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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Apr 12. 2021

10개월 차 아기의 성장 1

귀여운 짧은 팔, 다리로 열심히 움직이는

놀잇감 다툼의 시작. 서로 다른 아기들의 자세


 이현이는 혼자서도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잘 노는 편. 놀잇감도 먼저 꺼내 가지고 노는데 이런 모습을 발견한 이준이는 이현이를 향해 기어간다. 그리고 이현이의 놀잇감을 빼앗는다. 요즘 가장 빈번하게 보이는 놀잇감 다툼의 시작이다.


 제3자의 입장에서 둘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으면, 이준이는 이현이가 있을 때 보다 활발히 놀고, 이현이가 가는 곳을 따라다니며, 무언가 가지고 놀다가도 이현이가 쥐고 있는 놀잇감을 빼앗는다. 반대로 놀잇감을 뺏기면 크게 소리치거나 울먹인다. 9개월 이준이었다면, 다른 놀잇감을 찾거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혼자 놀이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꽤 오래 앉아서 놀거나, 서있기도 하는 반전의 아기.


 이현이는 혼자 있어도 잘 놀고, 적극적으로 놀잇감을 꺼내 놀며, 이준이가 놀잇감을 빼앗아 가면 울먹이기도 하고 뺏기지 않기 위해 힘을 주기도 한다. 반대로 이준이가 가지고 노는 놀잇감이 가지고 놀고 싶으면, 쥐고 있던 놀잇감을 '휙' 던져 버린 뒤 뺏는데 적극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빠르게 놀잇감을 빼앗는다.


무릎 기기로 빠르게 이동한다.


 배밀이는 사라지고 무릎으로 기어 방안 이곳저곳을 누비는 아기들.

10개월 초반, 중반, 후반이 지나갈수록 그 속도는 빨라졌고 "언제 여기까지 왔지?" 할 정도의 놀라움은 함께 했다.

식탁 아래, 아기 식탁의자 아래, 쏘서 아래 등 좁은 곳도 아기들에겐 그저 하나의 공간이었고 무릎 기기로 가지 못하는 곳은 없는 듯했다.

무릎기기


 위험한 곳에 대한 제약은 설정해 두었지만 그 외의 공간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했으며, 아기들은 빠르게 기어 다니면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즐거움을 한껏 느끼고 있다.

기어가는 아기들

잡고 선 뒤 천천히 무릎을 굽혀 앉는다.


 9개월에는 잡고 섰다가도 앉지 못해 도와달라는 울먹임을 보이거나, 엉덩이를 '쿵'하고 찧는 일이 많았다.


10개월 초반에는 이준이가 쏘서를 잡고 서서 놀다가 스스로 앉지 못해 다리가 옆으로 점점 벌어져 울기도 했다.

그러나 10개월 후반 아기들은 혼자 잡고 선 뒤 스스로 앉을 수 있다. 아주 천천히 다리를 굽혀 바닥에 엉덩이 착지. 무사히 앉았으나 순간 중심을 잃어 뒤로 '벌러덩' 넘어지기도 하면서 스스로 앉는 경험을 한다.

앉으려고 시도하는 아기들

 넘어짐과 다침이라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또 하나의 과업을 성취하고자 하는 아기들이 대견하다.   

스스로 앉는 아기들


잡고 옆으로 이동할 수 있다.


 범퍼 침대 가드처럼 길게 잡을 수 있는 측면이 있으면 이를 잡고 옆으로 이동한다.

양손으로 가드를 꼭 쥔 체, 마치 '게'의 움직임을 연상하듯 움직이는 아기들. '옆으로 옆으로'

잡은 수 있는 수단이 있다고 해도 아기들의 '옆으로 옆으로 걸음'이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발이 꼬이기도 하고 먼저 옆으로 간 다리가 다음 다리의 움직임을 기다리지 못해 넘어지기도 한다.


순간 잡지 않고 설 수 있다.


지지대가 된 무언가를 잡고 섰다가 순간 손을 놓아 아무것도 잡지 않고 서 있을 때가 있다.

물론 정말 몇 초에 불과하지만.

아무것도 잡지 않고 서는 것은 신체의 균형감각뿐 아니라 앞으로 걸아 갈 준비가 되었을 때 가능할 것이다.


걸음마 보조기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이동할 수 있다.


 걸음마 보조기를 밀면서 아주 조금 앞으로 갈 수 있는 아기들. 하지만 아직 두 다리가 보조기에 의해 끌려가는 느낌이고 양 발이 옆으로 벌려져 있을 때도 있다.

또한, 한 두 번 앞으로 가다가 어느새 무릎을 땅에 대고 엉덩이는 세운 체, 무릎으로 보조기를 밀고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직은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어려운 귀여운 10개월 아기들. 물론 빠르면 10개월 전에도 혹은 10개월 쯤해서도 걷는 아기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아기들은 평균보단 늦은 편.


낮은 높이는 올라갈 수 있다.


 다양한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접이식 낮은 책상을 준비해 두었다.

아기들은 서서 책상 윗면을 두드리거나 책상 위에 올려놓은 놀잇감을 가지고 놀았다.

낮은 책상 위에 교구 두고 놀기

그러던 어느 날 이현이가 책상 위에 올라가려는 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쪽 다리를 올리고 상체가 위로 올라가자 바닥에 있던 다리도 올리려 '끙끙'시도.

그리고 이현이는 성공했다. '낮은 책상 정복'인 것이다. 이때 이현이는 생후 317일.


이준이의 정복은 생후 320일째였고, 이제 올라갈 수 있는 높이의 무언가가 있으면 아기들은 올라가려고 시도했다. 가장 만만한 상대는 책상과 침대 매트리스.

낮은 책상 위에 올라간 이현
낮은 책상 위에 올라간 이준

열려 있는 문을 밀어서 열 수 있다.


 무릎 기기로 방 이곳저곳을 누비는 아기들의 속도는 빨라지고 속도에 비례하듯 호기심도 왕성해졌다. 호기심은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아기들의 욕구를 키웠다. 아기들이 새로운 공간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바로 '문'. 아기들의 안전을 위해 방문을 잘 닫아두려 하지만, 가끔 열려있는 방문을 발견하면 아기들은 돌진한다.

그리고 손으로 문을 밀어 그 안으로 빠르게 들어간다.

문이 열려있는 폭이 아주 조금이라도 아기는 힘 있게 문을 밀어낸다. 이젠 방문을 완전히 닫아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끔은 일부러 문을 열어두기도 한다. 아기의 적극적인 탐색과 호기심 해결을 위해.


대근육을 활발히, 자유롭게 움직인다.


아기의 대근육 움직임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다.

10개월 아기가 할 수 있는 대근육 움직임을 나열해 본다면 기기, 잡고 서기, 무릎 꿇고 앉기, 뒹굴기, 엎드렸다가 빠르게 몸 돌려 제자리로 돌아오기, 잡고 서서 무릎 굽혔다 펴기, 엎드려 고개 들기(허리 젖히기), 잡고 서서 옆으로 이동하기, 한쪽 무릎만 굽히기, 누워서 두 다리 들었다 내리기 등이 있다.


특히 밤잠 자기 전 두 아기를 함께 두면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타 넘고, 뒹굴고, 벽을 잡고 서서 벽을 두드리고, 한 명이 기어가면 뒤에서 따라기고, 엉키고 설키며 노는 활발한 아기들의 '대근육 종합 영상'을 말이다.  

엎드려 노는 아기들

신체 조절력이 증가한다.


 대근육 움직임의 활발함은 아기들의 신체 조절력 또한 향상 시키고 있다.

잡고 서서 앉을 때는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무릎을 굽히도록 하고, 유모차에 눕혀 놓으면 등받이가 밑에 내려가 있어도 스스로 허리를 세워 앉는다. 아기가 자신이 원하는 데로 자기 몸을 조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체 기능은 발전하고 있다.

유모차에서 허리를 세우고 앉은 이준


양팔을 위로 들어 얼마간 유지할 수 있다.


 일명 '만세' 자세인 양팔을 위로 드는 자세. 양팔을 위로 번쩍 올리는 아기들의 모습은 여간 귀엽지 않을 수 없다.

누워있을 때 양팔을 드는 경우는 이전부터 자주 봐왔었고, 놀이 중에도 팔을 위로 들 때는 있지만 팔을 들고 유지하는 모습은 최근 들어서야 자주 관찰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양팔을 위로 들면서 "만~세"하고 말해주는 것으로 아기들에게 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젠 말해주거나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스스로 팔을 들 때가 있다.

바로 안아달라는 신호로 양팔을 번쩍, 혹은 한 팔을 번쩍 들며 애처롭고 귀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이럴 때 다가가 안아주면 환하게 웃으며 화답하는 아기들.


10개월 아기들의 소근육 발달


 눈과 손의 협응, 손 전체와 손가락의 움직임 발달 등 아기들의 소근육 발달은 다양한 놀이를 가능하게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도록 돕는다.


아기들의 소근육 발달의 정도를 짐작하게 하는 놀이 행동들은 아래와 같다.

- 놀잇감을 바닥 위에 놓고 손바닥으로 눌러 좌우로 왔다 갔다 움직이며 논다.

- 아기를 안아 세면대에서 얼굴이나 손을 닦일 때, 수도꼭지 손잡이를 내려 물을 끈다. 이는 8개월에 처음 보인 행동이나 점점 더 빨라지고 자주 나타난 행동이다.

- 욕조에 물을 조금 받아 놓고 아기를 앉히면 손바닥으로 물을 반복적으로 치며 논다.(물장구)

- 팝업으로 넘길  있는 그림책을 볼 때 하나하나 팝업들을 다 열어본다.

팝업 열기

- 북 형태의 책에 달려있는 북채를 잡고 다양한 놀잇감들을 두드린다. 자신이 두드리려고 하는 놀잇감의 부분들을 정확히 친다.

- 3센티정도 되는 크기의 놀잇감을 각 양손에 한 개씩 잡고 서로 부딪히며 논다.

- 당기는 놀잇감을 '쭉' 당길 수 있다. 당긴 다음 손을 놓고, 다시 당기고 놓기를 반복하며 논다.

- 사운드북에서 소리 나는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많이 본 사운드 북만 가능)

- 손등을 입에 댔다 떼었다 반복하며 인디언 소리를 내며 논다.

- 작은 놀이용 상자를 잡아 들어 얼굴을 가리고 "아아"하며 소리 낸다.

소근육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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