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가 쓰는 에세이 #9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는 짱구와 맛동산이다.
해외에 오래 살아온 나는 짱구와 맛동산을 먹고 싶다고 언제든 구할 수 있지는 않았다.
요즘엔 해외에도 한국 슈퍼가 늘어나 신선 식품이 아니고는 뭐든 싶게 구할 수 있지만 내가 해외 생활을 시작했던 30년 전 만 해도 도시에 한두 개 밖에 없는 한국 슈퍼엔 짜장 색깔로 변한 고추장이 팔리고 있었다.
지금도 한국 과자가 많이 들어와 있다고 해도 새우깡이나 튀긴 과자류는 배에 실려 오느라 고생한 티가 난다.
유통 기간과 상관없이 운반과 보관 과정이 제품에 주는 맛의 영향은 정말 크다. 과자를 해외 한국 슈퍼에서 구입해 보면 한국에서 사 먹을 때 보다 풍미가 떨어지고 어떨 땐 기름 쩌든 맛이 날 때도 있다.
저번 한국 여행에서 딸과 마트에 들러 과자며 생필품 등을 사다가 짱구를 발견했다. 대형 마트답게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서 보던 용량의 두 배는 돼 보이는 큰 봉지 짱구가 있었다. 나이 들어 이젠 과자에 관심이 없다 생각했는데 짱구를 보니 욕심이 났다. 겨울에 여행을 다닐 땐 짐의 무게도 무게지만 부피가 큰 문제인데 이 짱구는 거의 김치통 하나 크기였다. 계속 째려보고 있으니 딸이 '내가 사줄게'하며 카트에 툭하고 던져 넣는다. 내 눈에는 아가로 보이는 딸이 돈 벌어 호기롭게 사주는 과자라 웃음이 났다. (딸과 나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다.)
비행기에 태워 소중히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 커피와 함께 봉지를 열고 앞뒤 포장지를 살피며 즐겼다.
만화에 나오는 '짱구 가족'이 짱구 모델이다. 1973년부터 제조되어 온 오리지널 짱구,
오리지널 아카시아 벌꿀이 첨가되고 계피와 녹차유가 든 삼양 짱구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짱구 과자의 모양은 짱구 머리 모양을 모티브로 삼았다 한다.
친정아버지가 내가 드린 중국산 무선 이어폰을 귀하디 귀하게 쓰다 돌아가셨던 것처럼
나도 딸이 사 준 과자라고 앞뒤, 위아래를 돌려보며 30년 넘게 즐겨온 과자에
갑자기 과다한 관심을 보이며 짱구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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