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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휘 Apr 25. 2021

쓰레기 줄이기 6. 뭐가 친환경 캠페인이지?

락앤락과 배달의민족 친환경 캠페인을 보며

플라스틱은 재질이 다양해서, 단일 재질로 잘 분류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나라 분리수거율이 높음에도, 재질별로 잘 분류되지 않았거나 세척이 되어 있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실제 재활용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투명 페트병만 모아서 배출하게끔 하는 것이다.     


요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ESG 경영이 중요한 지표가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환경 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얼마 전 아름다운 가게에 갔는데 락앤락과 배달의민족과 함께 플라스틱 수거 캠페인을 하고 있었다.     


락앤락에서 4월 30일까지 플라스틱 음식 용기를 수거해서 재생섬유를 만드는 곳에 전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락앤락 플레이스엘엘 매장에서도 받고, 아름다운가게에서도 모은다. 락앤락 플레이스엘엘 매장에 가져다 주면 ‘탑글라스’ 라인 구매 시 35% 할인을 해 주고, 아름다운가게에 가져다 줄 경우 락앤락 온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 5천원 적립금을 문자로 보내 준다.


지난 달에 락엔락 플레이스엘엘을 방문해서, 플라스틱 통을 회사에 굴러다니는 것까지 모아 잔뜩 갖다 주고, 거기서 결국 탑글라스 라인의 통을 몇 개 구입하고 말았다.      


그리고 최근 아름다운가게에 갔더니 락앤락과 함께 4월 한 달 동안 락앤락과 함께 플라스틱 통 수거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집에 있는 통을 정리하고 싶어서 가져가서 넣었다.     


또,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5월 8일까지 배달의민족과 함께 일회용 수저를 모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회용 수저를 모아서 무료급식시설 등에 전달하고, 참여자에게는 3천원의 배달의민족 쿠폰을 준다. 그런데 이 캠페인 슬로건이 ‘굿바이 일회용 수저포크’이고, 모으는 상자 겉면에는 “배달의민족과 함께 스몰 플라스틱 줄여요”라고 적혀 있다.      


음, 이런 친환경 캠페인이 정말 친환경적일까?     


나는 락앤락의 이번 캠페인이 꽤나 영민하다고 생각했다. 소비자로 하여금 오래된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면서, 락앤락의 오프라인 또는 온라인 매장을 방문하게 하며, 결국 내열유리로 된 새로운 보관용기를 사게 유도하니 말이다. 내열유리용기는 오래 쓸 수 있지만, 재활용이 안된다. 일반쓰레기이다. 나도 결국 오래오래 쓰겠다면 사고 말았지만......     


그리고 락앤락 캠페인은 플라스틱 재사용이라도 하는데, 배달의민족 캠페인은 플라스틱 줄이기나 재사용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일회용 수저, 포크를 모아서 무료급식시설에 전달하는 게 왜 ‘스몰 플라스틱 줄이기’이지? 그건 그냥 스몰 플라스틱을 우리 집에서 급식소로 옮기는 거 아닌가? 그걸 ‘줄인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집에서만 ‘굿바이’고 급식소에서는 ‘웰컴’인 상황이 아닌가? 결국 스몰 플라스틱을 누가 쓰느냐의 차이일 뿐, 그것은 쓰레기가 된다.  그냥 내 눈 앞에서 치우는 것일 뿐이다.     


친환경에서 어떤 제품을 쓰느냐 또는 어떻게 버리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물건은 안 사고, 물건을 오래 쓰는 것이다. 에코백은 131회를 써야 비닐봉투 한 장을 대신하고, 텀블러는 1천번 이상 써야 종이컵 하나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제일 친환경적인 제품은 명품이라는 말도 있다. 명품은 대를 물려서 오래 오래 쓰게 되니까.      


그린 마케팅보다 중요한 것은 오래 오래 쓰이는 물건을 만드는 것, 그리고 소비자가 오래 쓰는 것이다. 좋은 소식은, 6월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서 일회용 수저는 별도로 요청해야 주게끔 선택 기능을 개편한다고 한다. 그건 정말 스몰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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