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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회의감, 깨달음 -경험

by 다가온

최근에 정말 손절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

'손절'이라는 뜻이 '손을 끊는다'라는 의미로 생각하여

사람 간의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절교'와 비슷한 의미인데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건 너무 오랜만이라 내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 그 친구를 만났을 때 내가 그에게 대했던 태도와 그가 나를 대하는 태도를 곰곰이 떠올려보았다.

내가 느끼기엔 분명히 달라졌다!


그럼 우리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되짚어보니, 서로 오해를 사고 감정이 상할만한 일이 있긴 했다.

사실 되짚어볼 필요 없이 나도 마음 한 켠에 남아있긴 했다.


나는 내가 굳이 사과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 그리고 서로가 기분이

안 좋았다면 나도 잘못을 했을 테니까 미안하다고 마무리를 그렇게 했었다.


"그래! 사람은 겪어봐야 알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으니까!"


하고 넘겼는데 자연스레 또 만나게 되었을 때 다른 사람과는 잘 소통을 하는데 왠지 모르게 내가 하는 말을

중간중간 끊고 본인의 말을 더 많이 하는 듯한 태도에 다소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공감적인 대화도 주고받지 못한 거 같아서 너무 아쉬웠지만 그래도 알고 지낸지가 얼마 안되었고 내 인간관계

기준에서 3번까지는 더 지켜보자라는 마인드가 있어서

참아보려고 넘겼다.


하지만, 그 친구과 연락을 주고받을 때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와 느낌을 받아서 나는 용기 내서 전화를 걸었고 그 친구는 뒤끝이 없다고 했지만 과거일을 들추며 우리가 어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꺼냈다.

나는 이미 그 사건에 대해서 넘겼는데 잊으려고 했는데 친구의 한마디에 그 부분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과 잘 지내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미안함을 전달했고 나름 대화가 잘 통했던 거 같은데 우리의 마음은 다르게 흘러가는 듯 했다.

나와 거리를 두는 듯한 차가운 온도의 말투를 난 느꼈기에!



내가 그에게 주었던 마음, 정, 선물도 너무 아깝고 왜 그렇게 친해지려고 애를 썼을까 하고

시간을 소비한 게 후회가 정말 되었다.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 자신을 이렇게 초라하고 작게 만드는지 너무 속상했다.


'내가 먼저 굳이 사과하지 말고 그때 오해도 풀지 말고 인연을 끊어버릴걸,, 결국은 내 마음의 상처만 입었잖아..‘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답답하고 신경도 쓰이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었다.


솔직하게 친절하게 조곤조곤 내 마음을 설명했으니까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온도나 깊이가 더 달라지거나

좋아질 거라고 느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솔직함이 무기라는 말도 있지만 나의 경우는 아니었다.


심지어, 엄마랑 산책할 기회가 있어서 엄마에게 "엄마 나는 말투가 세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데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은 안 하는 데 내가 그 말투에 상처를 쉽게 입고 신경 쓰이는 거 같아요"라고 했더니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세상에 수많은 아름다운 꽃들 중에 장미와 민들레로 비유를 해주셨다.

장미에게 " 넌 왜 가시가 있게 태어났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이다. 선인장 속에 피어나는 꽃도 마찬가지이며 그 사람의 말투나 성격을 바꿀 수는 없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저 예쁜 마음으로 바라봐주면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공감이 되고 맞는 말 같았다.


하지만 들꽃이나 민들레는 쉽게 다가가도 언제나 만져도 아프지가 않다.


엄마의 말을 듣고 보니, 결국은 사람도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면 나와 결이 맞지 않은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은 나와 다른 원래 그런 성향이구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가 조심하고 거리를 두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마음을 주고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그때뿐이고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이 있고

그냥 나를 좋아해 주고 편한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더 가깝게 지내는 게 나의 건강하고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좋을 것 같았다.


사람이 너무 급하게 가까워지는 것도 좋은 게 아니고 내가 누군가와 너무 급작스럽게 친해졌다면 이 부분은

분명히 한 번쯤 돌아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깨달았다.

금방 식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말이다.



정말 천천히 은근하게 잔잔하게 관계의 깊이를 쌓아가는 게 오래도록 편안하게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고

이제는 다시 한번 확신한다.


그래서 억지로 상처 주면서 친구와의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 난 너랑 맞지 않아~ 그만 연락하자"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서서히 관심을 나에게 더 집중하면서 그 친구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이 정리되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만날 때 쉽게 마음 주고 상처받지 않고 적정한 선을 잘 지키면서 소통을 이어가면서

관계를 유지해야겠다.


또한, 너무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려기 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 몇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먼저 안부를 묻고 관심을 표하고 내가 기쁜 순간, 힘든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런 소중한 관계는 더 깊이 지켜나가는 게 좋겠다고

이번 기회로 알게 되고 배웠다.


늘 경험이 주는 교훈은 크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나 스스로를 더 돌아보고 아껴주고 나의 마음을

잘 돌봐야겠다.


나무가 햇살을 좋아하듯, 사람도 자신과 잘 맞는 햇살을 찾아가야 하며 이제는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그때도 나는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 이제는 나를 더 아껴주자."는 마음을 가져보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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