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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Jun 09. 2021

생후 10개월 아기와의 놀이 1

역할 놀잇감의 등장

주방놀이를 들이다.


 아직 아기들이 상상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인지가 발달하지 않았기에, 스밀란스키가 말한 사회극 놀이(역할놀이)의 6가지 준거 중 그 어떤 것도 지금 시기 아기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상상놀이를 하기 위한 대표적인 역할 놀잇감들은 준비해주고자 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역할 소품으로 놀이하며 성역할 고정관념이 자리하지 않길 바랬기 때문이다. 특히 아들을 둔 부모의 경우 주방놀이는 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주방놀이를 즐겨해 온 남자아이들은 역할놀이를 더 잘할뿐더러 '주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라는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 역할의 다양함을 인정한다.

 실제 일 하며 만난 남자아이들 중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고루 놀이하고, 특히 역할놀이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부모님은 아이와 집안일을 나누어하거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역할놀이를 즐기는 분들이셨다.

주방놀이
놀이 방법


주방놀이 선택하기

 주방놀이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싱크대, 냉장고등이 포함된 부피가 큰 주방놀이 부터 싱크대의 윗부분만 있어 간단히 요리, 설거지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주방놀이까지 말이다.


 그러나 주방놀이를 구입하지 않고도 놀이는 가능하다. 컵, 그릇 등 소품만 있어도 되고 집안에서 사용하지 않는 도구를 준비해 줄 수도 있다. 때문에 반드시 주방놀이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개인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나는 아기들이 '부엌'이란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시기였기에 이와 비슷한 놀이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부터 유아기까지 오랜 시간 이 놀잇감을 사용하고자 실제 주방의 축소판 같은 부피가 큰 주방놀이를 선택했다. 몇 날 며칠을 알아보았고, 고민했던 결과이다.


주방놀이 탐색하기 (문 열어보기, 버튼 눌러 소리 듣기 등)

 이 시기 아기들에게 주방놀이를 제공해주었다고 해서 요리하기, 설거지하기와 같은 실제 역할놀이를 기대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 내가 싱크대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사실은 빠르다.

 생후 10개월 주방놀이의 핵심은 '주방놀이 탐색'이다. 탐색을 시작으로 해 점차 상상놀이를 하게 되고 훗날 성에 따라 놀이를 구분하지 않는 아이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주방놀이를 탐색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은 탐색의 시간을 제공해주고,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가 하는 행동에 따라 상호작용해주며, 하고자 하는 것에 도움을 더해주면 된다.


아기가 싱크대 아래 장, 냉장고 문고리를 잡는다. 아기가 문을 열 수 있도록 함께 손을 잡고 열어준다.

아기가 버튼 주변에 손을 가져간다. 버튼을 누를 수 있게 도와주고 싱크대에서 나는 소리를 함께 들어본다.


주방놀이 싱크대 잡고 서기

 아기들이 한참 잡고 설 때이다. 그 시기와 싱크대의 등장이 맞물려 싱크대는 아기들이 잡고 서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주방 놀잇감이 아닌 잡고 서는 무언가로 사용된 싱크대.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큰 주방놀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날 주방놀이는 아기들의 대근육 활동을 돕는 놀잇감으로 변신.


냉장고 문 까꿍 놀이하기

 내가 구입한 주방놀이의 냉장고는 거울 필름이 붙어 있어 아기들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

때문에 아기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면 "까꿍 이현이가 나왔네"하고 까꿍놀이를 했으며, 냉장고 문을 열고 닫으며 "까꿍"놀이를 해보기도 했다.

주방놀이 탐색

헝겊 음식모형으로 놀이하기


 실물로 놀이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시기. 그러나 실물로 놀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이와 유사한 놀잇감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 음식모형. 음식모형은 헝겊, 원목, 플라스틱이 가장 대표적인 재질이며 지금 시기에는 헝겊이 가장 좋다.

그 이유는 무엇이든 입에 넣고 빨며 탐색하는 구강기의 아기들이기 때문이다. 헝겊은 쉽게 세탁이 가능하기에 위생적이고, 가지고 놀다 떨어뜨려도 다치지 않아 안전하다.

헝겊 음식모형

 헝겊 음식모형 중에서도 과일이나 야채류를 준비해준다.

실제 음식모형에는 밥, 빵, 스파게티, 햄버거,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정말 많지만,  아기가 접해본 음식을 놀잇감으로 준비해주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과일이나 야채는 이유식과 간식을 통해 먹어 본 경험이 있으니 아기들에게 가장 친근한 음식모형이다.


놀이 방법


음식 주제 그림책과 함께 보여주며 활용하기

 새로 준비한 놀잇감이 있을 때, 이를 흥미 있게 소개하는 방법은 참 많다. 자연스럽게 아기가 볼 수 있는 곳에 두어 자유로운 탐색을 시도할 수 도 있고, 어떤 놀이를 할 때 연계하여 소개하는 방법도 있다.

나는 과일이 나오는 그림책을 볼 때, 과일 모형을 함께 제시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음식모형을 자연스럽게 소개했다.


그림책을 보여주다가 바나나가 등장했다.

"여기 바나나가 있네"

"노란색이구나"

"길쭉길쭉해"

바나나의 특징을 이야기하고 모형을 보여준다.

"짠 여기도 바나나가 있어"

"한번 만져볼까" 하며 아기 손에 대준다.

그림책 활용

까꿍 주머니에서 음식 잡아당기기(상자에서 음식 빼기)

 잡아당기는 놀이에 음식모형을 더해보았다.

아기들이 끈 달린 공을 잡아당기는 놀이를 즐겨했기에 끈 달린 공을 음식모형으로 바꿔본 것이다.


주머니 안에 음식모형을 넣는다.


주머니 밖으로 음식 모형의 일부를 보이게 한다. 보이는 모형의 색이나 모양을 이야기해준다.

"어? 이건 뭐지?"

"주황색인데 뭘까?"


아기가 음식모형을 자연스럽게 만져 보고 잡아 뺄 수 있도록 해본다.

"이준이가 잡았네"

"뭐가 들어있는 걸까?"
"한번 빼볼까? 하나 둘 셋! 나와라!"


 아기가 잡은 모형을 잡아 빼면, 아기의 행동을 이야기해줌과 동시에 꺼낸 음식모형에 대해서도 상호작용한다.

"이현이가 포도를 뺐구나"

"송이송이 알갱이들이 모인 포도가 나왔네"

"보라색깔이구나"

음식모형 뽑기

 아직 잡고 빼는 힘이 부족하면 아기가 당기기를 시도할 때, 주머니를 잡고 있는 성인이 이를 당겨주어 마치 아기가 음식모형을 뺀 것처럼 도와줄 수 있다.


같은 색깔 과일, 야채 분류해 보여주기

 같은 색의 과일(야채)을 모아 색깔 이름을 말해준다.

"여기 있는 과일은 다 같은 색이네?"

"빨간~빨간 빨간색"


음식 모형으로 먹는 흉내 내기

 음식 모형의 이름을 말해준다.

음식 모형을 먹는 흉내를 내며 놀이한다. 이때 그 음식을 먹는 방법을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좋다.

"보라색 포도! 먹어 볼까"

"톡 한 개 따서 냠냠"

"바나나다~ 껍질을 벗겨서 냠냠"


링 끼우기 링으로 놀이하기


 링 끼우기 교구를 준비한다. 이 교구의 제공 시기는 다 다르겠지만 링을 고리에 끼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링과 고리를 분리해 따로 놀이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교구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10개월 혹은 그 이전에도 활용할 수 있는 교구이다.


놀이 방법


링 굴리기

 일반적으로 고리에 끼우는 링은 원형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링을 굴릴 수 있고, 굴리면서 원에 대한 특성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


"데구르르르 링이 굴러가네"

"동그란 링이 잘 굴러가는구나"

동그라미 모양 링

고리 링 안경(망원경) 놀이

 링 두 개를 눈에 각각 대고 안경처럼 만들어 놀이해본다. (처음에는 링 한 개 이후에 두 개)

아기들의 눈에 링을 대주기 전에 놀이를 해주는 사람 눈에 링을 대고 아기들을 보며, 아기가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기들 눈에 먼저 대줄 경우 아기는 시야 앞에 갑자기 다가온 무언가에 놀라, 놀이에 재미를 느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짠 엄마가 안경 썼네"

"이준이가 보인다! 이현이도 보인다!"

구멍안으로 까꿍


손목, 발목 고리 링 놀이

 링은 크기 별로 다양한데 그중 크기가 큰 링은 아기의 손목과 발목에 끼워줄 수 있다.

손목 링, 발목 링이 되는 것이다. 링을 끼워주면서 신체 부분 명칭을 함께 말해주는 것이 좋다.


"이준이 발목에 쏙!", "링이 들어갔네!"

링을 끼운 상태에서 링을 돌려줄 수도 있다.

"빙글빙글 링이 돌아간다"

손목링

모자 링 인사 놀이

 아기들은 어떠한 행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즉각적인 반응에 즐거움을 느끼며 까르르 웃을 때가 있다. 가령 모자 링 놀이가 그렇다. 링을 내 머리 위에 올리고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고개를 숙인다.

이 행동은 머리 위에 있던 링을 바닥으로 떨어지게 하는데, 링의 떨어짐을 본 아기들은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 "까르르"


손인형 놀이


 인형이 말하는 듯 소리 내며 놀이해주거나, 그림책을 읽을 때 인형을 잘 활용하곤 한다.

그러던 중 아기들이 인형을 잡고 마치 내가 하듯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흔드는 행동을 보였다. 이제 이다음 단계의 인형이 나설 차례이다. 일반적인 인형으로 놀이를 하니 이젠 조금 특이한 인형으로 놀이해주며 아기에게 즐거움을 전해주고자 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의 인형은 내가 손을 넣어 움직이면 마치 말하듯 입이 움직이는 손인형.


놀이 방법


 손인형에도 종류가 많다. 직접 손을 넣고 인형의 입을 움직일 수 있는 인형, 인형의 양손 부분에 손가락을 끼워 손을 움직일 수 있는 인형, 손인형에 녹음 기능이 더해진 인형 등.

어떤 인형을 준비하든 그 인형의 특성에 맞춰 놀이해주면 된다.


손인형 흔들면서 인사 놀이하기, 손인형과 손바닥 마주쳐보기, 인형 입에 음식 넣어주기, 인형 움직이며 노래 불러주기, 인형 안아주기, 인형 숨기고 찾아보기 등.


볼풀장에서 놀이하기


 나는 볼풀장에 공을 가득 넣어 준비해주기 전 볼풀공 몇 개만 가지고 놀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가 생후 4개월 경.

그 후 아기들이 놀잇감을 잘 잡고 놀이하기 시작한 생후 6개월 정도쯤  볼풀장 안에 공을 넣어 볼풀공 놀이를 해보았다. 그리고 아기가 기어서 스스로 볼풀장 안을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된 생후 9개월에 놀이공간 한쪽에 볼풀장을 마련해 두었다.

생후 10개월 아기들은 볼풀장 안에서 보다 활발히 놀이한다.


놀이 방법


공 잡고 부딪히며 놀이하기

 볼풀장 안의 아기들은 양손에 각각 공을 잡고 부딪히며 놀 때가 많다. 이때 아기들의 움직임을 따라 함께 해주면서 박자에 맞춰 노래를 불러주거나 속도, 세기 등을 다양하게 해 공을 부딪혀 보여줄 수 있다.


바구니에 공 담아보기

 10개월 전부터 어떤 공간 안에 무언가를 넣고 빼는 놀이를 즐겨했다. 그렇기에 볼풀장 안에서 놀이하면서도 이 놀이는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특히 바구니 안에 담을 공들이 가득하니 아기들은 더 집중하며 공 넣기를 한다.


볼풀장 더하기 대형 스카프

 볼풀장은 하나의 공간이다. 벽처럼 사면이 높게 막히지 않았을 뿐 아기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

여기에 얇은 이불이나 대형 스카프를 씌우면 정말 '공간'이 된다. 높지는 않아도 다른 곳과 분리된 진짜 공간.


아기들이 텐트처럼 새로운 공간에서의 놀이를 즐겨하기에 볼풀장에 대형 스카프를 더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었고 이를 통해 재미있는 놀이도 연결해해 볼 수 있었다.


 아기들이 볼풀장 안에서 놀이할 때 위에 대형 스카프를 덮어준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은 양 팔을 들어 천장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 이것이 힘들다면 볼풀장 밖으로 의자 네 개(오른쪽 2개, 왼쪽 2개)를 배치하고 의자에 스카프 끝을 묶어줄 수도 있다. 마치 천막처럼 말이다.


볼풀장 위로 스카프를 덮은 다음 바로 스카프를 빼면서 까꿍놀이를 해 볼 수 있다.

특히 대형 스카프로 해주는 까꿍 놀이는 시원한 바람을 동반해 아기들이 보다 좋아한다.

볼풀공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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