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울 줄 알았는데

by 한은성

퇴근이 빨라 시간이 많아진 만큼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지키는 게 어려웠다.

하루 종일 컴퓨터에 앉아 새로운 것을 매일 배워야 하고 머릿속에 넣어야 하다 보니 집에 오면 방전이 되어

10시 전에는 잠이 들곤 했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쓰지 못했고, 욕심이 생겨 잘 쓰고 싶다 보니

더욱 미루게 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되었다.


모든 것은 핑계이다.

뻔한 클리셰 같은 문장인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내가 교직원이 된 지 꼬박 3달이 다 되어간다.


많이 적응을 했고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같이 캠핑도 가고 경계하던 선생님들도 나에게 마음을열어주어 꽤나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를 생각하면 나는 분명 행복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금세 우울해지곤 한다.

내 앞날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그만두고 나면 뭘 해야 할까

나이는 1살 더 먹었을 텐데 등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집어삼킬 때도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그냥 단지 현재를 열심히 그리고 또 감사하며 살아내는 것뿐이다.

주어진 것에 꾸준히 한 발짝씩 달리기 하듯 나아가다 보면 내 끝에도 만족감이라는 것이 있을까.

살면서 안 해본 거 없이 수많은 경험을 해왔지만

이토록 보람찬 일은 처음이기 때문에

나는 계속 이곳에 머물고 싶다.

일이라는 것은 하면서 마냥 행복하고 좋을 수는 없지만 내가 어디 가서 나의 직업에 대해 말할 때

지금이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물론 정규직도 아니고, 대체인력이지만)


학교란 곳은 정말 여러 가지 일이 많다.

내가 오고 나서도 많은 상황들이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등교하는 마음으로 가는 그곳이 좋다.

이전 06화조금씩 욕심이 생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