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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늘 가난할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이
줄이 끊어진 연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지럽게 그대를 앓던 밤의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마주하는 서러운 아침.
장마철 구름떼처럼 내게 밀려왔던 그대가
먼 하늘 끝으로 고요히 자취를 감추었던 것은
비단 바람의 시샘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눈 앞에 그려지는 순간이지만 잡히지 않고
잡을 수 없음을 알기에 그냥 보낼 뿐입니다.
그대 없는 세월의 한 귀퉁이,
어디쯤인지 모르는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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