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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Oct 07. 2020

5개월 차 아기의 성장

부쩍 컸다

아기들의 또 다른 한 달간의 기록을 써내려 간다. 5개월 차 아기들의 성장 기록!


쌍둥이 서로를 바라보다.


 4개월부터 서로의 소리에 반응하더니 이젠 서로를 바라본다. 가만히 바라본다.

놀이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고, 소리 내면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라보기도 하고, 옆에 같이 눕혀 놓으면 상대방의 손이나 발을 만지작 거리기도 한다.

 손과 발을 만지는 건 우연히 옆에 잡혀서 만지는 것이겠지만, 나에게는 그 장면도 둥이가 서로 친해지는 모습인 것만 같다.


사실 아직은 한 명이 크게 울면 그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 함께 울 때가 많지만 언젠가 마주 보며 깔깔 웃고 있을 그날이 상상된다.

소중이들

침을 더 자주 흘린다.


 4개월 후반부터 침을 흘리기 시작한 아기들. 5개월에 접어들면서부터 침을 더 많이 흘리기 시작했다. 특히 이현이가 더 자주 흘려 턱받이는 이현이가 주로 했으며 이준이는 침 흘리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손수건으로 닦아 주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60일이 넘어가면서 점차 침 흘리는 양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턱받이는 필수품이 아닌 선택사항이 된 것.


무엇이든 빤다.


 주먹을 빨던 아기들이 손가락을 빨기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손가락을 아주 깊숙이 넣어 '쫍쫍' 소리가 나도록 빨고 있다.

 이때 먹었던 우유를 게워내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왜 토를 했는지 알지 못했다가 손가락을 빨고 나서 이런 모습이 관찰되자 우유 게워냄의 원인이 손가락 빨기임을 알게 되었다.


 손가락을 많이 빨 때, 이전처럼 치발기를 해주었으며 예전보다 수월하게 치발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전에는 손목에 끼우는 치발기를 해주었는데 지금은 직접 손으로 잡고 사용해야 하는 치발기를 주로 해주고 있다. 손목에 굳이 끼우지 않아도 치발기를 손에 꼭 쥐고 위, 아래, 옆 등을 빨며 빨기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 아기들.


 손, 치발기뿐 아니라 아기들의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은 입으로 들어간다. 입이 최고의 탐색 도구!


뭐든지 입으로


앉혀주세요. 안아주세요


 4개월 때부터도 나타났던 아기들의 성장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이것. 눕히기보다는' 앉혀달라', 그리고 '안아달라' 그러나 이 욕구의 표현은 한층 더 거세졌다.

울음뿐 아니라 몸을 휘젓거나 팔을 파닥파닥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안아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한 번은 이준이를 눕혔었는데 울음을 보여 범보 의자에 앉힌 적이 있다.

 그러나 의자에 앉혀진 이준이는 바로 뒤로 벌러덩 누움과 동시에 팔, 다리를 쭉 펴고 크게 울기 시작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공기 주입식 범보 의자는 의자에서 이준이 이탈 직전의 장면을 연출시켰다.

더 튼튼한 범보 의자를 샀어야 했나.


이준이를 안아주자 울음은 바로 멈추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안아달라는 거였구나’


공갈젖꼭지를 잡는다.


 공갈젖꼭지를 스스로 잡고 빼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공갈젖꼭지를 쥐어주면 바로 입으로 까지 가져간다.

 공갈젖꼭지의 방향이 틀릴 때가 많지만 입에 쏙 넣기도 하고 넣었다가 뺐다가를 반복하기도 한다. 아기를 재울 때 필요한 하나의 도구인 공갈젖꼭지를 아기가 스스로 잡고 넣고 빼다니.


 처음 이 장면을 보았을 땐 여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기의 성장에 대한 놀라움과 작고 앙증맞은 손으로 공갈젖꼭지를 잡고 있는 귀여움에 말이다.


다리에 힘을 준다.


 온몸에 힘을 주던 모습과 다르게 유독 다리에 힘을 많이 주는 것 같다. 욕조에 앉히려고 하면 다리를 쭉 아래로 뻗음과 동시에 힘을 주어 앉지 않으려는 듯한 행동을 보이고, 아기를 안아 세우면 다리를 꼿꼿이 펴서 마치 스스로 서 있는 것처럼 지탱하려 한다.

 걸으려면 아직 멀었겠지만 걷기를 위한 준비를 아기들의 다리는 천천히 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힘을 주면서.


자기 배를 힘차게 친다.


 양팔을 버둥거리더니 배를 툭툭 치는 아기. 일명 배치기.

배를 치는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는데, 이 행동을 할 때마다 아기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아마도 기분이 좋을 때의 표현 중 하나로 배를 힘껏 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끔 이현이가 우유를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치기를 하면 '퉁퉁'하는 소리가 함께 들리는데, 아기가 만들어내는 이 배치기 소리는 나와 남편에게 웃음을 전파할 수밖에 없다.


뒤집기를 하다.


 이현이가 뒤집기에 성공했다. 뒤집기를 처음 발견한 건 밤잠을 자던 도중! 끙끙 대는 소리에 이현이를 보니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닌가. 자던 중에 뒤집기를 한 것이다.

 첫 뒤집기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지 못해 아쉬웠는데, 뒤집기 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던 건 첫 뒤집기 이후로도 며칠이 지난 뒤이다.

 내가 보지 못한 사이에 바로 누워있다가도 엎드려서 놀고 있는 것을 몇 번 목격. 그러나 그 과정을 보는 것은 번번이 실패


"왜 보지 않을 때만 뒤집기를 하는 거야?"


자리를 이동하기 전에 카메라 동영상을 켜놓았다. 혹시나 이현이의 뒤집기 장면이 찍히지는 않을까 하고.

그리고 그날 이현이의 뒤집기 장면을 영상을 통해 처음 볼 수 있었다. 실제가 아닌 영상 속 모습이지만 처음이기에 너무 감격스러웠다. 누워있다가 몸을 옆으로 돌더니 순식간에 엎드리던 장면. 아직도 생생하다.


 이준이는 아직 뒤집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현이가 보이던 뒤집기 전의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옆으로 몸을 트는 행동!


낯가림이 시작되었다.


 170일 전후로 낯선 사람을 보자 눈물을 보이기 시작한 아기들.

처음 낯가림의 모습을 나타낸  둥이들이 아빠(할아버지)  날이다. 생후 164일째! 집에서 함께 평일 육아를 하던 엄마를 데리러  아빠.  김에 아기들을 보려 했는데, 아기들이 낯을 가린 !

그 단계는 이러하다.


할아버지가 다가와 이름을 부르며 안으려 하자 할아버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입술을 삐죽삐죽

울먹울먹

울음을 빵 하고 터트리는 것으로 마무리.


할아버지를 보았는데 낯선 얼굴에 눈물이 났던 모양이다. 낯선 얼굴임을 알았다는 건 사람을 구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이젠 자기에게 익숙한 사람을 안다는 것인데, 이 사실에 나는 또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많이 컸네 아기들"


 그리고 아기들의 낯가림은 묘한 기분 좋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외할아버지에게 울며 가지 않던 아기들이 남편을 보자 웃음을 보였는데 이 날 남편이 말했다. 아기들이 자신을 알아보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이다.


"엄마, 아빠를 알아보고 좋아해 주는 거지? 힘이 나는구나!"


분유 정체기와 분유량의 증가


 이준이는 분유를 먹는 양이 줄어들었다. 대략 2달이 넘도록 말이다. 그나마 90ml로 줄었던 분유량이 평균 120ml로 증가한 건 다행이지만 이현이가 210ml를 먹는 것에 비하면 적은 양이다.


수유 텀을 늘려보기도 하고, 분유를 바꿔보기도 했으나 이준이의 분유량은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이전보다 살이 빠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숨겨졌던 목이 조금씩 보이고, 전체적으로 몸에 붙은 살들이 빠져 '통통'이란 단어가 이젠 어울리지 않는다. 신생아 때의 또렸했던 이목구비가 보다 도드라져 보여 예쁜 외모가 꽃피고 있는 것은 좋지만 살이 빠지는 건 왜인지 모르게 너무 아쉽다.


반면 이현이는 대체적으로 분유를 잘 먹고 먹는 양도 일정하거나 점점 증가하고 있다. 몸무게도 당연 증가!

이준이를 안는 것에 비해 이현이를 안는 것은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통통함을 유지하면서 귀여움은 두배로 겸비하고 있는 이현이! 쌍둥이이지만 너무 다른 행보이다.

먹는양도 달라

놀이를 즐긴다.


 아기체육관에 눕히면 이전보다 신나게 발을 굴러 건반의 소리를 내고 고리도 여기저기 잘 잡는다. 그리고 새롭게 들여놓은 쏘서.

 처음 쏘서에 태운 것은 생후 153일째. 이때는 쏘서에 달린 놀잇감들이 아기의 팔에 닿지 않아 쏘써가 아기를 앉혀 놓을 수 있는 큰 의자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5개월 후반을 지나가면서부터 아기들은 몸을 앞으로 기울여 쏘서에 달린 여러 장난감들을 만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빨거나 우연히 버튼을 눌러 소리도 내고 있다.

쏘서에 탄 이준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는 것 같다.


 사실 이는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다.

"이준아", "이현아"하고 아기 이름을 부르면 아기는 나를 바라보는데, 소리가 들려서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것 이외에도 눈을 크게 떠 바라보는 것이 ‘나 여기 있어요'라고 자신의 이름에 반응하는 것 같다.




 어제 부로 생후 6개월 차가 된 아기들. 5개월 차 성장 기록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 막 6개월이 된 아기들에게 앞으로도 잘 성장해 나가자는 응원의 메시지와 5개월 한 달 동안 아프지 않고 잘 커주어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매번 이 기록을 남길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남기는 말이지만.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하는 아기들!

한 달 한 달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감사해.

얼마나 더 자라서, 더 놀라운 모습으로 감동을 전해줄지 엄마와 아빠는 매우 설레어.


한 달의 성장을 감사하며 또 한 달의 성장을 도울게!

사랑해 이준아, 이현아

잘 커주고 있어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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