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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Mar 19.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서른셋

비 오는 이른 새벽 자장가 : 롤러코스터, 1집 - 199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세기말 그룹,
한국 모던락의 카멜레온 천재들


위의 소개의 문장을 적어놓고 몇 번이나 고치고 수정하는 일을 반복했다.

그들을 '모던락'이라는 장르에 묶어 놓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그들을 몹시 폄하하는 말이긴 하나, 그들의 시작이 모던락에 가장 가까웠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고 그 시작이 한국 K-Pop의 수준을 높인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그들을 Acid Jazz/Pop 그룹이라고도 하고, 어떤 이들은 Electronica, Synth Pop 그룹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들의 음악적 근본은 모던락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들의 재능이 넘치고 넘쳐 다양한 장르의 결합과 같은 음악적 시도를 세련되고 대중적으로 창조했기에, 그들을 부르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사실, 새로운 장르라는 것이 워낙 유행처럼 만들어낸 'Wording'처럼 느껴질 때도 많기도 하고, 요즘에는 그런 장르를 구분 짓는 것이 참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음악의 결합되고 융합되는 것이 너무 일반화되어 있기에, 특정 장르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참 무의미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마지막까지 롤러코스터의 장르를 '모던락'으로 할지, 'ACID Jazz/Pop'으로 할지에 대한 고민이 지속되긴 했었다.


모든 레전드 그룹이 그렇겠지만, 멤버 하나하나 모두 천재적 기질을 가지고 있어 이젠 멤버마다 별도의 소개를 해야 할 정도인, 롤러코스터는 지누(본명 최진우, 히치하이커)(베이스, 프로그래밍, DJ), 조원선(키보드, 보컬), 이상순(기타)으로 구성되어 있다. 


앨범재킷까지 하나하나 힙하고 멋스러웠던 그룹, 롤러코스터


이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지누는 1집/2집 솔로앨범을 낸 가수였고, '엉뚱한 상상'이란 곡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누리며 꽤 라디오에서 들렸던 히트곡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앨범 속에서 이미 조원선이라는 출중한 아티스트가 작사로 그리고 보컬로 참여한 것을 알 수 있다.


조원선의 데뷔를 토이 2집(1996)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은데, 숨은 명곡 서른하나 편에서 언급한, '이희진'도 참여했던 1991년 홍콩가요제의 옴니버스 앨범 '행복한 사람들'을 데뷔앨범이라 봐도 무방할 듯싶다.


https://brunch.co.kr/@bynue/88


옴니버스앨범 행복한 사람들에 실린 조원선, 작사/작곡을 직접한 노래 2곡이 실려있다.


이상순은 전통적인 Rock밴드, 퓨전 밴드 등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 롤러코스터에 합류한 케이스인데, 꽤 출중한 기타리스트였던 '지누'가 기타를 포기하고 팀 내에서 베이스로 전향할 정도로 출중한 기타 실력을 두루 가지고 있었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팀 내 그 누구보다 가장 유명한(?)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그리고 그들은 1999년 첫 앨범을 발매하게 된다.


이 앨범이 K-Pop에 시사하는 바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들이 지향했던 음악적 완성도나 특색뿐만 아니라 지금은 굉장히 일반화되어 가는 홈레코딩을 통해 만든 앨범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1집 앨범은 아날로그적 감수성이 묻어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앨범에는 지금생각해도 꽤 많은 11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조원선이 이때부터 작사는 물론 작곡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녀는 K-Pop 역사상 그 누구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가장 Unique 한 목소리를 지닌 보컬리스트로도 평가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앨범과는 상이한 그녀의 라이브의 모습 때문에 저평가받는 것도 사실이다.  


1999년 세기말 그룹이란 별칭을 얻으며 등장한 롤러코스터 1집 앨범


오늘 소개할 곡은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그 유명한 롤러코스터 1집에 실린, 가사 없이 허밍(나나나)으로만 부르는 감수성 넘치는 Scat 곡인 '비 오는 이른 새벽 자장가'라는 노래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비'만큼 많이 불려진 노래의 주제도 없는 듯한데, 그 흔하고도 흔한 비와 관련된 노래 중에 언제나 항상 내 플레이리스트를 한편을 차지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아마도 Scat Song이다 보니 롤러코스터의 찐 팬이 아니고서는 다른 노래보다는 덜 알려진 것도 사실일 것 같다.


잠 못 드는 어느 이른 새벽, 유럽의 어느 한적한 도시에 있는 것만 같이,

멀리 어디에선가 들리는 교회 종소리와 창가를 세차게 두드리는 빗소리가 들려온다.


몽환적인 일렉피아노와 함께 지누의 담담한 목소리로 노래는 시작되고, 그리고 이어지는 이상순의 목소리... 마치 일부러 한 박자씩 늦게 부르는 듯한 이들의 노래는 묘한 끌림을 준다.


노래는 마치 비가 그치고 아침이 밝은 듯, 자전거 벨소리와 함께 새들이 지저귀고, 수백 번을 들어도 지루하지 않은, 잊지 못할 조원선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나나, 나나나나,
나나나, 나나나나 


이 노래는 짧은 2분여의 노래이지만, 지나간 옛 추억을 소환하기엔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어느새 조용히 이들의 멜로디를 따라 부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비 오는 이른 새벽 자장가(Instrumental)

1집 - 1999


작곡 : 조원선

편곡 : 지누, 조원선

노래 : 롤러코스터


나나나...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tSwU-ANZw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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