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K-Pop 명곡 II, 백예순아홉

Wind, 런치송프로젝트 : Acoustic Energy - 2010

by By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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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언제부터
좋아했어?


아마 인류가 '사랑'이라는 걸 자각하기 시작한, 까마득한 그 옛날옛적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연인'으로부터 받는 공통적인 질문.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여 얻어진 학습결과에 따라 모두가 알고 있는 정답,


'너를 첨 봤을 때부터'


이 대답만큼 안전하면서도 별 탈 없이 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가장 좋은 방법은 없을 테다.


"뻔한 말 말고, 진짜로~!"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동안 나름 잘 먹혀왔던 이 멋진 대처가 서서히 지루해지기 시작했던지, 그날은 의례히 얼렁얼렁, 뚱땅뚱땅 넘어가려는 나의 팔을 꾹 잡고선 내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아마도 그녀는 이미 뻔한 대답에 식상해졌던 모양이었던지 보다 특별하고 상세한, '그녀만을 위한' 대답을 원하는 눈치였다.


우린 같은 학교, 선후배로 시작해 연인으로 발전했기에, 어쩌면 그녀는 어떻게, 어떤 이유로 '후배'에서 '연인'으로의 감정의 변화가 시작되었는지 궁금해했을 것도 같다.


그리고, 난...

마치 메모리 속 몇 개의 프레임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과 같이, 그때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사실 어떤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계기라는 것이 워낙 개인적이고 또 편향적인 영역이기에, 일반화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몇몇 국내 연구조사들을 살펴보면, 이와 비슷한 '감정의 전환'의 순간에 대해 정리하고 있는데, “친구가 연애 대상으로 보이는 순간”이라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는 '의도치 않은 스킨십 33.7%', '평소와 다르게 꾸민 모습 18.3%',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모습 17.3%'이라고 답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들이 모르는 내 모습을 알고 챙겨줄 때 34.1%', '의도치 않은 스킨십 26.2%',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모습 19.9%'으로 나타났다.


같은 “전환 순간”이라도 남성은 스킨십, 외적변화, 질투 등의 ‘촉발 사건’, 여성은 보다 나를 알아주고 챙겨주는 ‘관계적 돌봄’에 보다 비중이 더 크게 잡혔다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런치송 프로젝트를 아시나요?


런치송 프로젝트(권태은)의 사진들


다소 재미있는 예명인 '런치송 프로젝트'는 국내를 대표하는 K-Pop 프로듀서 권태은의 1인 프로젝트로 “치열하고 바쁜 일상 한가운데서 잠깐 숨 돌릴 수 있는 ‘점심시간’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그 의미를 담아 Lunch(점심) + Song(노래), 즉 런치송 프로젝트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의 음악은 “하루의 휴식"처럼 편안하기만 하다.


사실 그는 K-Pop이 미디어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아이돌 그룹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는 90년대 말, "핑클·신화·샤크라" 등의 작업을 시작하며 작곡가/편곡가/프로듀서로의 명성을 쌓게 된다.


2002년에는 국내 3대 기획사 중에 하나인 JYP 합류하여, 이후 2003~2008년 JYP 핵심 제작 라인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노을(예: 청혼, 전부 너였다), god(보통날), 비(태양을 피하는 방법, It’s Raining) 등 이 시기의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K-Pop 제작에 모두 관여하게 된다.


2000년 후반에서부터는 그의 활동 축이 방송 음악감독/라이브 편곡/무대 총괄로 크게 확장되는데,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K팝스타(3~6), 슈퍼스타K(4~8), 보이스 코리아, 팬텀싱어, 슈퍼밴드 등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그의 커리어가 ‘제작자형 뮤지션’으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2010년 그는 권태은이라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음악 앞에 선 프로듀서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런치송 프로젝트'라는 예명으로 첫 번째 앨범인 EP/앨범 ‘Acoustic Energy’를 발표하게 된다.


2013년에 발표한 정식 앨범 'Acoustic Story'에 실린 '가족의 힘'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면서 런치송 프로젝트 또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 노래는 이후 런치송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착한 노래”로 자주 거론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영광을 누리며 전 국민의 노래로 자리 잡게 된다.


2015년부터는 그의 싱글 시리즈인 ‘여담(餘談)’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2017년에는 EP 앨범인 'SPARKLE', 2020년에는 정규 2집 '누구도 섬이 아니다(No Man Is an Island)'를 발표했고, 2022년 EP 앨범인 'Hello 여름', 그리고 2025년 최근까지 싱글앨범 ‘Goodbye'을 비롯해 EP ‘Electronica 337'을 발표하며 우리에게 아름답고 멋진 그만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런치송 프로젝트가 발표한 앨범 표지들


오늘 소개할 백예순아홉번째 K-Pop 숨은 명곡은 2010년 권태은이 자신의 ‘업(방송·가요 제작)’과 분리된, 본인 감정/일상을 기록하는 ‘개인 아카이브’와 같은 프로젝트 그룹 '런치송 프로젝트'의 데뷔 앨범 'Acoustic Egergy'에 수록된, 권태은 작사/작곡/편곡, 런치송 프로젝트가 노래한 'Wind'라는 노래다.


이 노래는 '어쿠스틱/자연친화'와 같은 그가 프로젝트에서 추구하는 방향성과 정서가 잘 묻어나 있는 곡으로 최대한 미디음악(컴퓨터음악)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실제 연주자와 작곡가가 소통하며 실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렉피아노, 드럼, 기타, 베이스와 화려한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포근하고도 가슴 뛰는 아름다운 선율에 잠시 취해있다 보면, 어느새 평화롭고 따뜻하기 그지없는 그의 음색이 내게 다가와 속삭이듯 노래하고, 난 멋없고 퉁명스럽기만 했던 20대의 그날로 돌아가곤 한다.


그래!
기억났다!


'첨 봤을 때부터라니까!!'

아마 잠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화를 낸 것도 같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리 애써도 기억나지 않았던 우리의 모습들이, 수십 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이상하리만큼 선명해져 바로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있게 되는 건 무슨 이유일까?


수업이 끝나고 집을 향해 걷던 그날,

살랑살랑 부는 바람,

샴푸향, 살며시 닿은 어깨,

그리고 나를 보며 미소 짓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던 너의 얼굴.


바로 그 순간이였다.


올해 한 해도 Bynue의 '숨은 K-Pop 명곡'을 아끼고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6년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시길 기원할게요!





Wind

런치송프로젝트, Acoustic Energy - 2010


작사 : 권태은

작곡 : 권태은

편곡 : 권태은

노래 : 런치송 프로젝트


시원한 바람이 나의 뺨을 스쳐가면

잠에서 깨는나 기분 좋은 웃음만


오늘도 니 생각에 하루를 시작해

널 알게되서 난 너무 행복해

항상 니 곁에 있고 싶어


언제나 햇살이 비쳐주면 좋아

니가 보는것 같아서


언제나 내 맘 속에 있는 너

그냥 편하게 말할께 사랑해


너와 길을 걸을 때 살며시 닿는 니어깨가

내 맘은 설레고 하루 종일 니 생각만


너도 내 맘처럼 내 생각하는지

널 알게되서 난 너무 행복해

항상 니 곁에 있고 싶어


I can wait 다른 말은 안 해도 알 수 있는걸

나를 보면서 미소 짓는 얼굴 내 맘과 똑같다는 걸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wBdsAVznK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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