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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Jul 26. 2021

놀이에서 부모의 역할

환경 구성하기, 지켜보기, 놀이에 참여하기

 놀이를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하고 어려워한다.

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지켜봐 주는 것, 함께 놀이해주는 것, 이것 저것 놀이 제안을 하는 것 등 무엇이 올바른 성인의 역할일까?


많은 놀이 관련 지도서, 논문 등에서는 놀이에서의 교사의 역할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역할이 관찰자, 계획 및 환경 구성자, 참여자, 지도자, 평가자의 역할. 부모의 역할도 이와 유사하다. 하지만 분명 차이는 있다.


 교사는 유아교육(아동학) 전문가로 아이들이 놀이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며,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학급을 이끌어 나간다. 일상생활, 놀이 속에서 때에 따른 적절한 상호작용을 한다. 많은 수의 아이들, 제한된 공간, 정해진 일과 속에서 놀이를 해야 하나 그 안에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펼치고 지원한다.


 부모는 내 자녀와 집이라는 공간(원하면 나갈 수도 있고, 새로운 곳으로 이동이 가능하니 놀이 공간이 보다 넓다)에서 놀이시간의 융통성(아이가 더 놀고 싶어 하면 점심식사 시간을 조금 뒤로 미룰 수 도 있다)을 가지며 놀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놀이에만 몰두하기 힘들다. 가정 살림과 육아를 함께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상황과 배경지식. 그러나 아이는 놀이한다. 유아교육기관에서도, 집에서도.

놀이에서의 역할을 부모가 조금만 알고 있다면, 놀이의 세계에 보다 흠뻑 젖어 들어 놀이하는 내 아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글을 쓴다.


부모에게는 다음의 세 가지 역할을 제안한다.  


환경 구성하기


 아이가 놀 수 있는 놀이환경을 적절히 마련해 준다. 여기서 놀이환경이라 함은 놀잇감, 공간, 시간, 사전 경험 네 가지를 의미한다.


놀잇감

 

 0-1세의 어린 연령의 자녀를 둔 부모일수록 놀잇감을 준비해 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령이 높은 아이의 경우 원하는 놀잇감이나 놀이를 찾아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막 혼자놀이를 시작하고, 놀잇감을 탐색해 나가는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연령 발달에 적합한 놀잇감들이 마련되어 있어야 그것으로 놀이 경험을 시작하게 된다.


 어린 연령의 자녀가 있다면 보다 실제적인 놀잇감이 좋으며, 유아기 자녀를 두고 있다면 비 실제적인 놀잇감을 준비해 다양한 상상 놀이를 촉진해 주는 것이 좋다.

(놀잇감의 종류와 연령별 도움을 줄 수 있는 놀잇감에 대해서는 추후 작성 예정이다.)


공간


 놀이 공간은 집의 크기와 구조,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가 충분히 돌아다니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러할 공간이 부족하다면 바깥놀이, 실내 놀이 시설 이용으로 아이의 대근육 활동을 충분히 격려하는 것이 좋다.


생후~12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다면 기어 다니고,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들을 위해 위험한 시설은 치우고, 안전 고리, 안전문 등을 설치해준다. 두툼한 매트를 깔아 아기가 넘어져도 큰 충격을 받지 않게 배려한다. 아기가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을 놀잇감들을 준비해 비치하되 교구장은 2단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교구장 없이 천 바구니나 상자 안에 놀잇감을 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놀이해도 된다.


12개월 이후~부터 영아기 전반에는 아기가 쉴 수 있는 공간과 놀이 공간을 구분해 주는 것이 좋다. 조금 푹신한 매트, 아기 소파, 천막 등을 준비해 아기가 그곳에서는 언제든 쉴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약 15개월부터는 이 공간이 아기 혼자 그림책을 볼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12개월부터 책상과 그에 맞는 의자를 준비해 한쪽에 마련해두기도 하는데 이는 부모의 선택 사항이다. 나는 접이식 책상을 준비해 어떤 놀이를 하느냐에 따라 혹은 전이의 수단으로 필요 때마다 책상을 꺼내 쓰고 접어두고 있다.


 유아기 시기에는 영역별 놀잇감과 교구들이 다양해진다. 스스로 몸을 조절해 놀이할 수 있는 시기이기에 집안 위험한 것과의 경계가 조금은 허물어지기도 한다.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해져 아이방을 본격적으로 꾸미는 시기이기도 하다. 영아기에 미리 아기방을 꾸며둘 수 있지만 유아기에는 아이의 의견이 반영된 진짜 방 구성이 가능한 것이다.


시간


 하루 대부분 잠을 자던 아기가 깨어 있는 시간이 늘면서 그 시간 동안 놀이를 한다.

그리고 어느덧 놀이 시간은 아기의 일상이 된다. 집에서 생활하면 아기는 언제든 놀 수 있다. 아기의 생활 루틴에 따라 충분히 놀이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만 하면 된다. 놀 시간이 충분해야 놀이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넉넉한 놀이 시간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가 조금 더 놀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면 융통성을 발휘해 놀이 시간을 조절해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놀이에 깊이 몰두해있다면, 바깥놀이 시간을 줄인다거나 간식 시간을 미룬다.


사전 경험


 아이들의 놀이는 사전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간단한 예를 들면, 동물원에 다녀와 본 아이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 관련 다양한 놀이들을 펼친다. 블록으로 동물원 구성하기, 동물 흉내내기, 관심 있는 동물에 대해 알아보기 등. 사전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의 놀이는 보다 정교 해지며, 다양해지기 때문에 아이의 사전 경험을 넓혀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의 시작은 바로 ‘많이 나가는 것’. 산책, 나들이, 여행 등 다양한 곳으로 놀러 가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준다.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며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바깥에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는 동영상, 그림책 등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지켜보기(관찰)


 아이의 놀이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아이를 보면, 꼼지락 거리는 작은 손이 무언가를 만든다, 그림책을 본다, 그림을 그린다, 인형을 토닥인다. 아이의 놀이행동을 관찰하면 선호하는 놀이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부모가 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공간적 도움, 시간적인 도움, 필요한 놀잇감 제공에 대한 도움 등을 말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블록으로 무언가를 만드는데 점점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이 보인다. 이때 부모는 옆에 있는 물건을 치워 공간 마련을 해줄 수 있다.

또한 아이의 놀이에 참여할 것이라면 그 시점은 언제가 좋은지 등 적합한 놀이 참여 시점을 알 수 있는 것도 관찰에서부터 시작한다.


놀이에 참여하기


 교사가 놀이에 참여하는 놀이 개입 유형은 학자마다 다르고, 범위 또한 다양하다. 그러나 부모의 놀이 참여는 ‘근처에서 놀이하기’, ‘함께 놀이하기’ 이 두 가지로 간단히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근처에서 놀이하기’는 말 그대로 아이의 주변에서 같은 종류의 놀잇감으로 놀이를 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어떠한 제안이나 권유 등 상호작용을 하지 않고 아이가 하는 놀이에 부모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현이가 딸랑이를 빠르게 흔들고 있네”, “ 우와 재미있겠다” 라며 아이가 하는 놀이에 대해 감상이나 느낌은 이야기할 수 있지만 놀이를 이끌어 주기 위해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 아이가 혼자놀이를 충분히 잘하고 있다면 ‘지켜보기’나 ‘근처에서 놀이하기’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혹은 집안일 등 개인적인 업무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향과 연령에 따라 다르다는 것.

생후 12개월 전후의 아기 중에도 혼자 잘 노는 아기가 있는가 하면 성인이 옆에 있어야 안정감을 느껴 놀이하는 아기가 있다. 반대로 누군가 있으면 불편을 느끼는 아기도 있다. 때문에 어린 연령의 자녀를 둔 부모일수록 내 아기의 성향에 맞춰 놀이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함께 놀이하기’는 아이의 놀이에 부모가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가 함께 놀자고 제안했을 경우, 아이가 혼자 놀이에 흥미가 떨어져 심심해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등의 상황에서 부모가 함께 놀이해 주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놀이에 참여했을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보다 아이의 놀이 진행을 따라가고 아이의 물음에 답해주면서 상호작용을 해 나간다. 그러나 ‘함께 놀이하기’에서의 부모 역할도 자녀의 연령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15개월 아기가 그릇에 공을 넣고 쏟는 놀이를 반복하며 박수를 친다. 단순놀이이지만 아기는 담고 쏟는 것이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부모는 아기가 박수를 칠때 함께 박수를 쳐주거나, 아기의 행동과 감정을 말로 이야기해준다. “이준이가 공을 쏙 넣었네! 잘했다”, “박~수”

30개월 아이가 그릇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먹는 흉내만 반복하고 있다. 놀이를 어떻게 더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것이다. 이때는 부모가 놀이를 확장시켜줄 수 있다. “여기 시원한 수박 주스 한잔 주실 수 있나요?” 음료수 가게 놀이로 연결해 아이는 주인이 엄마는 손님이 되었다.


(놀이 시 적절한 상호작용과 방법에 대한 글은 추후 작성 예정이다.)


이 세 가지 부모 역할을 생각하며 아이의 놀이를 들여다본다면, 그리고 함께 해준다면, 아이의 놀이는 더 힘을 얻을 것이다. 힘을 얻은 놀이는 지속되고 확장되며 자연스러운 배움으로써의 연결도 이루어진다.


즐거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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