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오브 늦잠

2018년 3월 23일 금요일

by 김별


또 10시까지 잠을 잤다.


어제 서울에서 동탄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멀미를 심하게 했다. 집까지 겨우 걸어와 현관문을 열자마자 먹은 것을 다 토하고 기절하듯 잠들었다. 아침에 남편이 간다 어쩐다 한 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다. 눈 뜨니까 10시 6분. 게다가 어제 살짝 체한 상태에서 멀미까지 하는 바람에 두통과 구토감이 자고 일어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몸이 안 좋으니 오늘은 푹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아 몸이 안 좋다고 푹 쉴 수 있구나 이제...'라는 생각에 미쳤다. 그러다가 '이 정도 몸 안 좋다고 하루 종일 쉬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했다. 살짝 죄책감 같은 게 느껴졌다.


아마 회사 계속 다녔으면 아무리 아파도 일어나서 씻고 내 손으로 자유로를 달려서 출근했을 거다. 그러다 회의 중에 뛰쳐나가 토 몇 번 때리고 정말 죽기 직전에 또 내가 운전해서 집에 왔겠지.


그러니까 이 작은 사치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거다. 너무 열심히 사느라 내 몸을 학대해서. 가뜩이나 내 하드웨어는 사양도 안 좋은데.


오늘부터 10시까지 자도, 하루 종일 쉬어도 당당해져야지.

그러려고 퇴사한 거잖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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