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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May 17. 2021

생후 9개월 아기와의 놀이 2

책으로 놀자

그림책 속 실물 보여주기


그림책을 이전보다 잘 보는 아기들. 스스로 책장을 넘겨보고 읽어주는 내 목소리에 귀를 가만히 기울인다.

그리고 아기들은 그림만 나와있는 그림책 보다 조금이라도 손으로 만지면 반응이 나타나는 그림책에 보다 집중한다. 행동에 따른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니, 그러한 그림책을 반복해 보고 싶어 하고 재미있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때문에 구멍이 뚫려 손가락을 넣어 움직여볼 수 있는 손놀이 그림책, 접어보고 펼쳐볼 수 있는 조작 그림책, 소리가 나는 사운드북, 촉감을 느껴 볼 수 있는 그림책 등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러나 모든 그림책들이 아기들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줄 순 없다. 보드북이지만 그림과 글로만 구성된 그림책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성장할 아기가 가장 많이 접하게 될 책이 글과 그림이 있는 책들이기 때문에.


그렇기에 일반 그림책도 읽어주었고, 아기의 흥미를 이끌기 위해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물들의 진짜 모습인 실물을 활용했다.


놀이 방법


그림책을 보여주기 전, 어떤 것을 보여주면 좋을지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건, 과일, 야채, 모양, 색깔, 동물 등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들 중에 아기에게 보여주면 흥미를 끌만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는 색깔 그림책을 보여줄 때 색깔 스카프나 색깔 촉감 공을 함께 보여줄 때가 많았고, 동물이 주제인 그림책에서는 동물 인형을 활용했다.

뭐든지 노랑이라고 말하는 그림책 주인공 아기곰과 곰인형

실물을 보여주기 위한 그림책으로는 과일 주제의 그림책을 선택했고, 그림책에 등장하는 귤을 준비했다.


그림책을 보여주면서 준비한 실물이 나올 때 그 실물을 그림 위에 올려준다.

"짠 여기 진짜 귤이 있네"

"귤이다 귤"


준비한 실물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귤을 만져보기도 하고 굴려보기도 하고 냄새도 맡아보며 충분히 탐색을 한다. 만약 그림책을 다 읽지 못한 상황에서 아기가 실물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그 실물을 탐색하는 놀이를 계속해도 괜찮다.


이 시기 아기들에게 굳이 그림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줄 필요는 없다. 한 페이지 만으로도, 겉표지만으로도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아기는 자신의 흥미를 따라한 놀이에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그림책 속 귤

그림책 겉표지엔 누가 있을까?


 아기가 그림책에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그림책 겉표지에 흥미로운 장치를 해놓는 것이다.

다 사용하고 남은 물티슈 캡을 떼어 그림책 겉표지에 붙여주면 아기가 캡 뚜껑을 열었을 때 숨겨졌던 그림책 표지의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그림책의 어떤 부분에 캡을 붙일 것인가는 엄마의 선택.

예를 들어 표지에 코끼리와 자동차가 있다. 둘 중 하나를 숨겨야 한다면 더 많이 상호작용해줄 수 있는 것 혹은 아기가 보다 흥미를 갖는 그림 위에 붙여 놓으면 좋다.


놀이 방법


물티슈 캡을 붙인 그림책을 비치해 둔다.

아기가 관심을 가지고 캡을 만지작하면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어? 이게 뭐지?"

아기가 스스로 캡을 열 수 있다면 스스로 열 때 아기의 행동을 격려해준다.

"이준이가 스스로 해보는 거야?"

"어? 조금씩 열리네?"


아직 캡 열기를 어려워하면 뚜껑을 완전히 닫아두지 말고 아기가 조금의 움직임으로도 열어볼 수 있게 한다.


아기가 캡 속에 숨겨진 그림을 발견하면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그림책을 읽어준다.

물티슈 캡 활용


오감을 자극하는 그림책 보기


 그림책을 함께 보여주면 아기들은 다양한 그림들과 색을 눈으로 보며 시각적 자극을 받을 수 있고, 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청각적 자극 또한 받을 수 있다.

자극은 곧 아기들의 발달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다양한 측면에서의 놀이 자극은 아기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림책을 통해 가장 많이 자극받는 시각과 청각. 그렇다면 후각, 미각, 촉각은 그림책을 통해 발달시킬 수 없는 것일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다섯 가지 오감은 아기들이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법이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감놀이를 해주려고 하는 것도 오감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일 터.


 그림책을 보면서도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 오감을 활용해 그림책을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매번 오감을 모두 느껴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세 가지 이상의 감각은  자극해 줄 수 있도록 상호작용해주고자 주변의 다른 놀잇감, 교구 등을 활용했다.

또한 후각을 자극할 수 있는 향기 나는 그림책과 촉감을 느껴 볼 수 있는 다양한 재질의 그림책들은 시중에도 많이 나와있어 이러한 그림책들을 준비했다.


여기에 중요한 점 하나. 향기 나는 그림책이라고 해서 아기의 후각에만 초점을 두지 않아도 된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방법과 어떻게 놀이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오감을 적절히 자극해 줄 수 있다.


 미각을 자극할 수 있는 그림책은 사실 그림책의 주제와 관련하여 실재 음식을 맛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음식주제의 그림책을 함께 보고 실물을 보여주면서 맛을 보는 것이 아기들의 미각을 자극시켜줄 수 있는 방법.


놀이 방법


그림책의 주제, 내용에 따라 놀이 방법은 달라지기 때문에 내가 아기들과 함께 보며 놀이했던 그림책을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그림책 <물고기를 잡아요>는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고양이와 강아지의 이야기이다. 고양이는 물고기를 많이 잡고 강아지는 적게 잡는다는 내용이 주이며 이를 통해 '많다', '적다'를 알려주고 한다.


- 시각: 그림책을 보며 바다와, 물고기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 그림책은 크기가 작고 물고기만 나오는데, 바다에 사는 다른 생물들도 보여주고 싶어 바다 주제의 다른 그림책을 연계해 보여주었다.


- 청각: 밝고 차분한 목소리로 그림책을 읽어주며 아기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많다"라는 용어가 말할 때 양 팔을 들어 머리 위로 크게 동그라미를 그리고, "작다"라는 용어를 말할 때 엄지와 검지로 작은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여주었다.


- 촉각: 이 그림책은 일반 보드북으로 특별한 만질 거리는 없었지만, 물고기 모양의 놀잇감을 활용해 만질 수 있는 놀이를 함께 했다. 물고기 모양 놀잇감을 만지고 두드려보며 놀이한 뒤, 부드러운 촉감의 솜 공도 활용했다.

 물고기가 많이 그려진 쪽에 솜 공을 많이 모아 두고, 적게 그려진 쪽에 조금 모아 보여주면서 '많다, 적다'용어를 말해주었고 아기는 솜 공의 부드러운 촉감과 물고기 놀잇감의 딱딱함을 함께 느껴 볼 수 있었다.

놀잇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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