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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Nov 18. 2015

또 다시 비가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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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위로 스며들던 빛이 싸늘하게 부서지고

재 먹은 구름이 달의 온 몸을 감싸안으면


또 다시 비가 내려,

사노라 가난해졌던 기억이 다시금 또렷해 집니다.

곁을 내어준 내게 이따금씩 찾아오는 것은

조금 시리고 비릿한 삶의 열병 뿐이어도

살아가면서 비 내리는 날이 어디 한 두번 뿐일까요.


오늘은 내가 사랑한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초라하게 기나긴 안부를 묻는 대신

마치 어제의 일을 되뇌이듯 마음의 닻을 내리고

거기에 한참을 앉아서 당신을 바라보기로 합니다.

이 비가 그치면 당신도 조금씩 그쳐갈까요.

막연한 긴 기다림의 날들이 계속 되겠지만

이것이 나의 청춘이고,


나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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