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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라 Jan 28. 2019

오늘도 흘러가는 아무 글.

190128

오늘은 뭔가 써야지, 했다. 그리고 분명 아침엔 쓸 게 있었는데. 아니, 아까 필라테스 가기 전까지만 해도 뭔가 있었는데. 오랜만에 한 필라테스가 너무 빡셌나?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생각날 때마다 막 적어두었던 글감 메모를 펼쳐본다.

...확실한 건 아까 쓰려고 마음먹었던 건 이 메모 안에 없다는 거다.

일단 생각의 흐름대로 따라가 보기로 한다. 어차피 이건 아무 글 대잔치니까 괜찮다. 새삼 큰 카테고리를 아무 글 대잔치로 하길 잘했다, 싶다. 뭔가 쓰고 싶을 때 거지 같은 글을 써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 뭔가 '써서 내놓는 것'이 지금 나에겐 중요하다. 언젠가는 이 얘기도 자세히 풀어놓게 될까? 어쨌든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딱 이 정도다. 아무리 개떡 같은 글이라도 써서 내놓는 게 현재의 본인에게는 필요한 일이랍니다.


집중도가 높은 걸까, 뭔가 꽂히면 한동안 계속하고, 어느 정도 성에 차면 적당선을 찾거나 한동안 안 하는 편이다. 노래를 들어도 한 번 꽂히면 주야장천 한 곡 반복을 해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가사를 외울 정도로 듣고, 책을 읽으면 하루에도 몇 권씩 읽어제낀다. 물론 요즘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만.

하나의 행동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간다. 언젠가는 책을 엄청 읽었고(리디셀렉트와 밀리의 서재 1달 무료 프로모션이 큰 몫을 했다.) 언젠가는 온종일 넷플릭스를 봤다. '글쓰기'일 때도 있는데, 얼마 전에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지원하느라 밀린 여행기를 좀 몰아 썼더니 잠시 소강상태가 되어 지난주에는 '아무것도 안 하기'였다. 아, 그 전 주에는 감기에 걸려서 '밥 먹고 약 먹고 자기'의 반복으로 사흘쯤 보냈다.

서서히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라, 일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 일을 할 에너지를 많이 갉아먹을 테니 그전에 글도 좀 쓰고 책도 좀 읽고 그러고 싶은데... 자주 그것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의 마음이 크다. 그럼 아무것도 안 하는 거지, 뭐.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


내일은 '설'을 대비해서 신권 교환을 하러 갈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가면 인당 100만원 한도로 교환해준다고 해서 친구랑 같이 가기로 했다. 이것 또한 내년엔 일을 하면 신권이고 구권이고 신경 쓰고 싶지 않을 테니 올해까지만 할 거다. 아니, 내년에 일을 하면 설에 일할지도 모르지. 그것도 괜찮은데.

어릴 때 세뱃돈으로 빳빳한 신권을 받으면 즐거웠던 생각이 나서 신권을 바꾸러 가는 거다. 받는 사람들이 쥐꼬리만큼이라도 좀 더 기분이 좋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빳빳한 새 돈을 곱게 봉투에 담아서 가야지.


근황 얘기를 좀 더 해볼까, 싶었는데 뭐든 시작하면 꽤 길어질 듯해서 오늘은 그만 쓰련다. 중간에 끊기면 또 작가의 서랍에서 잠자는 글이 되고 만다. 사실 서랍에서 자고 있는 아무 글도 제법 있답니다. 왠지 오늘은 꼭 발행을 하고 싶으므로 여기까지만.

읽어주는 사람 모두 새해 복을 많이 받길 바라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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