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아들의 면회를 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과일을 여러 종류 씻고 껍질을 깎아 잘라 통에 담았다.
사과, 배, 포도, 키위, 자두를 담았다.
군대에서 잘 못 먹는 게 과일이라고 해서 여러 종류를 샀다.
강원도까지 가는 길이 멀었다. 3시간 정도 차를 타고 부대에 도착했다. 부대 앞에서 부대 보안을 위한 서약서를 쓰고 휴대폰에 테이프를 붙여 카메라를 가렸다.
오랜만에 본 아들은 얼굴도 태도도 의젓하고 어른 같았다. 반가웠다.
두 시간의 외출 허가를 받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왔다.
면회실에서 가지고 온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들은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고 했다. 군대에서 주는 포도는 알은 작은데 씨가 다섯 개씩 나온다며 씨 없는 거봉을 특히 열심히 먹었다.
군대에서 요즘은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휴대폰 사용할 시간을 주고 식사도 좋아졌다. 월급도 꽤 오르고, 과일까지 나온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과거의 군대에 대해 모르는 요즘 세대는 자신들이 겪는 군 생활은 여전히 쉽지 않은, 그들의 처음 겪는 시련이다.
군대 포도 이야기를 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아직 어린아이 같은 얼굴이 겹쳐 보였다. 마음이 짠했다.
국민학교 시절 위문편지 쓸 때는 군인아저씨는 정말 어른인 줄 알았지만 지금 보니 그 때나 지금이나 스무 살 갓 넘은 아이들인 게다.
우리가 어린아이들에게 나라를 지키라고 맡기고선 편히 지낸다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었다. 면회시간이 끝나고 아들이 손을 흔들고 들어가는걸 한참 보고선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