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탐색 놀이의 시작
10개월 후반부터는 다양한 재료들의 탐색 놀이를 시작했다.
다양한 재료라 함은
미술재료, 교구 교재를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 등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재료들의 탐색 놀이를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시기 아기들의 관심은 완성된 제작 교구보다 그곳에 붙어 있는 재료들이다.
아기들은 처음 본 것, 한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것, 자신의 힘으로 변형시킬 수 있는 것(개방형 놀잇감, 개방형 놀이 재료), 규칙이 없는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제작 교구를 제공해주기 전, 제작 교구를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들 먼저 차근차근 탐색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단계가 필요하다.
열심히 자르고, 오리고, 붙여서 완성한 제작 교구를 아기가 입으로 물고 구기고, 부숴버리면 어떨까. 열심히 들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느낌일 것이다. 제작 교구는 아기가 보다 성장한 뒤 시간적 여건에 따라 천천히 준비해줘도 된다.
둘째, 다양한 재료들로 하는 놀이는 답이 없다.
'1+1은 2'정답이 정해진 놀이가 있다. 예를 들어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나온다던가, 정해진 위치에 퍼즐을 맞춰야 하는 것 등.
그러나 '재료'로 하는 놀이는 정답이 없다.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어떤 놀이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놀이 방법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10개월. 나는 아기들과 종이를 재료로 탐색놀이를 시작했다. 어떤 이는 종이를 찢어서 놀이해줄 것이고, 어떤 이는 종이를 입으로 후~불어줄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는 종이를 구겨 공을 만들어 놀이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재료로 하는 놀이는 무한하다. 답이 없다.
셋째, 가성비다!
종이, 비닐, 솜 공 등의 재료. 집에 없을 수도 있지만 있는 것들이 많고 구입해야 하는 재료들은 정말 쉽게 살 수 있다. 그것도 저렴하게. 대부분의 재료들은 만원을 넘지 않는다. 얼마큼 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비용은 저렴하고 구하기도 쉬운데, 아기들이 너무 좋아하는 놀이를 해줄 수 있으니 재료를 탐색하는 놀이는 자주 해줄 수밖에 없다.
아기들과 처음으로 한 재료 탐색 놀이의 첫 번째 주인공은 '종이'
신문지, 전단지, A4용지, 색종이 등 종이류는 너무 많다. 그리고 집안 어디에도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을 보며 종이를 이미 만져보고 접해본 아기들이기에 종이를 첫 번째 놀이 재료로 선택한 건 어쩌면 당연했다.
놀이 방법
모든 놀이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기들이 관심을 보일 때마다 해주었고, 처음에는 두꺼운 종이인 스케치북에서부터 신문지, 색종이까지 얇기와 크기에 따라 점진적인 놀이를 해보았다.
그리고 종이 재질에 따라 다른 재질을 느낄 수 있었기에 아기들의 흥미는 지속되었다. 기본적으로 해보았던 종이를 활용한 놀이 방법을 몇 가지 적어보며, 종이류에 따른 상세한 놀이 방법은 <놀이+책 육아 편>에서 다루고자 한다.
종이 떨어뜨려주기
종이를 제공해줄 때 재미의 요소를 더해주고 싶어 서있는 상태에서 종이를 아래로 떨어뜨려주었다. 아기는 위에서 떨어지는 종이를 쳐다보며 관심 보였고,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잡아 탐색을 시작했다.
종이 찢기
처음 종이를 잡은 아기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잡고만 있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종이로 할 수 있는 놀이행동들을 보여주는 것. "엄마가 종이를 찢어볼게~쭈욱~"이야기하면서 종이를 찢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준이는 나의 행동을 따라 종이를 찢었고, 이현이는 종이 찢기를 어려워했다. 이에 이현이 뒤에서 손을 같이 잡고 종이를 찢어주었다.
종이 구기기, 상자에 종이 담기
찢어진 종이 조각들을 모아 구겼다. 찢지 않은 큰 종이를 구길 수도 있다.
구긴 종이를 펼쳐서 다시 큰 종이를 만들어 보여줄 수도 있다. 아기들은 구겨진 종이를 그 작은 손으로 잡아 보길 좋아했다. 그리고 나는 상자를 제공해 아기들이 잡은 종이를 그 안에 담아 볼 수 있도록 하며 종이 구기기와 상자에 담기 놀이를 반복했다.
종이 소리 들려주기
종이에도 소리가 있다. 찢었을 때 나는 '찌익'소리 말고도 종이를 잡은 상태에서 가운데를 두드려 주는 것이다. 톡톡 손가락으로 쳐볼 수 도 있고, 손바닥으로 문지르듯 해볼 수도 있다. 종이를 말아 서로 부딪혀 볼 수도 있고, 양손으로 종이를 넓게 잡고 안으로 접었다가 펼치는 것을 반복해도 소리를 만들 수 있다(마치 아코디언처럼). 종이 악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종이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준다. 종이 한 장에서 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을 아기들에게 들려주고, 노래도 불러주면 아기들의 내재된 음악적 지능은 자극을 받게 된다.
종이 뿌리기
아기들과 종이를 구기고 찢으며 놀이하고 난 뒤 남은 종이 조각들을 모아 종이 비를 만들어 뿌려줄 수 있다. 아기들이 가장 좋아했던 놀이 중 하나이다.
종이 말아 구멍으로 살펴보기
종이를 말아 눈에 대고 아기를 본다. 아기의 눈 앞에 종이로 만든 망원경을 대준다. 아기는 새롭게 보이는 시야에 즐거움을 느끼며 계속 구멍 속 세상을 보고 싶어 했다.
이불을 넓게 펼쳐 그 위에 아기를 태운 뒤 움직여 주는 이불 썰매놀이. 이 놀이는 아기들이 무서워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처음 시도해 본 뒤 아기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기들도 10개월 후반이 지나가면서 이 놀이를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다.
놀이 방법
이불 까꿍 놀이, 동굴 놀이
이불에 아기들을 태워주기 전 사전 놀이로 이불 까꿍 놀이를 해보았다. 아기들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위에 이불을 덮었다가 빠르게 빼며 "까꿍"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성인이 이불을 덮어주는 동시에 같이 이불속으로 들어가 이불속 동굴 놀이를 해볼 수 있다.
성인이 이불 안에 들어가 앉았을 때 머리 위에 이불이 닿게 되어 아기들에게는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 안에서 간지럽히기, 마사지해주기 등 다양한 놀이를 해주는 것은 자유.
이불 썰매 태워주기
쌍둥이라고 해서 둘을 함께 태워주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이불 썰매를 처음 태워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기가 이불을 잡고 잘 앉아 있으리란 기대를 하는 것은 금물!
아기는 눕히고 성인이 이불을 살짝 들어 끌어주어야 한다. 아기를 앉혔을 경우 아기가 뒤로 벌러덩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천천히 끌어주다가 아기가 재미있어하면 조금 속력을 내볼 수도 있다.
이불 썰매를 끌어주면서 어느 쪽으로 가는지, 무엇이 보이는지 등을 이야기해준다.
"아빠 방으로 가볼까"
"냉장고 옆으로 지나간다~"
아기들이 그림책을 조금씩 더 잘 본다. 그리고 페이퍼북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때에 맞춰 페이퍼북을 넘겨 볼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아직 너무 어린 아기들이고 소근육을 조절해 종이 책을 넘기는 것은 어려운 일. 아기들이 종이를 찢고, 구기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허용해 주어야 한다.
놀이 방법
아기가 페이퍼북에 관심을 가지면, 스스로 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아기가 책 넘기기를 어려워하면 종이를 함께 넘겨주며 도움 준다.
책이 찢어지면 보수용 테이프로 책을 붙이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
"책이 찢어졌네. 다시 붙여줘야겠다"
"잠깐만 엄마가 도와줄게"
그러나 놀이 중간에 책 보수를 하는 것은 융통성이 필요하다. 아기가 계속 책을 보고 싶어 해 중간에 멈출 수 없다면 찢어진 부분은 따로 빼고 나머지 부분은 볼 수 있도록 한다.
자동차의 바퀴, 수레의 바퀴 등 손가락으로 굴리면 돌아가는 것에 관심을 갖는 아기들. 동그라미, 동그란 물건들을 모아 놀이해보기로 했다.
놀이 방법
집에 있는 동그란 물건 등을 모은다. 입체 원기둥, 평면 원, 입체 원 등 다양할수록 좋다.
나는 공, 동그라미 블록, 휴지심, 원기둥 페트병, 솜 공, 죽부인(아기용)을 준비했다.
아기 앞에 다양한 종류의 원들을 둔다.
아기가 자유롭게 만지고 탐색하면 지켜봐 준다.
원기둥 형태의 물건을 굴려준다.
경사로(병풍 접어서, 벽면에 큰 책을 세워서 등)를 만들어 그 위로 동그란 물건들을 굴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