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이름을 부르면 정확히 반응한다.
"이준아~"
"이현아~"
하고 아기의 이름을 부르면 아기들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 바라본다.
놀이하던 중에도 이름을 부르면 바로 내 얼굴을 쳐다보거나 씩 웃어 보이며 반응하는 아기들.
감정이 세분화되었다.
이전에는 싫은 감정과 좋은 감정 두 가지 만을 명확히 표현하던 아기들. 이젠, 보다 많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가만히 응시하며 하고 싶음을 표현하고, 기구에서 내리고 싶으면 울먹인다. 아기의 웃음을 보기 위해 아기가 좋아하는 행동(높은 소리 내주기, 놀잇감 흔들어주기 등)을 해도 성인의 노력에 무조건적 웃음이 아닌 선택적 웃음을 보인다. 지금은 웃고 싶지 않다는 아기의 마음인 듯.
놀잇감을 뺏기면 양팔로 배를 쿵쿵 치며 "으~"하고 화를 내고, 심심함을 느껴 놀아달라고 찡찡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준이를 안고 놀아주면 이현이는 이를 가만히 쳐다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가끔은 한 명을 안고 높이 들어주거나 비행기를 태워주면 혼자 놀던 아기가 “이잉”하기도 한다.
자신도 안아달라는 표현 인지, 놀아달라는 표현인지 명확히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새로운 감정들이 피어나고 커져가는 아기들.
감정의 발달과 함께 나타난 다양한 표현들은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아기를 잘 달래주어야 하는 성인의 기술이 보다 늘어난 것 같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진다.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선호하는 것이 분명해졌다.
에피소드를 들면,
이준이에게 '숲' 사운드북을 주었다. 이현이에게는 '농장' 사운드북. 이준이는 '농장'사운드북이 하고 싶었던지 이현이의 사운드북을 가져간다. 이후 '바다' 사운드북을 이현이에게 주니 그 모습은 지켜보기만 하고 가져가지 않았다.
또 한 번은 이현이가 칭얼거려 다른 놀이를 해주기 위해 쏘서에 태운적이 있다. 이전 같으면 성인이 해준 대로 쏘서를 탔을 텐데, 7개월 차 아기는 "에에"하는 울음 섞인 소리를 냈다. 쏘서에 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현이의 표현에 다른 놀이를 찾아보았고 졸리 점퍼를 태우니 환한 웃음을 보인 이현이.
책을 너무 많이 빨아 종이가 들어갈까 싶어 다른 놀잇감을 손에 쥐어주었다. 이때도 물론 예전과는 다른 반응. 성인이 생각해서 준 놀잇감을 아무렇지 않게 잡고 놀던 아기는 자기가 원하는 놀잇감이 아님을 알고 칭얼거림을 시작했다. 조금씩.
안아달라고 팔을 벌리고 소리 내거나 바라보기도 한다. 이전보다 길어졌지만 아직은 짧은 팔을 벌리고 바둥대는 모습은 그야말로 사랑.
아기들 사이에 갈등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갈등, 다툼, 싸움이라는 표현이 이 시기 아기들에게 맞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놀이 중에 한 명 혹은 둘 모두의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발생하니 갈등 상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이준이와 이현이가 서로 한 가지 놀잇감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경우 갈등이 발생한다.
이현이가 마라카스를 잡고 있는데 이준이가 그 마라카스를 잡고 싶어 한다. 색깔만 다른 같은 종류의 마라카스를 이준이에게 주어도 이준이의 눈은 이현이가 잡고 있는 마라카스를 향하고 있다.
가까이 앉아 놀다가 우연히 이준이 손에 이현이 마라카스가 닿았고 이준이는 이현이의 마라카스를 잡아 가져 간다. 분명 이 시기 아기는 손에 잡혔기에 잡은 것뿐. 대외적으로는 이준이가 이현이의 놀잇감을 뺏게 되었고 이현이는 놀잇감을 뺏겼다.
이현이는 "으~~"하며 양팔로 배를 치는 것으로 자신이 화가 났음을 표현했고.
한 번은 이현이가 이준이의 옷깃을 잡아당겨 이준이가 뒤로 '쿵' 넘어간 적이 이 있다.
손을 뻗어 잡히는 모든 것이 놀잇감이 되고 놀이가 되는 시기이기에, 이현이가 이준이를 밀고자 한 행동은 아니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이준이에게 여러 번 놀잇감을 뺏기고 나서 이런 행동이 목격되니 우리는 이현이가 화가 내 이준이를 민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는 에피소드를 가지게 된 것이다.
첫니가 났다.
8개월에 접어들기 이틀 전. 생후 242일째 첫니가 난 이준이. 빠르면 4개월부터도 이가 난다는데, 우리 아기들은 늦게 나오는 편에 속한다.
또 이가 올라오기 전에 나타난다는 이앓이. 돌이켜보면 이준이는 크게 이앓이를 하진 않았다. 다만 밤잠 중 여러 번 소리치는 울먹임을 보였고, 그 울음은 바로 안거나 공갈젖꼭지를 물려주면 사라졌다. 금세
아래에서 올라온 첫니 한 개.
밤에 목욕을 시키던 도중 발견한 것인데, 이제 막 올라오는 작고 하얀 이는 너무너무 귀여웠다. 그러나 이를 발견했을 때 내 첫 감정은 '아쉬움'이 첫 먼저였다.
‘이가 없는 일명 잇몸 미소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우리 아기가 이가 날 정도로 컸다니'하는 생각이 동반된 아쉬움.
그러나 이준이의 첫니가 담긴 영상을 본 남편은 바로 답했다. "너무 귀여워"라고
그 말 한마디에 감성적인 엄마인 나는 이준이의 첫니가 귀여웠고, 첫니가 난 이준이를 축하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심한 이앓이는 아니었지만 이가 올라올 때까지 이준이 나름대로의 아픔을 견뎠을 테고, 첫니가 날 정도로 잘 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준아 첫니 난 거 너무너무 축하해" 이준이를 안고 몇 번을 말해주었다.
떼가 늘어났다.
이준이의 첫니를 발견한 바로 그날 이현이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작은 일에도 "에에"하며 표정을 찡그리고, 팔을 양옆으로 벌려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배 치기 등을 통해 화를 내고 떼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일이라고 한다면 ‘아기가 매트 밖으로 벗어나 매트 위로 다시 올려주는 일’, ‘기저귀를 갈기 위해 놀던 아기를 데리고 와 눕히는 일’, ‘양말을 신기거나 옷을 갈아 입히는 일’ 등이다. 일상적인 일인데, 점점 이런 행동을 하고자 하면 떼를 부리는 이현이.
이현이에겐 작은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것 또는 놀이를 방해받는 것이라 그 불편함을 떼 부림으로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직은 떼의 시작. 작은 떼 부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빈도에 비해 강도가 약하고 지속시간은 짧으니까.
팬티형 기저귀로 바꾸다.
뒤집기와 되짚기를 하는 등 몸의 움직임 커지자 기존에 사용하던 밴드형 기저귀로는 기저귀를 채우기 힘들어졌다. 가만히 누워있지 않고 몸을 휙 옆으로 돌리거나 뒤집어 버리기 일쑤니 말이다.
미리 사둔 밴드형 기저귀를 다 쓰고 나서 바로 팬티형 기저귀를 샀으며, 그나마 수월하게 기저귀를 입히게 되었다.
7개월이라는 시간 또한 이전과 마찬가지로 한 순간에,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아기의 성장 또한 눈부셨고.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되돌아보니 처음이 많았던 한 달이다.
처음 보인 자세와 움직임, 처음 나타난 쌍둥이의 다툼, 첫니 등 말이다.
아기들의 처음을 기록할 수 있어 감사하고 기록 해 두어 뿌듯하다.
그렇기에 오늘도 아기들의 작은 행동들을 기록하고 소중한 브런치 공간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