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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Feb 07. 2016

우리는 두 번의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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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잡아두는 곳에 오랫동안 서서

나는 마음껏 내 안의 당신을 읽는다,

이를테면 허망함에 비척거리는 모습으로.

의식의 세계에 실재하던 누군가가 사라지면

남겨진 사람들은 각자 슬픔의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사라진 많은 것은

그들의 무의식 안에서 끝없이 재생됨으로써

두 사람의 아름다운 세계는 여전히 존재하고,

우리는 두 번의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존재한다는 건 소유한다는 뜻이 아니고

부재한다는 건 소멸하거나 사멸한다는 것이 아니니

부재[不在]는 또 다른 의미의 존재[存在]함이다.

여기 아름다웠던 세계에서 부재의 증거이자

존재의 증명같은 시간이 흐른다.

다만,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저, 벅찬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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