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사랑하시나요? / 소곤소곤이야기 #30
둘이 사는 집에, 하루 두 끼를 먹는 우리는 부부다.
부부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고 치열하게 젊음의 시절을 보내고 이제 둘이 남아 밥을 같이 먹는 사이란 뜻일까?
난 막내로 커서 그런지 모든 걸 남편과 같이하고 싶었는데 결혼 후에는 자립을 배웠다.
남편은 십 년 넘게 당뇨인이다.
비싸게 주문한 대구를 구워 먹었다.
외식에 익숙해진 입맛에 대구는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소금, 후추로 간한 대구에 버터를 넣어 구웠는데도 화려한 바깥 음식에 비하면 맛이 없다.
토마토도, 콩줄기도, 깊은 풍미가 나던 표고버섯도 아무 맛도 느껴지질 않는다.
혀가 무뎌진 걸까...
누가 설탕에 절은 입맛을 되돌리려면 일단 금식하라고 했던 것 같다.
하루이틀 음식을 끊고 이후 2주 정도 설탕이 들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다시 세팅된다고 했었다.
성경에서는 '외도'를 외식에 빗댄다.
바깥 음식을 먹은 사람에게 집밥은 더 이상 맛이 없다고...
입맛이라는 게 참 간사하다.
소심하게 작은 컵 불닭을 끓여 담았다.
대구를 한입 넣고 자꾸 불닭을 쳐다보며 먹었다.
차라리 불닭 볶음면에 대구를 얹어 먹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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