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 그리고 습관

by 한은성

오늘은 꾸준함과 습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람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강남구청 방면 7호선 지하철만 타다가 반대방향으로 출근을 하기 시작할 때

어김없이 나는 강남구청 방면으로 향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19일 동안 출근을 하면서 반대 방면으로 가는 게 익숙해진 터라 저번주 주말 결혼식 때문에 강남구청 쪽으로 갔어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학교가 있는 쪽으로 갔다.


또 하나의 습관을 말하자면

나는 학창 시절 내내 개근상을 탈 정도로

약속장소에 일찍 도착하는 습관이 있다.

그 덕에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거의 지각해 본 적이 없다.

10분~15분 정도 빨리 역에 도착해서

학교로 가는 길을 천천히 걷게 된다.

그러다보면 달리기를 하던 이어지는 천을 지나가게되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아침부터 뛰는 사람들이 있네..

이 길로도 많이들 걷는구나 하는 그런 생각들?

밤에만 보던 천을 아침에 보고 있자니 신기하면서

또 반갑기도 했다.

헉헉 거리며 코너를 돌던 그곳에서

나는 출근을 하고 있구나 해서 새삼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좋은 습관이 있는 반면, 좋지 않은 습관도 있다.

나는 환경에 금방 적응하고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이건 좋을 때도 좋지 않을 때도 있다.

밥을 워낙 천천히 먹는 나인데

주변 선생님들이 밥을 빨리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새 나도 밥을 빨리 먹고 있었다.

아차! 싶지만 얼른 밥을 먹고 선생님들과

내가 달리던 그 천을 산책 가야 하는 것이 루틴이라

빨리 먹는 게 답이었다.


나는 달리기를 한지 딱 3년이 되었는데

물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달렸기에

심폐지구력과 체력이 확 떨어지는 일은 없다.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꾸준히 뭐든 계속해서 조금씩 해내면

나아진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다.


책을 읽는 것도, 일을 배우는 것도

꾸준히 하면 나아진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불안에 떨고 조바심에 밤잠을 못 이뤘다.

적응기니까 괜찮아라고 하지만

아침약+필요시약을 계속 먹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고 있는 만큼

성장하고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내년 이 맘쯤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교정은 벚꽃나무로 가득해서

봄이 되면 특히나 예쁘다고 선생님들이 말했다.

이 벚꽃나무 사이에서 우리 사진 찍자고.

2026년 벚꽃나무가 필 때에

나는 계약이 만료될 것이다.

흘러가는 대로 살면 발전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끄심에 맡겨보려고 한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시작한 일이지만 그래도 사지멀쩡하니

돈을 벌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래서 새벽 6시 반에 일어나는 것도 괜찮다.

가끔 감정이 요동쳐도 괜찮다.

전회사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보람차고,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나는 학교가 좋다.

설렘이 있으며 무엇인가 활기차다.

마냥 밝았던 내가 사회화가 되면서

여러 차분함도 탑재가 되는 것 같다.


친한 친구가 나에게 해줬던 말 중에서

"너는 이성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사람이잖아."

라고 했던 말이 나에게 가장 큰 칭찬이자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었다.


무조건적으로 감성충, 감성적이던 나였는데

이성적인 판단도 할 줄 알고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그냥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중적으로 나는 굉장히 우울한 면도

차분한 면도 있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쓴다고 하면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며

술을 좋아하기에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

괜찮냐고 묻기도 했다.


꼭 사람이 한 가지 성향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좋든 싫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질에서

배우고 싶었던, 나아지고 싶었던 모습들을 하나씩 덧붙여 지금의 내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


내일은 금요일이다.

오랜만에 등산모임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야지.

그리고 토요일이 되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의 결혼식에

부케를 받으러 간다.

그때는 또 어떤 감정이 들까.


오늘은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마저 좀 읽다 자야겠다.

이전 02화13일 차 위기가 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