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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Nov 11. 2020

6개월 차 아기의 성장

너무 많은 성장

쌍둥이 서로에게 반응하다.


 이준이와 이현이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은 건 이준이가 소리를 질렀는데 그 높은 음의 소리에 이현이가 깔깔거린 것. 이 날 이후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가만히 바라보다 웃기도 하고 둘이 함께 웃기도 하는 시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길지는 않지만 말이다.  


한 명이 하고 있는 놀잇감이나 놀이기구를 가만히 바라보며 자신도 하고 싶다는 무언의 욕구를 표현하기도 하고, 둘이 가까이 있으면 상대방의 손이나 발을 우연히 잡기도 한다.


왼쪽 이준, 오른쪽 이현

키가 크고 무거워졌다.

 

 생후 206일째, 6개월 접종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고 아기들의 키와 몸무게를 측정했다.

이준이는 65.8cm에 8.5kg, 이현이는 66cm에 9.6kg! 태어났을 때 키와 몸무게를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성장했다.


 수치로도 알 수 있지만 안으면 충분히, 눈으로도 충분히, 아기들의 성장은 가늠할 수 있다.

이전에는 안으면 내 상체보다 작았는데 지금은 아기의 다리가 상체를 넘어서 내려온다. 안으면 아기에게서 포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몸도 잘 가누니 꼭 힘주어 안아줄 수도 있고 이럴 때 너무 좋다.


 세상에 태어나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아기는 꾸준히 성장해 왔겠지만, 6개월 차 아기들은 "많이 컸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눕지 않으려 한다.


 재미있는 장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준이를 역류방지 쿠션 위에 눕혔더니 팔로 지지 한 체 상체에 힘을 주고 눕지 않는 것이 아닌가.

 이는 쿠션 위에서 뿐 만이 아니었다. 매트 위에 눕혀도 바로 눕지 않고 머리를 들고 있었다. 이내 머리가 땅에 닿긴 하지만.


아기들이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조금씩 가누게 되고 힘도 세지면서 이런 행동도 가능한 것 같다.

쿠션에 눕지 않고 팔로 버티는 이준


입술을 푸~한다.


 이현이가 입술을 푸~하면서 귀여운 행동을 보이더니 며칠 뒤 이준이도 푸~

입술을 푸~할 때는 표정이 함께 찡그려지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간혹 침이 많이 튀기도 하고 침이 주르륵 흘리기도 하지만 아기들의 침은 너무 사랑스럽다. 침 냄새도 좋다.

푸~


감정표현이 보다 확실해졌다.

 

  아기가 성장할수록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놀이할 때 기분이 좋으면 소리를 지르고, 깔깔거리며 웃는다.

아기의 배에 입을 대고 푸~해주면 좋아하며 웃는다.

원하는 놀잇감이나 놀이기구를 가만히 바라본다.

놀이기구 안에서 으~으~하며 힘을 주는 소리로 꺼내 달라는 요구를 표현한다.

우유를 먹다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으면 젖병을 손으로 반복해서 탁탁 친다.

앉아서 놀고 싶은데 눕히면 칭얼거린다.

하고 싶은 것을 바라본다.

한 번은 이준이가 쏘서를 타고 있었는데 이현이가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지 않은가. 이현이가 쏘서를 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이준이와 바꿔 태워주었더니 그때 보였던 환한 이현이 미소! 이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생겨가고 있다니. 세상에!


음악 들으며 기분 좋은 이현

이유식을 먹는다.


 보통은 5개월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는데, 우리 아기들은 6개월에 시작했다. 한 달 일찍 태어나 교정일 기준으로 5개월이 아닌 6개월에 시작한 것.


생후 185일 초기 1단계 이유식을 시작했다. 초기 1단계는 오전 중 한번 이유식을 먹는데 100퍼센트 미음이다. 아주 묽다.

 쌀미음이 아기들 이유식의 처음이었고 처음은 역시나 기록을 했다. 동영상으로!


분유량이 많은 이현이는 당연히 잘 먹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준이는 잘 먹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나 첫 이유식은 나의 예상을 빗나갔다. 이준이가 잘 먹었고 이현이는 눈물을 보였다.


 하루에 한 번씩 이유식을 먹기 시작한 아기들은 이제 이유식 하는 것을 아는 것 같고, 꽤 잘 먹어주고 있다.

보통 수저를 입에 대주거나 아기가 우연히 입을 벌렸을 때 이유식을 쏙 하고 넣어주었는데, 생후 202일째, 이유식을 시작한 지 17일째에 이현이가 입을 벌려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다.

 수저를 입 근처로 가져가니 입을 '아'하고 벌린 것. 신기했다. 아기의 행동이.


이유식이 아닌 간식을 먹은 건 사과 퓌레가 처음. 그리고 아기들은 표정과 몸으로 사과의 맛을 표현했다. 표정은 찡긋, 몸은 부르르! 정말 만화에 나올 법 한 장면.


아기들이 6개월인 지금 아직 간식은 사과 퓌레가 처음이었고 마지막이 되었지만, 7개월부터는 다양한 과일들과 간식 종류들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첫 이유식 먹는 날

앉을 수 있다.


 6개월 차 아기들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앉혀줘야 앉을 수 있다.


앉을 수 있기에 앉아서 놀 수 있고, 눕기보다 앉아 있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아기들의 발달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현이는 앉혔을 때 수그러지던 허리가 점점 세워졌고, 초반에는 10분 정도 앉을 수 있다가 생후 206일째 정도에는 30분도 앉아 있을 수 있었다. 같은 시기 이준이는 길면 1분 정도 앉았고.

6개월 초반과 후반 이현

이준이가 이현이에 비해 앉아 있는 시간을 짧았지만 안고 싶어 하는 욕구는 같아 이준이를 무릎에 앉혀 주거나, 뒤에서 잡아주고 있어야 했다.

앉을 수 있어요

손에 쥔 것을 흔든다.


 자연스럽게 흔드는 느낌보다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세게 아래로 치는 느낌의 흔들기를 선보이는 아기들.

 처음 아기가 손에 쥐고 있던 딸랑이를 흔들었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제 흔들 수도 있어?"

무언갈 처음 혼자 잡았을 때의 놀라움이 이젠 그 무언갈 조작할 때 터져 나왔다.

"와"


7개월에 가까워지면서 흔드는 것은 점점 자연스러워졌다.


손에 힘을 주고 목표물을 잡아당긴다.


 과일들이 꽂혀 있는 나무 모양 교구에서 과일을 잡아 뺄 수 있다. 처음에는 어려워해서 살짝만 잡아도 뺄 수 있게 과일들을 껴주었고, 아기는 잡고 빼는 것을 반복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은 처음보다 수월하게 과일 모형을 잡고 빼낸다.

교구 놀이 중
과일따는 이현
과일따는 이준


한 손에 쥔 것을 다른 손으로 옮겨 잡을 수 있다.


 한 손으로 놀잇감을 잡고 있다가 반대 손으로 옮겨 잡고 그것을 흔들며 놀이한다. 혹 양손에 각각 놀잇감을 잡고 있다가 또 다른 놀잇감을 잡기 위해 한 손의 놀잇감을 놓는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양손의 놀잇감을 모두 놓아버리는 실수를 범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원하는 것을 잡기 위해 팔을 뻗는다.


 손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정교해지고, 잘 잡기 시작하면서 원하는 것을 선택해 잡으려는 시도가 보였다.

바닥에 다른 종류의 놀잇감이 있을 경우, 보다 하고 싶은 것을 향해 팔을 뻗는 것.


이때 최대한 팔을 뻗는 과정에서 허리가 구부러져 앞으로 고꾸라지기도 한다. 특히 이준이가 그렇다. 보다 안정적으로 앉는 이현이는 허리가 아래로 많이 구부러져도 팔을 쭉 뻗어 꽤 많은 놀잇감들을 손에 쥔다.


팔을 쭉 뻗었음에도 손에 놀잇감이 닿지 않으면 손바닥으로 바닥을 퉁퉁 치는 모습을 보인다. 쿠션감이 있는 놀이매트 위에서 놀이하고 있기 때문에 아기가 바닥을 내리 쳤을 때 놀잇감이 살짝 움직여 아기의 손에 닿기도 한다.


바닥 퉁퉁 치기 방법으로 원하는 놀잇감을 손에 쥐는 아기들. 만약 이 방법도 통하지 않으면 마지막 방법은 울음!


정교해진 손의 움직임

잡은 것은 입으로 간다.

 

 손의 정교함이 증가한 만큼 입으로 탐색하는 즐거움도 증가한 것 같다.

입으로 탐색하는 구강기 시기 동안 아기가 잡는 모든 것들은 일차적으로 입으로 갈 것이다. 그 행동은 감소하지 않고 증가하는 시기.


 위험한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입으로 탐색하게 기다려주고 있다.

그림책에 포함된 종이 재질의 구성품을 빠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초반에는 입으로의 탐색을 허용하나 너무 많이 빨아 종이가 벗겨질 정도가 되면 다른 것으로 관심 전환을 시켜준다.


 손에 쥐고 입으로 빨던 것을 그냥 가져가 버리면 짜증이 섞인 듯한 울음이 나오기에 가져갈 것을 대체할 무언가를 바로 손에 쥐어준다.

그럼 아직 아기인 아기는 자신이 빨던 것이 바뀌었음을 알아채지 못한다.

이 방법이 언제까지 통할지 모르겠지만.

입으로 앙


수시로 뒤집는다.


 이현이는 바닥에 눕히자마자 몸을 휙 뒤집어 엎드린 자세로 바닥에서 논다.

이준이는 바닥에 눕혀놓으면 조금 후에 몸을 뒤집는다. 그리고 엎드려 조금 놀다가 낑낑 울며 다시 돌려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현이와 이준이의 뒤집기엔 차이가 있지만 같은 점은 이전보다 잘 뒤집는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야기했다. "언제 이렇게 뒤집기 고수들이 된 거야?"

정말 언제 이렇게 잘 뒤집게 된 것일까.


6개월 중반부터 이현이는 되집기를 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움직임


배밀이를 한다.


 이전부터 엎드린 자세를 자주 해주긴 했지만, 몇 분 후면 이 자세에서 해방시켜 달라는 아기의 울음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6개월 차 아기들은 스스로 뒤집어 엎드리고 꽤 오래 엎드려 논다.

엎드린 상태에서 놀잇감을 만지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밀이를 하게 되었다.


6개월부터도 기어다는 아기들이 있지만 아직 우리 아기들은 기어 다니진 않는다.

기어 다니기 전 단계라고 하는 배밀이는 활발하게 보이고 있고.

 특이한 건 엎드린 상태에서 뒤로 이동해있거나 좌우로 이동하기는 하는데 아직 앞으로의 이동은 없다는 것이다. 이현이는 뒤로 이동을 잘해서 언제는 소파 밑에 다리를 꼭꼭 숨기고 있던 적도 있다.  


잠을 이기려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


 낮잠 전 이현이가 고개를 빠르게 좌우를 흔들었다. 잠들기 직전에 하는 행동이었다. 머리를 흔들 때 살짝 잡아주고 토닥여주니 잠시 후 잠이 들었다. 이후 이준이도 이런 모습을 보였고.


또 언제는 아기들이 잠들기 전 몸에 힘을 주고 으~하는 소리를 냈다. 이 소리가 끝나면 어김없이 잠이 든 아기들.


잠자는 자세가 변했다.


 가끔 아기들이 잠을 자기 전 뒤집기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

 다시 되짚지 못해 얼마 뒤면 낑낑거리거나 울먹이는 아기들인데 그래도 뒤집기는 멈추지 않는다. 아기가 힘들어하면 다시 돌려주기를 몇 번 반복. 그러다 보면 졸려하며 밤잠에 든다.


잠들기 전에도 왔다 갔다 몸 움직임이 많아진 아기들은 자는 자세에도 변화가 생겼다.

정면으로 자다가도 깊이 잠들 쯤이면 몸을 옆으로 돌린다.

그렇게 자다가 새벽 어느 땐가 ‘잉’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땐 아기가 엎드려 있을 때가 많다. 다시 몸을 돌려주면 아기는 다시 잠에 빠져들고.


엎어져서 끙끙거리는데도 계속 엎어지는 아기. 사랑스럽다.


발이 놀잇감이 되기도 한다.


이전에는 아기가 자신의 한 손을 눈앞으로 뻗어 가만히 바라보거나 다른 손으로 뻗은 손을 만지작 거리며 놀았다.

  

 6개월 차 아기는 이젠 손과 함께 발도 놀잇감이 된다. 아기가 누워 다리를 들어 잡을 수 있게 되고, 앉은 자세에서도 발을 잡을 수 있게 되니 자연스레 발을 사용한 놀이가 증가한 것이다.

발을 만지기도 하고 이현이는 가끔 빨기도 한다.

 성인의 신체비율로는 매우 하기 힘든 행동일 텐데 아기의 신체비율은 귀여움 그 자체.

만지작 만지작


귀여운 행동이 증가했다.


양손을 모으고 자기 손을 만지작하는 것,

발을 잡는 것, 누워서 구르는 것,

엎드려 찡찡대 돌려주었더니 다시 뒤집는 것,

원하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고 손을 뻗는 것,

신나게 놀고 나서 숨을 헐떡이는 것,

앉아 있는 뒷 모습,

손을 바닥으로 내리쳐서 원하는 것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

쏘서를 탔을 때 점프하듯 다리를 접었다 폈다 움직이는 것,

처음 본 것을 신기해하며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

엄마의 노력에 웃어주는 것,

유모차에 타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는 것,

응가를 하기 위해 힘을 주는 것,

자다가 중간에 ‘에에’ 하며 깨어나는 것,

토닥여주면 다시 잠드는 것

놀잇감이나 매트의 라벨을 만지작 하는 것 등등 아기의 귀여운 행동은 정말 많고 조금만 생각하면 또 쓰고 싶은 행동이 생겨난다.

귀여움 가득



쓰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1년의 반인 6개월. 아기들이 6개월이라는 시간을 세상 밖에서 성장했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수 있는지, 그 시간이 아기에게는 얼마나 큰 성장을 가져왔는지 놀랍고 놀랍다.


 엄마가 되기 전의 나. 그때의 나는 6개월 이란 시간을 되돌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연말쯤 되어서야 한 해가 빨리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하며 아쉬워했을 뿐.

그러나 엄마가 된 나는 아기들의 한 달을 기록하고 6개월이 지나가는 지금은 1년의 반이란 시간에 의미를 가득 담고 있다. 이 시기는 눈부시게 큰 성장의 시간이었음을.


기록을 마무리하면서 느낀다.

6개월 차 아기는 정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그래서 신기하고 그래서 놀칠까 아쉽고 그래서 더 많이 기록해야 겠다고 말이다.


아마도 7개월 차 아기들의 성장 기록은 더 길어지지 않을까.

사랑하는 아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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