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 근무제',
가장 큰 걸림 돌은...

어느 중소기업의 '월화수목일일일' 도전 : 넷

by Bynue

05 | 저기요... 고객님?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


솔직히 말하자면, 회사 내부 문제의 경우는 서로가 배려하고 협의하고 의논해서 방침을 새로 정하거나, 하나둘씩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갈 여력이 있었다. 물론 모든 게 다 수월하고 완벽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데, 범접할 수 없었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고객이었다.


(고객) 미팅 날짜는 금요일에 하시죠.
(나) 죄송한데... 저희가 주 4일 근무 이거든요.
(고객) 그래서 어쩌라고요?


실제로 겪은 고객과의 대화인데, 재미(?) 있는 것은 이 고객은 이미 우리 회사가 주 4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는지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심지어 너무 좋은 회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분이기도 했다. 굉장히 어색했던 잠깐의 시간이 지난 뒤에, 고객의 어쩡정한 사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숨길수 없는 '마음의 소리'를 알 수 있었던 사건이지 않나 싶다.


사실 생각해 보면, 한 두 번 정도의 특별한 경우엔 몰라도, 모든 스케줄이나 프로젝트의 진행을 수행사 '을'인 우리에게 맞춘다는 게 애당초 무리였고,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건 보통의 '갑'질과는 아예 다르다. 배려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IT 프로젝트의 경우는 고객사에 상주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도 많은데, 오히려 주 4일 근무를 숨기는 것이 도움 될 때도 많았다. 괜한 오해나 불협화음이 팀워크가 생명인 이러한 프로젝트를 방해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가끔 고객이나 협력사가 “주 4일 근무한다면서요?”라고 물을 때면 그냥, “네... 뭐 실험적으로 해보는 거예요~ 별거 없어요~”라며 얼버무리기도 했다.


명품백 들면 엄마가 힘들어...


예전 명품백을 선물 받은 어머니가 주위에 사람들이 알아보고 돈 빌려달라고 할까 봐 상표를 가리고 다닌다는 웃픈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바로 우리의 모습이 되어가는 듯했다.


결국, 금요일에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직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무나 맡은 일에 따라 사람들 간의 편차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 4일 근무제’의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요…?


최대한 고객에게 주4일 근무제에 대한 취지나 회사의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와 배려를 부탁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생기게되는 금요일 근무에 대해 직원들은 고맙게도 큰 불평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회사와 함께 배려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맘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사람들 간에 생기는 금요일 근무의 빈도, 시간, 업무의 편차에, 일이 몰리게 되는 직원들의 불만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었다. 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였다.


처음엔 금요일에 발생하는 관련 업무는 BU 리더가 맡아서 처리했었다. 물론 강제적으로 그런 Rule을 만든 적은 없다. 자연스럽게 리더의 희생정신이 배어 나온 것뿐이었다. 하지만 보다 실무적 업무가 많아지면서 리더가 이를 모두 일일이 대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담당자가 처리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왜 나만 희생하나요?


우린 금요일 업무를 하게 되었을 시, 어떤 배려를 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금요일이 휴일이나 수당을 주면 되는 거 아닌가?'

'원래 주 5일이면 근무해야 하는 시간인데, 수당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안 그럼 어떻게 보상이나 배려를 해?'

'보상을 생각하기 시작하면 아마 주 5일 근무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우린 똑 부러지고 속 시원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언제나 끊임없이 등장하는 원론적인 질문과 문제제기에 다들 지치기 시작했다.


결국 BU 리더의 재량으로 금요일 근무가 몰리는 직원에겐 재택근무나 일부 휴식을 주는 방향으로 결론 내었다. 사실 결론이라고 하기보단, 해결의 방법이 없으니 모두가 풀지 못한 숙제와 같이, 슬쩍 나중으로 미루어 둔 것일지도 모른다.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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