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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Mar 26.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서른넷

언젠가 너에게 : 이은미, 2집 - 1993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K-Pop 최고의 무대 위 DIVA!


이은미,


그녀를 항상 따라다니는 수많은 수식어 중에, DIVA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접하게 되는데, 원래 DIVA의 뜻은 오페라에서 출중한 연기와 노래를 하는 여성배우를 뜻한다.


그래서 그런지, DIVA라는 호칭은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아닌, Live 가창력뿐만 아니라, 청중을 압도하는 무대 중심의 Performance를 겸비한 여성 아티스트에게 붙여지는 듯도 한데, 이은미는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우리에게 'DIVA' 혹은 '맨발의 DIVA'로 각인되어 왔다.


그리고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무대 위에서의 폭발적인 열정과 에너지'하면 생각나는, 가장 먼저 눈앞에 어른거리는 사람이기도 하고, 이에 큰 이견을 가질 사람도 없을 듯하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노래를 너무나도 잘하는 사람이자, 그녀만의 방식으로 노래에 묻어있는 수많은 감정과 상황을 잘 전달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소통가'이기도 하다.


수십년 동안 K-Pop을 대표하는 DIVA로 언제나 무대위에서의 압도적인 열정과 카미스마를 보여주고 있는 이은미.


이은미는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무대를 거쳐 한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레전드 그룹, '신촌블루스'의 객원 보컬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는데, 1990년 신촌 블루스 3집에 수록된 '그댄 바람에 안개로 날리고...'의 작사, 그리고 직접 노래까지 불러 데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촌 블루스에 대한 소개나 설명은 깊은 존경을 담아 향후 별도의 '숨은 명곡'을 통해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길...


1992년, 이은미는 정규 1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그녀의 대표곡으로도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기억 속으로'가 실려있다. 하지만 이은미의 1집 앨범은 음악적 완성도를 떠나 흥행으로는 실패(?)한 앨범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발매된 이은미 1집 앨범 표지


1집에 실린 '기억 속으로'는 앨범 출시 당시엔 흥행하지 못하다가, 이듬해 방영된 SBS 드라마 '모래 위의 욕망'의 OST에 실려 이른바 '역주행'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데, 40% 가까웠던 높은 시청률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이은미의 노래 중 메가 히트곡이라고 불리는 몇몇의 노래들은 이와 같이 역주행을 한 경우가 많은데, 'Sunflower'(이은미 5집)은 '그 여자 사람 잡네'의 OST로, '애인 있어요'(이은미 6집)은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OST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된다.


참고로 SBS '모래 위의 욕망'은, 당대 가장 인기가 높았던 스타들이 총출동한 드라마이기도 했는데, 이덕화, 박상원, 황신혜, 이응경, 신애라가 출연했고, 복수를 주제로 한 다소 높은 수위의 선정적 장면 때문에 PD가 교체되고 작가가 경고를 받는 등, 굉장한 이슈거리들을 제공했다.


SBS를 대표했던 복수극 드라마 '모래 위의 욕망',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총출동했었다.


다만, 모래 위의 욕망 OST 앨범에 실린 이은미의 노래 제목은 '낯선 기억 속으로'로 원곡과 다소 상이한 제목을 가지고 있어 의아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실제 들어보면 두 노래는 같은 노래이다. 


지금의 허스키하고 폭발력 있는 이은미의 음색을 사랑하고 또 익숙해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간혹 너무나도 멋진 '미성'의 목소리를 가졌었던 그녀의 1집 노래들에 대해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녀의 목소리는 아름다운 '탁성'을 기반으로 가지고 있기에, 난 신촌블루스의 객원싱어로 활동했던 때나 1집의 그녀의 목소리가 앞으로의 그녀의 음색의 자리를 찾아가는 단계였다고 생각한다. 


모래위의 욕망 OST에 실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이은미의 '낯선 기억 속으로'는 원곡인 '기억 속으로'와 같은 노래이다.


그녀는 1993년 2집을 발매하게 되는데, 뒤늦은 역주행 때문에 1집과 2집은 같은 시기 동시에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1집 히트곡인 '기억 속으로'와 2집 히트곡인 '어떤 그리움'이 같은 앨범에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1993년에 발매한 이은미 2집, 당대 최고의 뮤지션과 프로듀서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은미 2집은 내가 꼽는 이은미 최고의 앨범이기도 한데, 이미 숨은 K-pop 명곡 시리즈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소개했던, 임기훈(1회), 박성식(빛과 소금, 26회), 박인영(11회), 정원영(30회) 뿐만 아니라 오승은, 남궁연, 문창배 등 당대를 대표하는 걸출한 프로듀서들이 이 앨범에 참여했다.


오늘 소개할 서른네 번째 숨은 K-Pop 명곡은 이은미 작사, 임기훈 작곡 '언젠가 너에게'라는 노래다.


이 앨범에서 이은미는 총 4곡의 노래에 작사가로 참여했는데, 그녀가 만든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그녀의 가창력에 가려졌던 작사 실력에 사뭇 놀라게 되기도 한다. 또한 이 노래를 작곡한 '임기훈'은 숨은 K-Pop 명곡의 첫 번째를 장식한 주인공으로 이은미의 최고의 명곡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앨범의 '어떤 그리움'을 작곡한 천재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https://brunch.co.kr/@bynue/14


워낙 '어떤 그리움'과 뒤늦은 1집 '기억 속으로'가 큰 히트를 치게 되다 보니, '언젠가 너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노래이기도 한데, 임기훈과 이은미가 만들어 낸, 뭐 하나 흠잡을 만한 곳이 딱히 없는, 잘 만들어진 한국 정통 발라드의 정석이라 생각한다. 


잔잔하게 일렉 피아노와 기타로 시작되는 전주를 지나 이은미 특유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귓가를 스치는데, 첫 소절이 끝난 뒤, 베이스와 피아노가 '훅' 들어오는 등장하는 편곡이 굉장히 재미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소한 이 노래에서 만큼은 지금의 이은미 음색에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하는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장 하이라이트 노래 부분에서 조금은 음 높이를 타협하더라도 '진성'으로 불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래의 가사는 이제 권태기에 접어들어버린, 그리고 이별을 예감하는 여인의 덤덤하고도 차분한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고 싶지 않은 복잡한 심경이 가사 하나하나에 녹아져 가슴을 파고든다.


어리석고 부질없지만,
희망을 놓지 못하는 나...


난 개인적으로 이은미 2집에서 이 노래를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 돌아와 생각해 보면, 찬란했던 내 20대 어린 시절...

사랑이 전부였었고, 또 그 때문에 힘들어했었던 나와 굉장히 닮아있었기 때문이고, 그럴때마다 나에게 큰 위안과 안식을 주었던 노래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에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을, 이 세상 모든 연인에게..

"아직 내 곁에 있는 그대의 사랑을 다시 꿈꾸게 해"라고 하는

이 노래를 바치고 싶다.


그리고 영원하기를~!




언젠가 너에게

이은미 2집 - 1993


작사 : 이은미 

작곡 : 임기훈 

노래 : 이은미 


언젠가 너에게 얘기할 수 있겠지 

이제 널 그릴 수 있다고 


그 많은 날들이 하나둘씩 쌓여도 

우리들의 영원은 있을 수 없음을 


내 곁에서 웃음 짓던 너의 모습도 

지울 수 없이 변해가고 


지나버린 우리 함께 했던 사랑이 

사라져 버린 그 기억 속에 남아 


어리석은 눈물이 되네 


지나버린 많은 날들 함께 했던 모든 추억이 

아직 내 곁에 있는 그대의 사랑을 다시 꿈꾸게 해 


내 곁에서 웃음 짓던 너의 모습도 

지울 수 없이 변해가고 


지나버린 우리 함께 했던 사랑이 

사라져 버린 그 기억 속에 남아 


함께 한 시간만큼 아픈 세월 그만큼 

어리석은 눈물이 되네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3dJ4bn3q_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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