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생후 214일째 아기들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7개월이 되었고, 또 한 달의 기록을 틈틈이 기록했다. 7개월의 그 눈부신 성장의 놀라움은 앞세우고 커가는 아쉬움은 뒤로 꽁꽁 숨긴 체.
쌍둥이 소통하다.
서로 마주 보고 웃었던 첫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는데, 7개월 차 쌍둥이들은 마주 보며 웃는 것을 넘어 소통한다. 아기들만의 소리를 주고받으면서 대화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의 행동을 보다가 웃기도 한다. 서로가 가지고 있던 놀잇감을 빼앗고 빼앗기기도 하고.
보다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다.
이현이는 6개월 때부터도 허리를 잘 세우고 앉을 수 있었지만 이준이는 허리가 많이 구부러졌다. 그러던 이준이가 허리를 점점 잘 세우더니 고개도 떨구지 않고 앉기 시작했다.
물론 7개월 초반에는 앉은 자세에서 위를 쳐다본다던가 좌우 어떤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하면 중심을 잃고 쿵 하고 넘어졌지만 말이다. 8개월에 다다른 지금은 고개를 좌우로 자유롭게 돌려도 앉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으며, 엉덩이를 살짝 들어 상체를 최대한 기울인 뒤 팔을 뻗어 원하는 놀잇감을 잡고 다시 엉덩이를 땅에 붙여 앉을 수도 있다.
이현이는 앉은 상태에서 뒤를 바라보는 와중에 중심을 잃지도 않는다.
그러나 완벽한 앉기가 가능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보다 안정적이라고 쓰고 싶을 뿐. '잘 앉아서 놀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잠시 뒤돌아서면 '쿵'하는 소리와 함께 벌러덩 넘어져 있는 경우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하고싶은 것이 눈에 띄어 순간적으로 상체를 급하게 돌리면'쿵', 졸리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빈번하게 '쿵'
이현이와 이준이가 서로 같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예쁘다. 누워만 있던 아기들이 앉아 있으니. 신기함은 당연지사고.
신체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기들이 앉아서 잘 놀다가도 순간 균형을 잃어 흔들릴 때가 있다. 어느 날은 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준이가 팔을 좌우로 펼치더니 팔을 파닥파닥 몇 번 하고는 중심을 잘 잡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넘어지는 날도 있지만 말이다.
앞에 있는 놀잇감을 잡으려고 팔을 쭉 뻗을 때 상체가 구부러져 거의 땅까지 닿기도 하는데, 그 와중에 넘어지지 않고 놀잇감 잡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아기들의 균형감각에 놀라기도 한다.
앉은 자세에서 스스로 엎드리는 것을 시도한다.
생후 228일째. 이날은 7개월 중반에 막 들어선 무렵이다. 이현이의 새로운 다리 자세가 포착된 날.
앉은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뒤로 뺀 자세.
초반에는 이 자세를 유지만 했던 이현이가 언젠가부터 한쪽 다리만 뒤로 뺀 뒤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앞으로 넘어지는 듯 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쿵 하며 넘어져 깜짝 놀랐었는데 다행히 얼굴은 땅에 닿지 않고 엎드린 자세를 취했다.
이는 앉아서 놀다가 엎드려 놀기 위해 찾아낸 이현이의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넘어짐이 엎드림의 출발이었지만 이젠 엎드리는 방법을 완전히 터득한 이현이. 한쪽 다리를 뒤로 빼고 상체에 무게 중심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넘어가면 나머지 다리도 뒤로 쓰윽 빼내 자연스럽게 엎드려 놀고 있으니 말이다.
이준이가 엎드리는 방법은 상체를 아예 구부려 땅에 닿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앉아서 놀다가 점점 기울어져 앞으로 넘어졌는데, 바로 양팔을 쭉 펴 엎드린 자세를 취한 이준이. 땅에 닿은 상체를 살짝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기 하고 앞에 보이는 놀잇감을 치며 놀기 시작했다. 한 번은 앉은 자세에 상체를 구부려 자기 발을 빨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는데 이때도 엎드린 자세를 하게 되었다.
이러한 행동들을 반복한 이준이는 상체를 수그려 무게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한 뒤 자연스럽게 넘어지고 있다. 넘어지면서 팔은 앞으로 두 다리는 뒤로 쭉 펴고. 이렇게 되면 이준이는 앉은 자세에서 엎드린 자세로 변화.
배밀이가 활발해지면서 엎드려 이동한다.
엎드리는 시간이 보다 많아진 아기들. 배밀이를 통해 여기저기 이동한다. 이현이는 뒤로 가기 선수. 좌우로 그리고 뒤로 매우 잘 움직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현이가 앞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뒤집기와 되짚기 좌우로 배밀이를 여러 번 하면서 앞으로 이동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기하다. 앞으로 배밀이를 하지 않는데 앞으로 이동해 있다.
이준이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발을 밀어 앞으로 배밀이를 하려는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조금은 이동한다. 하지만 이현이와 마찬가지로 좌우, 뒤로, 빙글 한 바퀴 돌기도 하며 배밀이하는 것이 보다 좋은 것 같다.
엎드려 상체를 들면서 무릎을 굽힌다.
우리 아기들의 엎드린 자세라고 하면 배가 바닥에 붙어있는 엎드린 자세인데, 이현이가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들고 무릎을 굽히기 시작했다. 무릎을 바닥에 댄 엎드린 자세. 일반적으로 아기들이 기어 다닌다고 할 때의 그 자세 말이다. 이현인 이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보단 상체를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움직인다.
11월 17일. 이현이가 무릎을 굽힌 엎드린 자세에서 한번 앞으로 이동했다. 한 칸 정도라고 말할 만큼 작은 움직임이었고 우연이란 이름을 쓴 행동이겠지만 곧 잘 기어 다니는 이현이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앞으로 기기 위한 자세가 나타난다.
배밀이와 상체를 들고 무릎을 굽히는 자세도 앞으로 기기 위한 준비 자세일 것이다. 이 자세와 함께 등장한 자세 한 가지.
일명 우리는 '패러글라이딩 자세'라고 부른다. 배는 땅에 붙어있고 양팔과 다리를 위로 파닥파닥 드는 자세가 마치 패러글라이딩 하는 것과 유사했기 때문. 이현이는 이 자세를 6개월 후반에 아주 드물게 하다가 7개월엔 활발히 했다. 이준이는 7개월 후반부터!
패러글라이딩 자세가 너무 귀여워 남편이 이 자세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엎드려 있는 이현이 옆에서 "이현아 패러글라이딩!!" 하며 자세를 취했는데, 이를 몇 번 반복하자 이현이도 따라 행동을 취했다. 두 남자가 패러글라이딩 자세를 하고 있는 모습! 육아의 재미와 행복을 다시금 느끼게 해 주었다.
젖병을 잡고 분유를 먹는다.
젖병을 잡고 분유를 먹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정말 한번, 혹 두 번의 에피소드였을 뿐.
그러나 7개월 차 아기 이현이는 젖병을 잡고 스스로 분유를 잘 먹고 있다. 젖병에 가득! 많은 양의 분유가 들어있어도 잡고 먹는다. 이 정도는 무겁지 않은 시기가 된 것 일까.
간혹 젖병을 떨어뜨릴 때도 있지만 정말 간혹이다.
양손으로 야무지게 젖병을 잡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한 손으로 잡고 먹기도 한다.
입에 젖병을 대었다가 뺐다가도 자유자재.
잡은 것을 맞부딪혀 소리를 낸다.
한 손에 놀잇감을 잡고 나머지 손으로 잡은 놀잇감을 반복적으로 치는 아기들. 흔들거나 잡고 당기는 것 외에 또 다른 놀이 방법을 발견한 것 같다. 이 행동도 익숙해진 후에는 양손에 각각 놀잇감을 잡고 이 놀잇감들을 부딪히며 소리 내기 시작했다.
손바닥을 마주친다.
생후 220일째. 7개월 초반! 이현이가 한 손은 주먹을 쥐고 반대 손은 펴서 양손을 마주쳤다. 펼친 손바닥은 고정, 주먹 쥔 손으로 편 손바닥을 치는 것이 아닌가. 마치 펼친 손바닥이 놀잇감인 것처럼 말이다.
이현이가 양손을 마주칠 때마다 '짝짜꿍 짝짜꿍'하며 같이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현아 짝짜꿍 짝짜꿍" 하고 말하면 이현이는 손바닥을 마주쳤다. 환하게 웃으면서.
하나의 장기가 생긴 것일까.
7개월 후반에는 주먹을 쥐고 있던 손도 펼쳐 양손을 다 움직여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무렵 이준이는 한 손은 고정, 반대 손은 고정된 손을 치는 단계가 시작되었다. 이현이가 처음 손바닥을 마주친 단계 말이다.
손가락을 보다 잘 사용한다.
소근육이 발달해 딸랑이 등 놀잇감을 흔들기 시작한 건 6개월부터. 그리고 소근육이 보다 정교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바로 지금 7개월이다.
팔을 뻗어 원하는 놀잇감을 잡으면, 그 놀잇감을 자유자재로 만지며 놀이한다. 손바닥 전체를 사용해 잡기도 하고 손가락 몇 개만 사용하기도 한다.
6개월때는 보드북을 잡는 정도였다면 7개월차 아기들은 보드북의 한 페이지를 조금씩 넘기기 시작했다.
특히 블록을 쌓아주었을 때 맨 위에 있는 블록만 잡아 가져 가는 모습을 보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6개월 때까지만 해도 쌓아놓은 블록은 손 전체로 쳐서 무너뜨리기 일수였는데.
6개월 때도 보였던 행동이지만, 오른손으로 잡던 놀잇감을 왼손으로 바꿔 잡고 놀고, 다른 놀잇감을 잡기 위해 놀잇감을 놓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보다 자연스럽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유연한 움직임은 분명 아니다. 버벅거림? 약간의 둔탁함? 어떤 표현이 적합할까. 아기들의 움직임은 아직 부드럽지 않은 귀여운 움직임이다.
엄마 또는 엄마와 비슷한 발음 소리를 낸다.
'엄마'라고 소리 낸 건 아기들이 백일을 넘긴 시점쯤. 이현이가 울 때 '엄-마'하고 소리 냈고 처음 듣는 '엄-마'에 신기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7개월에 들어서자 이준이도 '엄마'하기 시작했다.
이현이의 '엄마'는 울 때 내는 소리, 이준이의 '엄마'는 울 때와 평상시 옹알이의 일부 소리.
내가 '엄마'라는 호칭을 가지고 있으며 나를 부를 때 '엄마'라고 불러야 함을 알고 '엄마'라고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자주 내는 '엄마'소리에 나는 정말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엄마로서의 책임감도 더 느껴지고 말이다.
이준이는 놀이하다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하면 '엄마'하기도 하고, 맛있게 바나나를 먹다가도 '엄마 마마, 마마마, 음마'라고 귀여운 입술을 움직인다. 여러 가지 상황에서 '엄마' 또는 그 비슷한 소리를 내는 아기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시도해보려는 움직임이 증가했다.
팔을 뻗어 무언갈 잡으려 한다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을 때 등 아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할 때 울기전, 행동으로 시도한다.
잡히지 않는 놀잇감을 향해 팔을 뻗고, 팔이 닿지 않으면 가슴이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보다 수그린다. 그래도 되지 않으면 엉덩이도 살짝씩 든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하는 놀잇감을 손에 잡는데 그렇지 않으면 소리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는 아기들.
11월 18일 오전 7시 10분 이준이를 매트 위에 앉혀주었다. 이준이는 한 손은 주먹을 꼭 쥐고 나머지 한 손으로 놀잇감을 쥔 체 바닥에 치며 논다. 그러던 중 점점 기울어져 앞으로 넘어졌는데, 바로 양팔을 쭉 펴 엎드린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끙끙 대며 다른 움직임을 시도. 땅에 상체를 대었다가 다시 들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앞에 보이는 놀잇감을 치며 놀이를 하기도 한다. 힘이 들면 '끙끙, 으으, 에에' 등 소리를 내고.
아기가 열중하면서도 '끙끙' 애쓰는 모습이 펼쳐지면 그 모습에 대견함을 느끼면서도 바로 아기를 안아 편안할 것 같은 자세로 바꿔줄 때가 있다. 그러나 혼자 탐색하고 시도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함을 알기에 조금은 지켜봐 주려고 한다. 바로 도와주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