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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 Dec 07. 2022

Filling the void

공백을 채우다


Void, 공백이란 뜻이다.

현재 내 삶엔 공백이 많다. 단순히 비어있는 시간을 뜻하는 게 아닌

무언가로 따듯하고 의미 있게 채워나가고 싶은 욕구가 있는 공백


20대 때는 연애를 하면 이 공백의 7할 정도는 설렘과 따뜻함, 때로는 주체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으로 채워졌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연락을 하는 상대가 꾸준히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공백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이 공백을 쓸모없는 시간낭비와 감정 소모로 빼곡히 메꾸고 싶지 않다.

그 사이 쉼표와 같은 시간도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일과 여가,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바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과 조용히 쉬어가는 휴식의 시간, 이 모든 것들엔 '적당함' 즉 균형이 더 중요해졌다. 


김창열, '회귀' 연작, 1987, Oil on canvas, 195 x 330cm. [사진 갤러리현대]


김창열 화백의 작품이다. '물방울' 작가로 널리 알려지셨는데 물방울은 치유, 순환, 생명의 의미가 있다. 널찍한 캔버스 바탕은 채도 낮은 한문의 획과 영롱한 물방울이 균형을 이루며 구성미를 돋보인다물방울이 빼곡한 작품도 있고, 물방울이 단지 7개뿐인 작품도 있지만 모두 피곤치 않은 적당한 균형과 조화이룬다는 점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Filling the void, 공백을 완성도 있게 채우는 것

캔버스를 빼곡히 채우기보단 나의 물방울 하나 씩 정성을 들여 채워나가고 싶다. 




환자가 없을 때 원장실에 앉아있는 공백의 시간, 독자로만 종종 들러 본 브런치에 생각을 담기 시작했다. 

소소하지만 하루를 조금 의미 있게 채워보려는 마음을 모니터 너머의 누군가 함께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여준다면 좋겠다. 때론 내 생각이 전해져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닿기를 바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이 공백을 미래에 대한 설렘으로 함께 채워 줄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따듯하고 조화롭게 채워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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