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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휘 Dec 08. 2020

쓰레기 줄이기1.화장솜 덜 쓰기

페이스헤일로와 면 화장솜 

별로 쓴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매주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집에서 별로 생활하지도 않고, 쇼핑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쓰레기가 많이 나올까. 왜 플라스틱과 비닐, 종이 재활용 쓰레기가 매주 한 번씩 꼬박꼬박 버려야 할 만큼 나오는 걸까. 내가 너무 쓰레기를 많이 만들고 있다는 양심의 가책에 어떻게든 쓰레기를 덜 만들어 보겠다는 고민을 하는 중이다.


첫 번째는 화장솜을 줄이려는 시도를 해 보았다. 화장을 하면 화장을 지우기 위해 클렌징 워터나 클렌징 오일을 써야 하고, 나는 오일보다는 클렌징 워터를 쓰는 편이라 꼭 화장솜을 써야 했다. 화장솜 한 장으로 닦이는 것도 아니고 여러 장으로 화장을 지우게 되니, 큰 통으로 화장솜을 사 둬도 금방 다 쓰게 된다. 이렇게 매일 쓰는 화장솜을 줄여볼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약 일 년 반 정도 전부터 페이스헤일로를 쓰기 시작했다. 


페이스헤일로는 미세 섬유로 되어 있어서 물로만 화장을 지울 수 있는 패드인데, 제조사에 따르면 200회 정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 덕분에 클렌징을 할 때 쓰는 화장솜을 확 줄일 수 있었다. 마스카라나 아이라인 같은 눈화장은 페이스헤일로만 사용해서 지우기는 좀 무리기는 하지만, 나는 눈화장을 하지 않고 간단히 쿠션을 대강 두드린 뒤 립만 바르는 수준의 화장을 하고 다녀서 페이스헤일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페이스헤일로를 물로 적셔서 화장을 지우고, 비누로 한 번 더 세안을 하면 충분히 세안이 되었다.


페이스헤일로는 화장솜 사용을 줄여 주었을 뿐 아니라, 한 가지 쓰레기를 더 줄여 주었는데, 바로 클렌징워터 포장 용기 쓰레기이다. 물로 세안하니 클렌징워터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클렌징워터를 안 사도 된다. 사실 가끔 눈화장을 하는 날이 있기 때문에, 아직 클렌징워터를 아예 안 쓰는 건 아니라서 있긴 있다. 그래도 매일 화장솜에 클렌징워터를 묻혀서 얼굴을 닦던 것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클렌징 때 쓰는 화장솜은 줄였지만, 여전히 토너로 얼굴을 닦아낼 때는 화장솜을 쓴다. 닦토를 꼭 해 주는 편이라 마음의 무거움을 안고 화장솜을 썼다. 그러나 얼마 전, 망원동에 있는 제로 웨이스트 가게인 ‘알맹상점’에서 면으로 만든 화장솜을 발견하고 구입했다. 이 화장솜은 화장‘솜’은 아니고 천을 여러 장 겹친 패드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어머니들은 화장솜이 이렇게 대중화되기 전에 거즈 손수건으로 화장을 닦고 스킨팩을 해오지 않않던가! 왜 그 생각을 못 했나 싶었다. 너무 한번 쓰고 버리는 화장솜의 편리함에 거즈 손수건의 존재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다. 

면 화장솜과 페이스헤일로

닦토할 때 쓰는 화장솜도 줄여 보겠다고 사 본 이 면 화장솜(패드)는, 확실히 보들보들한 화장솜에 비해 피부에 자극감이 있었다. 화장품을 두들겨서 흡수시켜서 쓰는 용도로는 자극감 때문에 썩 좋은 대안은 아닌 것 같기는 하지만, 눈화장을 지울 때나 닦토할 때 쓰기 괜찮다. 이렇게 하나 하나 대안을 찾아가보고 조금씩 조금씩 줄여 가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함석헌 선생님은 해외에서 강연을 많이 하셨지만, 비행기가 탄소 배출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1년에 한 번만 타셨다고 한다. 비행기와 환경을 연결지어 생각을 해 본 적 없었던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내 존재가 세상과 얼마나 많이 연결되어 있는가. 내가 세상의 문제에 대해 나는 관여한 바 없노라 다 남 탓이노라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세상에 덜 피해를 준다면 좋겠다. 오늘도 플라스틱 통에 담긴 화장품을 사고야 말았지만 내일은 덜 사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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