해 대중에게 보다 더 친숙하게 된 '귀로'라는 노래로 1989년 강변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데뷔하게 된다.
참고로 이때의 대상은 '이젠 모두 잊고 싶어요'로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 '그대를 잊는다는 건" 등의 히트곡을 낸 박영미가 차지했다.
이 무렵 박선주는 1989년 명지대학교의 백마가요제에 출전한 명지대, 수원대 등의 여러 팀들과 함께 K-Pop 포크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전설적 그룹 '여행스케치'를 함께 기획하게 되는데, 향후 여행스케치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폭넓고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게 된다.
박선주가
여행스케치 멤버였다고?
박선주는 1989년 11월 발매된 '별이 진다네'라는 메가 히트곡이 수록된 여행스케치 1집에 '여행스케치'라는 노래를, 1991년 발매된 2집에는 '그 녀석 들과 여행'이라는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시작된 그녀의 이러한 활동은 그녀가 프로듀서나 디렉터로서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었는지 알 수 있다.
1990년 1월, 어쩌면 그녀의 노래 중 가장 많이 알려진 히트곡이라 알려진 조규찬과의 듀엣곡 ‘소중한 너’가 수록된 1집 '하루, 이틀 그리고...'를 발매한다. 참고로 이곡은 1989년 유재하 음악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조규찬이 자신의 만든 앨범보다도 먼저 참여한 앨범으로 조규찬의 풋풋한 감성이 무척이나 잘 묻어난 명곡이다.
박선주 1집은 당시 언더그라운드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이 모든 편곡을 담당해 지금 들어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그만의 세심함이 모든 곡에서 잘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그녀가 직접 작사/작곡한 유일한 곡인 '시간 속에서'라는 노래를 꼭 추천하고 싶은데, 이 노래 또한 마지막까지 숨은 명곡 선정을 두고 정말 심각하게 오래 고민한 노래이기도 하다.
1집의 녹음이 끝난 후 음악적 목마름을 느꼈던 그녀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는데, 넉넉치 못했던 형편으로 아르바이트 생활과 랭귀지 스쿨을 병행하며 작업한 곡들을 모아 1993년 2집을 발표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1집의 편곡을 김종진이 맡았었다면, 2집은 빛과 소금이 이를 담당했는데, 두 그룹은 모두 오리지널 '봄여름가을겨울' 멤버로 그녀의 1, 2집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해도 무방할 듯싶다.
2집의 특색이라면, 당시 최고의 언더그라운드 기획사였던 동아기획이 앨범을 기획했고, 최고의 세션들이 모두 총출동하였으며, 조규만의 곡인 ‘이런 내 마음을’을 제외하곤 박선주 자신이 모든 곡들을 작사/작곡했는데, 아쉽게도 이 앨범은 짙은 R&B적 감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리고 2집을 전후로 하여 한 때 3옥타브 A까지 높은 음역대를 넘나들던 그녀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목소리를 잃게 된다. 그녀는 높고 단단했던 그녀의 목소리와 최대한 비슷해지기 위해 힘든 자신만의 사투를 시작하게 되는데, 1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비슷한 목소리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그녀는 재즈를 기반으로 펑크, 디스코, 일렉트로닉, 하우스 등의 다양한 댄스 사운드와 융합된 애시드 재즈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데, 특히 애시드 재즈팀인 알파벳 수프(Alphabet Soup)에게 큰 감명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 팀의 이름은 그녀 3집의 앨범명으로 1, 2집과는 사뭇 음악적 방향성이 완전히 다른 3집 Alphabet Soup을 1995년 발표하게 된다.
하.. 시대를 너무 앞서갔어!
그래도 랩은...
이 앨범에 수록된 '남자는 항상 여자에게 첫사랑이길 원한다’나 ‘난 밖에 있었고 그는 안에 있었지'와 같은 노래는 지금 들어도 굉장히 세련된 멜로디와 편곡으로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는 의견이 있긴 했지만 크게 대중에게 어필하지는 못했다. 아쉬운 것은 방송에서 보였던 그녀의 달라진 외모, 댄스와 같은 퍼포먼스, 아쉽기만 했던 랩 등은 훌륭한 음악을 다소 망쳐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3집 앨범 발매를 전후하여 박선주는 본격적인 프로듀서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녀는 강수지, 이예린, 서지원, 신윤정, 김범수, 쿨, NRG, 샤크라, 파파야, 서영은, 디바, 티티마, 김장훈 등의 많은 노래를 작사/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K-Pop 가수들의 '가수들을 위한 가수'로 본격적인 보컬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또한 그녀는 이 무렵 정통 재즈에 보다 심취하게 되는데, 한일 Art Festival, 울진 Jazz Festival, 부산 Monk Jazz Festival 등에 참가하고 국내 Top 재즈 클럽 중 하나였던 ‘천년동안도’, ‘문 그로우’, ‘원스 인어 블루문’ 등 에서의 다양한 공연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 성장과 스펙트럼을 넓혀갔으며, 재즈의 발성은 서서히 그녀만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11년 만의 새로운 앨범
'A4rism'
K-Pop을 대표하는 재즈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 보컬 트레이너로 명성을 이어가던 그녀는 11년이라는 시간이 아쉽지 않을 박선주의 최고 명반 그리고 오늘 소개할 쉰아홉 번째 명곡인 '여3'가 수록된 'A4rism'을 2006년 발매하게 된다. 그동안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음악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이곡에 수록된 다양한 장르의 범상치 않은 20곡의 Track List에서 느낄 수 있다.
박선주의 보컬이 먹먹함을 전달해 주는 '마음을 베이다'부터 방송불가 처분을 받은 도발적인 가사와 몽환적 그루브가 일품인 '거짓말 그리고 S', 국내 최고의 남녀 듀엣곡 중 하나인 '남과 여', 뉴욕 생활의 기록을 재즈로 풀어낸 '뉴욕에서', 일렉트로니카 전자 음악 'Cliche', 2집 'Blue birthday'를 잇는 재즈곡 'Blue Birthday2', 잼세션 곡인 'P.M. 9:03 녹음실', 샹송 스타일의 'Je me perds', 3박자의 멋진 로맨틱 왈츠곡 '홀로 왈츠(Hollow waltz)', 그리고 오늘 소개할 여3까지, 정말 뭐 하나 빼놓기 힘들다.
이 앨범은 자신의 제자 김범수와 부른 '남과 여'가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한 앨범이 되지는 못하였다.
이후 박선주는 2007년 또 다른 숨은 명반 중 하나인 Rock 앨범 'Dreamer'를 발표하고 2021년 디지털 싱글인 '여섯 번째 달'의 발매까지 K-Pop Top 보컬 트레이너로서, 프로듀서, 아티스트로서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 진짜 고민스럽네!
박선주의 노래 중 기억에 남는 곡을 뽑으라 한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데뷔곡인 '귀로', 1집 '소중한 너' 그리고 4집 '남과 여' 정도로 정말 초라한 수준의 숫자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만큼 박선주의 재능과 명성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진 곡이 많이 없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만큼 숨은 명곡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중에 어떤 것을 선정해야 할지, 여간 고민스러운 것이 아니다.
긴 고뇌(?)와 재선정의 재선정 끝에 고른 숨은 명곡은, 4집 'A4rism'에 실린 '여3'라는 노래로 '이 조합이 진정 맞는 건가?'라고 의심이 들정도의 대단한 보컬리스트이자 아티스트인 '윤미래'와 '정인'이 함께 부른 곡이다.
이 곡은 어쩌면 1985년 발매된 디온워익 26번째 앨범 'Friends'에 실린, 엘튼 존, 스티비 원더, 글래디스 나이트가 함께 부른 레전드 Pop Song인 'That's what friends are for'를 그대로 오마주한 노래라고 할 수도 있는데, 실제 노래 곳곳에 'on your side'라든지, 'Good time, bad time', 'That's what friends are for'라는 노래 가사를 그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 노래를 선정한 이유를 나름 설명해 보자면, 여성의 시선으로 삶과 친구, 그리고 우정을 이야기한 노래는 K-Pop의 많은 노래 중에 굉장히 소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가슴이 먹먹하도록 진실함을 잘 풀어낸 박선주만의 아름다운 가사, 정점에 오른듯한 세련된 재즈 R&B 멜로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윤미래, 정인의 음색 그리고 마냥 흐뭇해지기만 하는 그들의 하모니까지, 듣는 내내 알 수 없는 희열이 천천히 마음에 차오르게 된다.
마치 유명 아카펠라 그룹의 노래와 같이 세명 보컬의 화음과 랩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지며 시작되는 노래는 슬로우 템포이지만 약간의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리듬으로 윤미래, 박선주, 정인의 솔로로 이어진다.
특히 이 노래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스며드는 주옥같은 가사를 꼭 잘 음미해 주길 바란다.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가슴을 파고드는 감동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삶이란 건
내려가기 위해 오르는
내 키만한 언덕 일 뿐이야
내게 펼쳐져 왔던 힘겹고 버겁기만 했던 현실에, 내 몸 하나 추스리기 바빠 그저 앞만 보며 지금껏 달려왔는지 모른다. 어느덧 주위를 둘러보면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의지했던 친구들의 모습은 온 데 간데없고, 흉칙하게 늙어버린 중년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결국 내려가기 위한 내 키만한 언덕을 오른 것뿐인데...
니가 친구란 이름으로 날 부를 때
난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으로 피어나는 기적이야
오늘 문득 마치 긴 여름밤 혜성처럼 그때 그 자리로 돌아가 함께 있기에 다행이었던 그때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그래! 가슴속이 후련해지도록 이름을 불러보자.
"친구야~!"
작사 : 박선주
작곡 : 박선주
편곡 : 김보민
노래 : 박선주(feat. 윤미래, 정인)
Hey don’t be afraid
Always you are my best
Any time I’m on your side
Let’ me just call my name
Good time or bed time Good time or bed time
삶 이란 건 원치 않던 일을 해낼 때 참 대단하다 말하는 거야
꿈이라는 세상 가장 멋진 퍼즐을 맞춰가는 놀이 인거야
긴 여름밤 혜성처럼 제자리로 가는 날
듣고 싶어 내 귓가에 불러 주는 니 멜로디
살아 있다는 건 내가 있다는 건 니가 친구란 이름으로 날 부를 때
난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으로 피어나는 기적이야
또 삶이란 건 내려가기 위해 오르는 내 키만한 언덕 일 뿐이야
힘이 들면 내 맘속에 태엽을 감아 처음으로 돌려놓지 뭐
니가 있어 다행이야 함께 있어 다행이야
지금처럼 또 예전처럼 또 넌 나의 멜로디야
살아 있다는 건 내가 있다는 건 니가 친구란 이름으로 날 부를 때
난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으로 피어나는 기적이야
때론 울어 줄께 어린아이처럼 더는 힘들어 갈 수 없다
말하면서 주저 않을꺼야
내가 널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내가 널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우리 친구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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