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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오케스트라

귀에는 익으나 정확히는 모르는 음악들

바로크 시대의 오케스트라에 대해 조금만 설명하려고 합니다. 무엇이든지, 그 시작에는 혼돈이 있듯이,  바로크 시대의 오케스트라 음악은 지역에 따라 그 형태도, 장르도 다양하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의 공통점이 있었지요. 현악기 합주만의 오케스트라가 먼저 출발을 한 것과, 하프시코드라는 건반악기가 오케스트라 연주에 늘 함께 하였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오케스트라 연주에 피아노가 올라오면 대개 독주자가 나와 협연을 하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피아노의 예전 모습인 하프시코드가 항상 등장합니다. 이는, 성악곡을 기악곡으로 편곡하거나 연주하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시작이었던 만큼, 반주 악기인 하프시코드가 항상 같이 하지요. 혹시 무슨 음악을 들었는데 피아노와 하프의 중간 정도의 악기가 계속 따라 연주한다면, 아! 바로크 음악이구나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코렐리 


역사적으로, 오페라가 시작된 곳이 이탈리아 이기에, 이탈리아에는 많은 악기 제작자들과 작곡가들이 탄생합니다. 영문 "I"로 끝나는 성을 가진 작곡가들, 코렐리, 토렐리, 비탈리, 마리니, 비발디까지 초기 바로크 시대의 기악음악을 이끈 이들은 모두 이탈리아 태생이었습니다. 이들은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진출하며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작곡가가 륄리라고 볼 수 있지요.

 



륄리


륄리(Jean-Baptiste Lully, 1632년 11월 28일 ~ 1687년 3월 22일)는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작곡가이자 지휘자입니다. 그는 태양왕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며 많은 오페라와 발레, 그리고 기악 작품을 남겼습니다. 또한, 연주를 함께 시작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지팡이 지휘봉은 지금의 지휘봉으로 발전되는 계기가 됩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지휘봉을 처음 고안해 낸 륄리가 연주하던 중, 지휘봉으로 발을 찔러 그 합병증으로 죽었답니다. 무엇이든 시작은 힘든가 봐요.







빨간 머리 비발디



바로크 합주 음악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 1678년 3월 4일 ~ 1741년 7월 28일)의 조화의 영감 6번, 가단조 콘체르토 일 겁니다. 2000년대 초반, 서울 지하철 환승음악으로 쓰였지요. 그 경쾌하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지하철 이외에 방송 등에 BGM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배울 때 가장 많이 선택하는 교재인 스즈키 교본 4권에 올려져 있는 이 콘체르토는 바이올린이 높은 "도-시-라"음을 반복 연주하는 구간이 있는 데다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곡이라, "도시락 콘체르토"라는 별명을 가지기도 했지요. 이렇게 우리에게 친근한 비발디가 사실은 신부님이셨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사제로서, 비발디의 임무는 여자 고아원을 운영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었어요. 비발디는 고아원 원생들을 교육시켜 후원자들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주었다네요. 연주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비발디는 오페라 95편을 포함, 750여 곡을 작곡합니다. 당시에는 한번 연주한 음악은 다시 연주하지 않았기에, 이런 많은 곡을 작곡했겠지요. 비발디는 다양한 악기를 위한 협주곡 및 다중 협주곡을 쓰며 기악곡만으로도 충분한 음악적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킵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비발디의 4계는, 음악과 그다지 연관되지는 않지만, 각 계절에 대한 시를 첨부함으로, 마치 훗날의 낭만 표제음악을 연상케 하지요. 륄리의 지휘봉, 비발디의 다양한 악기 조합에 대한 시도는 오케스트라 음악의 발전에 큰 지표를 찍습니다.

 




바로크 음악은 초기와 중기로 나누어질 때가 많은데요, 초기 바로와 후기 바로크 음악의 선을 그어주는 해가 1685년입니다. 1685년은 음악사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는 두분의 작곡가가 태어나신 해인데요, 그분들은 바로 바흐와 헨델입니다. 물론, 이 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작곡을 하고 연주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 즈음부터 이탈리아가 선도하던 바로크 음악의 중심이 독일, 영국, 프랑스 등지로 옮겨지게 됩니다. 자국의 작곡가들을 배출해 내기 시작했고요, 종교 개혁으로 새로운 교회를 섬기게 된 신교 국가들에서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지요. 이에, 가톨릭 문화권인 이탈리아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종교 음악이 선보이기 시작하고, 작곡가들은 오케스트라 반주를 염두에 두고 작곡 하기 시작합니다. 초기 바로크를 이탈리아 작곡가와 연주자들이 진두지휘 했다면, 후기 바로크는 독일권 작곡가들의 무대가 되고, 이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기악음악을 선보이며 오케스트라의 기틀을 마련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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