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숨은 K-Pop 명곡 II, 백스물둘

When you smile, 마술모자 퍼레이드 : 1집 - 2010

by Bynue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혹시,
숨은 명곡을 찾는 비결이라도
있나요?


이제 유튜브 구독자 1000명도 안 되는 작디작은 채널 운영자이자, 이곳 브런치의 구독자도 갓 100명을 넘긴 걸음마 수준의 작가이긴 해도, 믿을 수 없겠지만 가끔씩 댓글이나 메일을 통해 질문들이 도착하기도 하는데, 그중 단연 가장 많은 질문은 '어떻게 숨은 명곡을 알게 되었는지'에 관한 내용들이다.


사실, 진득하게 이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다 똑같을 것 같은, 그냥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아주 사소한 집착이 가져온 작은 결과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나름대로는 아무도 모를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의 실마리를 하나씩 털어놓듯, 친구들에게 하나씩 노래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으쓱해했던 기분 좋은 기억들도 함께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냥요', '제가 음악을 좋아해서요'라는 식상하고도 지루하기 그지없는 대답을 계속할 수 없었기에, 이번기회에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혹시 모르잖나, 그 안에 나도 잘 모르던 '나만의 비법'같은 무시무시한 태곳적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1. 나는야 장르의 회색분자!


세상엔 수많은 음악 장르들이 존재한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도 장르와 장르의 결합과 융합의 시도들은 계속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들이 많은 아티스트의 고뇌 속에서 탄생하고 있다.


그 누구든 처음으로 음악을 접했던 그 시기에는 개인적 '취향'이라는 게 없었을 테고, 사람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정치, 사회, 국가, 민족, 가족, 경제, 문화 등 수많은 새로움을 하나둘씩 배우고 또 습득해 가면서 좋아하는 음악 또한 하나둘씩 생겨나게 되는데, 그것이 '장르'일 수도 있고, '아티스트'일 수도 있으며, 때론 일시적 사회 문화적 현상에 따른 '유행'일 수도 있다.


어쨌든 숨은 명곡을 발견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다면 이러한 음악적 경계 따위는 'X나 줘버려!'라 말할 수 있는 '회색분자'가 되어야 하고 최대한 아무 선입관 없이 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지니는 게 좋다.


2. 프로듀서의 눈으로 보는 거미줄 분석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거나 뭔가 독특하거나 신기해서 알 수 없는 끌림이 생기는 음악들을 만나게 되면 노래를 부른 가수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가수의 역량이 그 노래를 좋아하는 요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 경이로운 재능과 열정을 절대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노래의 시발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사/작곡/편곡가나 프로듀서에 좀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힌 다양한 인간관계의 실타래들을 볼 수 있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숨은 명곡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 그동안 내가 사랑했던 노래들이 '원곡'이 아닌 '리메이크'임을 알게 되어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보석과도 같은 앨범이나 노래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3. 유일무이한 Multi-Task의 대중매체 라디오 애청자!


그 자태를 잘 드러내지 않는 숨어있는 명곡을 발견하려면 우린 그만큼 많은 노래들을 들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일테다. 누군가 그랬듯이 이 '물량'의 법칙엔 장사가 없기에 범접할 수 없는 많은 노래를 듣는 사람을 이긴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음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을 빼놓고서는 매일매일 쏟아지는 전 세계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차피 우린 아무리 노력해도 전 세계 존재하는 모든 음악을 다 듣고 죽을 수도 없기에 최대한 음악 청취를 일상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런 이유로 아직까지 유일무이한, Multi-Task 대중 매체인 라디오 음악방송을 청취하는 것은 그나마 닫혀있던 나의 우물 안 음악 세계를 넓히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요즘엔 예전보다 더 많은 라디오 방송과 온라인 채널들이 운영되고 있으니 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채널을 골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분명, 단언컨대 내가 알지 못했던 멋진 숨은 명곡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4. 습관적 메모 성애자, 습관적 플레이리스트 업데이터!


우린 그냥 길가에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어느 유튜브 방송이나 영화 속 배경음악 등과 같이 수많은 온 오프라인 매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데, 물론 나의 부단한 노력을 통해 발견해 내는 숨은 명곡에 대한 쾌감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이 시끄럽고 복잡한 현실 세상 속 소음을 뚫고 나의 귀속까지 선명하게 들리는 멋진 음악에 신기해했던 경험들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애써 나를 찾아준 숨은 명곡을 외면하거나 무관심하게 스쳐 보내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럴 땐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IT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언제 어디에서든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는 어플을 잠시 켜두기만 해도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를 식별하고 정말 똑똑하게 누가 부른 노래인지, 가사는 무엇이고 어느 앨범에 언제 발표된 노래인지 알려준다.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자그마한 동기부여만 있다면 우린 핸드폰 어플을 켜고 숨은 명곡을 인지한 뒤 간단히 캡처 하거나 메모해 두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무료한 어느날 오후 모아두었던 메모를 종합해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짬짬이 업데이트 해주면 된다.


그런데 저 하찮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정말로.


5. 그냥 무조건 직진, 나는야 불도저!


'네 말씀 잘 들었고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도 어지간한 의지 없이는 사실, 위에서 말한 여러 방법들을 실제 실행하는 건 좀처럼 쉽지 않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인터넷 검색'인데, 이 또한 워낙 방대한 자료들로 가득하니 찬찬히 하나둘씩 찾아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 될 수 있다.


특히 국내외 여러 음악 관련 기관들이 선정해 놓은 '명반'시리즈를 둘러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데, 이 명반들을 모두 섭렵하는 것에도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온라인' 검색 외에 정말 원초적인 '오프라인 검색'인 대놓고 친구나 지인에게 물어보는 방법도 내 경험상으로는 꽤나 쏠쏠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누구나 한두 개쯤은 나만 알고 있을 듯한 '숨은 명곡'을 가지고 있음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기도 한다.


모든 주변 일들이
숨은 명곡임을 알려주는 노래


오늘 소개할 백스물두번째 숨은 명곡은 2010년에 발매된 마술모자 퍼레이드의 'When you smile'이라는 노래로 김기홍 작사/작곡, 박요한 편곡에 할라맨이 노래로 피처링하였다.


2010년 발매된 마술모자 퍼레이드의 첫 번째 앨범 표지


이 노래, 앨범과 아티스트의 존재는 지난 숨은 명곡 백열세번째에서 소개한 Tadoo의 '한번 맨 넥타이는 풀기가 쉽지 않다'라는 노래를 알게 되면서부터인데, 평생 가지고 살고 있는 불치병처럼 지지리도 고쳐지지 않는 나의 궁금증 때문에 그 여정이 시작되었다.


https://brunch.co.kr/@bynue/175


이젠 모든 게 다 가물가물하다고 해도 수긍할 만한 나이가 되어서 인지, 항상 기억 속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들은 참 흐릿하기만 한데, 아마도 Tadoo의 앨범은 1990년대 말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접했던 그들의 앨범 속 노래들을 하나둘씩 즐기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10여 년 후, 어느 날 우연히 다시 듣게 된 이 노래들로부터 나의 분석가적 기질이 발휘되기 시작했고, 앨범 속 많은 노래들을 작사/작곡한 '김기홍'이라는 프로듀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체했던 Tadoo의 멤버들 모두와 함께 다시 발표한 앨범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숨은 명곡이 수록되어 있는 그룹 마술모자 퍼레이드의 1집 앨범이다.


우연 아닌 우연,
명곡은 보편적 타당성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이 노래를 부른 '할라맨'께서 Tadoo의 노래를 소개한 유튜브 Bynue 채널에 영광스럽게도 직접 방문해 주시고, 또 숨은 명곡으로 오늘 소개할 동일한 노래를 추천해 주셨다는 것인데, 어쩌면 이는 기가 막힌 우연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겠지만, 실제로는 '명곡'은 '누구에게나 명곡'이라는 일종의 보편적 타당성을 새삼 다시 일깨워 준 멋진 사건이었다.


유튜브 Tadoo 소개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할라맨, 그리고 오늘 소개할 곡에 대한 해프닝


잠시 '마술모자 퍼레이드'라는 그룹에 대해 살펴보자면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아왔지만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새로운 열정이 필요했던 반뮤(김기홍)와 DJMAX의 바람 시리즈와 End of the Moonlight 등 한국 게임 음악계의 상징 Forte Escape(이철희)가 함께 공동 프로듀싱을 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2010년 첫 번째 앨범을 내놓게 된다.


이 앨범에서 기존 Tadoo의 멤버였던 서범진(KAMA), 김성수(할라맨)는 보컬로, 박요한은 건반연주자이자 편곡자로 참여하게 되는데, 10여 년 전에 Tadoo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져 있는 듯해 묘한 추억과 향수를 가슴 깊이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앨범의 첫 번째 트랙에 있는 Simply Said라는 곡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이 전격 보컬로 참여했는데, 후일담을 들어보면 '그냥 부탁해 보자'라는 무대뽀 정신으로 아무 연고 없는 김종진에게 참여를 요청했는데, 음악을 들어본 그는 높은 수준의 이들의 음악성에 흔쾌히 수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기도 한다.


764661_1_f.jpg
742127_1_f.jpg
764660_1_f.jpg
마술모자 퍼레이드가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앨범 표지들


이후 이들은 2011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OST, 2013년 TV 프로그램 '짝' OST, 2016년 '저 하늘에 태양이' OST, 2017년 '꽃피어라 달순아' OST 등 주로 드라마 OST를 객원 보컬 등과 작업하며 여전히 우리에게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선사해 주고 있다.


잔잔한 어쿠스틱 클래식 기타의 연주를 시작으로, 저 머나먼 남미 이름 모를 작은 해변가가 연상되는 보사노사 리듬의 드럼과 퍼커션, 그리고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뒷목으로부터 살랑살랑 들려오는 플륫의 멜로디와 피아노에 흠뻑 빠지기 시작할 때면, 어느덧 감미롭기 그지없는 할라맨의 노래가 가슴으로 파고든다.


이 노래를 듣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변화하는 음계가 참 매력적인데, 흔히 라틴 계열의 재즈 등에서 자주 쓰이는 곡의 변조보다 더 빈번하게 등장하지만 크게 귀에 거슬리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멜로디에 매번 신선함을 전달해 줘 이를 따라 어느새 멜로디와 박자에 자연스럽게 흔들리는 내 몸을 바라보는 것도 참 재미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편안한 일상을 노래한 이 노래를 듣다보면,

또다시 영원불멸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이란,
나도 모르게 몸을 흔들게 되는 것.




When you smile

마술모자 퍼레이드(feat. 할라맨), 1집 - 2010


작사 : 김기홍

작곡 : 김기홍

편곡 : 박요한

노래 : 마술모자 퍼레이드(feat. 할라맨)


When you smile again 아침이슬처럼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이대로 이대로 젖어든 나의 맘을

포근한 그 품에


When you smile again 기나긴 하루도

따스한 커피처럼


아스라히 녹아져 내리네 내 마음도

아늑한 향기와


I'll be right Beside you forever

부드러운 향기로 나에게 기대며


내 품에 안기어 스며드는 사랑을 느끼네

When you smile again with love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B2MW_NLmF70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숨은 K-Pop 명곡 II, 백스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