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 3. 수세미와 주방세제
천연수세미와 설거지비누(워싱바)
제로웨이스트를 시도할 때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이 천연수세미와 설거지비누(워싱바)이다. 제로웨이스트, 친환경 생활을 시도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역시 ‘불편함’과 ‘가격’, ‘접근성’이다. 일회용품,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하면, 당장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다 관리도 쉽지 않다. 그리고 아직 친환경 시장이 크지 않아서, 유기농, 친환경은 먹는 것부터 쓰는 것까지 가격이 더 높기 마련이다. 그리고 은근히 ‘플라스틱 대체할 만한 게 뭐뭐 있다는데 사볼까?’하면 파는 데도 찾기 어렵다. 온라인 상점도 영세하거나, 물건이 많지 않거나, 심지어 펀딩으로 구매하는 상품인 경우도 있다. 특히 오프라인 상점은 대부분 서울에 있다.
그러나 천연수세미와 설거지비누는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고, 쓰는 것도 편하고, 파는 곳도 많아서 접근하기가 좋다. 그래서 제로웨이스트/친환경을 실천할 때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다.
일반 플라스틱 수세미를 쓰다 보면 늘 수세미에서 작은 조각들이 떨어져 나오는데, 그게 개수대로 흘러 들어가는 걸 보면 ‘이게 바로 미세 플라스틱이구나’ 싶다. 천연수세미는 그렇게 조각이 떨어져 나와도 천연이니 안심이 된다. 천연수세미는 말 그대로 수세미(식물)를 삶아서 말려 가공해서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크기가 커서 필요한 만큼 잘라서 쓰면 된다. 시중에는 네모 형태로 펴서 가공한 제품도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거품도 잘 나고 부드러워서 그릇에 상처가 날 염려가 없다. 연마제가 들어 있지 않아서 찌꺼기를 박박 닦을 때 쓰기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평소 가벼운 설거지에는 전혀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100% 천연이라 좀 쓰다가 낡으면 싱크대 청소에 쓴 다음 버려도 되니 마음의 부담이 없다.
설거지비누는 포장재 때문에 선택한 제품이다. 액상 세제는 플라스틱/비닐 포장 쓰레기를 만들지만, 설거지비누는 포장이 간단한 종이로만 한 겹 되어 있어서 포장 쓰레기가 덜 나온다. 그리고 다양한 제조업체가 있어서, 이곳저곳의 상품을 써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동구밭에서 샴푸바와 린스바를 사면서 워싱바도 같이 구입했다. 작은 컵에 담아 쓰니 크기도 꼭 맞았다. 거품도 잘 나고 세정력도 좋아서 매우 만족해서 쓰다가, 지금은 ‘알맹상점’에서 구입한 비누를 쓰고 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제품도 이것저것 써보려 한다. 특히 비누는 액상 세제보다 부피가 확 줄어들어서 공간 활용에도 유용하다. 담아 둘 때에는 물이 빠지는 비누 받침보다 그릇을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아래에 물이 고여서 비누가 녹아도 그 물을 액상 세제처럼 쓰면 된다. 그리고 설거지비누는 단단한 편이라 잘 무르지 않기도 하다.
친환경 생활 첫걸음을 천연수세미와 설거지비누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별로 불편함이 없이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