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생각_퇴사 통보

by 서울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직장에 그만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회사에 말해서 홀가분하다고 했다. 나는 잘했다고 말했다.

정말 잘 한 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남편은 영락없는 회사원이다.

아침에 게으름도 피우지 않고 벌떡 일어나 출근해 왔다.

늦게 잠들어도 일찍 일어났다. 조금만 더 누워 있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착실하고 성실하고 똑똑한 사람이다.

얼마 전부터 회사에서의 감정적으로 힘들었는지 그만 다녀도 될까 하고 물었었다.

그러고는 정말로 사직을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나는 남편이 시간이 안되어 같이 목걸이를 사러 가지 못했다.

전에 언급했던 금목걸이 말이다.

"우리 쉬는 평일에 금방 가면 되겠다"라고 했더니 "이제 사면 안되지 회사도 안 다니는데."

그놈의 금목걸이는 남편 것이 안되려나 보다.


퇴사가 인생 끝이 아니다.

정년퇴직 할 나이도 거의 다 되었고, 그동안 고생도 했다.

우리 둘이 많이 안 먹으니까 이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




다음 날 아침이었다.

남편이 회사에 나갈까 말까 고민했다.

어제 사직 의사를 밝혔는데 오너가 퇴사를 만류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단다.

이런 막중한 결정을 나보고 하라니..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세요'라고 했다.


남편은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오후쯤 되어 내가 문자를 슬며시 보냈다.

"아빠, 오늘 밖에서 떠도는 거 아니지?"

"독서실.."

"ㅋㅋ 짠하게"


독서실은 농담이었다.

여차 저차 회사는 계속 다니기로 했단다.

하루짜리 해프닝이었지만 이젠 나이도 있고 확실히 힘들긴 한 것 같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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