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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당신과 내게는
겨울이라 불리는 하얀 계절이 없었습니다.
봄날에 시작된 사랑이 깊어갈 즈음
당신은 중력을 이기지 못한 잎들처럼,
한 줌 볕을 외면하지 못한 눈처럼,
가뭇없이 사라져 갔습니다.
생각납니다, 그 계절에 당신을 잃어버리고
두고 온 것들이 눈에 밟혀, 오래 앓았더랬죠.
그리고 오늘 이곳에는 눈이 내렸습니다.
하얀꽃바람이 당신과 참 많이도 닮았습니다.
수줍게, 머뭇거리고, 흔들리다, 사라지는 것까지.
이 낯설고도 익숙한 계절의 바람소리에
나는 또 얼어붙은 심장을 뒤척이겠지요.
그 해 겨울은 유독 일찍 왔고, 더디게 갔는데
어느 틈에 몇 해를 돌아 다시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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