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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서늘해진 가슴에 돌아보니
그대가 사라져 간 빈 가지 사이로
섧은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대 향한 보고싶음은 아직도,
아직도 여름날 한낮의 햇살 같아서
계절의 푸름 끝에 애처롭게 매달려
아프다 아프다 신음하는데,
잎이 떨어져 메마른 가지에는
바람조차 머물지 않아 외롭다는데.
그리 멀지않은 예정된 시간 속에 놓인 채
사라져 갈 것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차가운 비에 젖어버린 마음을
벗지 못 해 섧다, 잊지 못 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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